고세진특별기고
에티오피아’시바여왕’발굴현장리포트①
‘시바여왕’이솔로몬왕을찾아4000㎞나달려간까닭
고세진대한성서고고학회회장은3년전부터‘시바여왕’의고향으로유명한에티오피아악숨의옛왕궁터발굴작업을하고있다.그는아침6시에해가뜨자마자서기3세기의악숨왕궁터에나가해가기울어지는오후5시까지땅을파면서금화와은화,하수도,토기등각종유물을캐내고있다.고회장이발굴한희귀은화덕택에독일인들이100년전에가정한이왕궁의설립연대(서기5세기)를서기3세기로앞당길수있었다.그가발굴현장에서생생한느낌이담긴글을보내와나누어싣는다./편집자
진리는무엇인가?종교와교육은물론이고정치와경제도진리를묻고있다.자기가하는말을진리라고하는사람들의모이고흩어짐이어지럽다.다른한쪽에는진리를찾는구도자들이먼길을가고있다.예수는진리에대해서관심을갖지않은동시대의사람들이결국에는남방여왕의심판을받을것이라고설파하였다.그이유는그여인이솔로몬이말하는지혜를들으려고‘땅끝’에서왔기때문이었다고하였다.그여인은‘시바의여왕’이라고알려져있고,머나먼곳에서솔로몬을만나려고예루살렘까지찾아왔었다고한다.지난이십세기동안학자,종교가,여행가,작가들은시바의여왕이남긴흔적을찾기위해서노력을많이하였다.지금도그여인에대한주제는인기를끈다.
이제필자는독자들을그미지의세계로안내하려고한다.이여인에대한기록은신약성경에있는예수의간단한언급과구약성경에있는솔로몬과그여자의짧은대화록이전부이다.그외에는중세기에유대인이야기꾼들과모슬렘작가들이만들어낸이야기들이다.지면관계로후대의그런이야기들을소개하지못하지만,그것들속에는요정이나귀신이나오고실제로믿을만한구석이란없다.시바의여왕이라는말은,‘시바’는어떤지역의이름이며그여인은그곳을통치하는지배자였다는것일뿐이다.그여인의이름이무엇이었는지어떤길을따라서왔는지알려져있지않다.다만그여자와수행원들은이스라엘의남쪽에있는지역(나라)에서낙타떼에물건들을싣고왔었다.연구가들은시바의여왕이솔로몬에게주었던금,유향과몰약따위의향료,보석같은물건들때문에그여자가아라비아반도의오만이나예멘사람이었다고추측한다.반면에,아라비아사람들이서양으로금이나향료를무역하였지만실제로그것들을생산한곳은아프리카의에티오피아와소말리아였다고보는사람들은에티오피아가시바의여왕이발원한곳이라고한다.실제로필자가고고학자료를보면,에티오피아북부에서는고대에금전이동전보다흔했고은전은퍽희귀하였다.
시바의현재땅악숨의일상생활
현재로는시바는에티오피아의북부티그레이주의악숨지역이라고하는설이가장유력하다.독자들을인천에서예루살렘으로그리고아라비아의남단을거쳐서악숨까지모시고가는것이좋겠으나,시간상바로악숨으로안내하기로한다.시바가어딘지찾아나서는것은진리를찾아떠난여인의고향을찾는것이기도하지만,또하나의미스테리인구약성경의법궤를찾는길이기도하다는것을생각하면서….악숨은에티오피아의수도아디스아바바에서북쪽으로960㎞정도되는곳에있다.중심부를제외하고는전기,수도,인터넷,TV,전화따위는없다.시가지에서도전기와물이끊어지는시간이많다.사막과광야를건너향료를나르던낙타들은장작더미를등에지고,주인과손님이흥정하는동안눈을내리깔고옛날을회상하고있다.고대운송수단의총아였던당나귀들은이제부인들의심부름도마다않는다.중국노무자들이와서포장해놓은도로에는자동차대신농부들이소를몰고간다.토기장이들은여전히옛날방식으로토기를만들어시장에내다판다.하루이틀큰토기를만들고힘들게져다팔아번돈이겨우우리돈500원정도밖에안된다.그러니식구들마다신발을신게할수가없다.
- (왼쪽위부터지그재그로)1.장작을파는시장.낙타에실려있는장작을사려고흥정하는사람들과낙타.2.당나귀에짐을지우고길을가는부인들.3.아프리카특유의굽등이있는황소를몰고가는농부들.배경은‘떼프’가노랗게익은가을밭.4.세계적으로멸실되고있는원시적방법으로토기를만들고있는토기장이아낙네.5.아내가만든토기를시장으로지고가는남편.6.토기장이의가족.식구들이맨발로산다.
