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재주’로쓰는게아니다
‘유식하고점잖게’써서과시하려는잘못된선입견이글을망친다.
머릿속생각을차분하게정리,쉽고진솔하게’말하듯’써라.
이런글다듬기부탁을해오는사람들이하는공통적으로하는말이있습니다.
그런데도꽤많은사람들이글쓰기가요리나공예같은재주인것처럼여깁니다.하지만
“말은잘하는데글을못쓴다”는것도정확한말이아닙니다.그잘하는말을문자로자연스럽게옮기면좋은글이될수있습니다.그런데도글은무언가말과는달리좀‘유식하고점잖게’써야한다고여기는사람이의외로많습니다.잘못된선입견이글을어떻게망쳤는지를보여주는글한토막을소개합니다.실제로여러해전어느고등학교교지에실렸던학생수필의일부입니다.
사철의구분을명확하게구분하고틀에박힌思考(사고)로써오늘을알고내일을예시할수있다는거룩한生活方式(생활방식)은매년찾아오는春夏秋冬(춘하추동)의뚜렷한시간적공간을규정짓지못하고생활속에자신을스스로잊게될때마다불가항력적인무언가어색한불만을갖곤한다.
여러분어떻습니까.변화하는계절을보며떠오르는생각들을표현한것같기는한데무슨내용인지도무지모르겠습니다.교지편집진이학생수필중에서그래도괜찮게썼다고선정한글인데놀랍습니다.이글은‘우리가왜글을쓰는가’를새삼생각해보게합니다.
또한편의글을봅시다.작년에제가맡은‘학생기자아카데미’를수강한한고교생의글입니다.
학생두발자유화는경기도에서는작년부터시행하고있던것으로,시행중큰사건사고가없었던경기도에서의선(先)시행이이번서울시의결정에큰영향을미치게되었다.
먼저읽어본고등학교교지의글보다는낫습니다