창문도변소도없는집을돌로짓고그릇들은죄다토기들뿐인삶이다.집앞에나담장에는걸쭉한소똥을쌓아말려연료로사용한다.하루임금2천원가량에신발도신지않고사는그들에게는사철온화한기온이축복이며,해발2,200미터고원지대에항상부는신선한바람은미세먼지에찌든한국인들에게는부러움이아닐수없다.그렇게가난해도삶에만족해웃으며사는그들이이상하게보이는것은필시내가이미행복의의미를잊어버린한국인이기때문이리라.
밤에는기름등잔밑에서여인들이고대로부터이어져온방식으로곱게,정성스레머리를땋는다.결혼할때남편이준금귀걸이들도곱게머리에고쳐단다.쌀을숭배하다시피하는한국인들처럼에티오피아사람들은‘떼프’라는곡식을심어,우리가밥과김치를매일먹듯이,매일‘인제라’라는전을부쳐먹는다.가을이면떼프가노랗게익는들판에서먼나라에서온나그네는길을잃는다.
- (왼쪽위부터지그재그로)1.집앞에쌓아놓고말린소똥무더기.다른집에서는젖은소똥을담에죽걸쳐놓고말린다.집에서필요한연료로쓴다.2.가난해도표정이밝은악숨사람들.토기장이의남편과고고학발굴현장의인부.3.밤에는석유등잔으로방을희미하게밝힌다.4.악숨여인들의독특한머리모양.귀에는결혼할때남편이준금귀걸이들을자랑스럽게달고있다.5.‘떼프’라는곡식으로만든‘인제라’라는전위에‘뜹시’(매운양념으로무친양고기)를얹은요리.그냥손가락으로집어먹는다.에티오피아에서가장즐겨먹는전통음식이다.6.가을에는에티오피아의농촌어디에서나볼수있는황금들판.잘익은떼프가추수꾼의손을기다리고있다.
어느나라든지자기들의기원은미화하기마련인데,이스라엘은이집트에서험한종살이를했다고하니안믿을수없듯이,악숨/에티오피아사람들은자기들의씨가이스라엘에서왔다고하니다른나라들의신화같지않아서믿을수밖에없다.실제로하일레쎌라씨에황제는무쏠리니치하의이탈리아가에티오피아를침공한1936년에이스라엘로망명하여한동안예루살렘에피신한때가있었고,그는에티오피아국가의문양을이스라엘의상징인사자(獅子)로정하였다.
미신에서진실을걸러내기
악숨사람들은악숨이‘시바’라는땅이었음을믿게하려고나그네를‘둥그루’라는유적지로데리고간다.‘시바여왕의궁전’이라는곳을보여준다.그러나그곳은서기8세기에축조된유적임이고고학적으로판명되어있는곳이다.시바의여왕때보다무려1,700년정도시간차가난다.마치근동의이스라엘에가면역사적사실과는상관도없이아무곳에나다비드의유적이라는장소들이있고,아랍나라들에는어디에가나‘무싸’(모셰)의유적지가있어서여행자를혼란스럽게하듯이여기에는시바여왕의유적이라는곳들이많다.악숨에는‘시바여왕의저수지’라는커다란저수지가있으나,마치베들레헴남쪽에있는‘솔로몬의저수지’가솔로몬과상관이없듯이,이것은그저저수지일뿐이다.연구자는,금을찾는사람들이모래에서금을골라내듯이,암석에서금을찾아내듯이,온갖전설과지어낸이야기들과미신들을가려내고역사적진실을찾아내야하는어려움에봉착하게된다.
연구자는어마어마하게큰선인장들이나무처럼서있는신비한거리를걸으며깊은사색에빠지게된다.그리고는시바의여왕의뒤를이었다는왕들의흔적들을찾게된다.수없이많은선돌들이장관을이루고있는‘구딧스틸레필드’라는비석들판에선다.무덤마다비석이있으며,누워있는것들과땅속에있는것들을포함하면500여개의비석들이있다는통계가존재하는이들판을유네스코가세계문화유산으로지정한것은수긍이가지만,시바의여왕과는아무런관련이없다는것을알게된다.또다른무덤의지하계단들은신비롭지만촛불에비추어진빈무덤은주인없는여인숙처럼허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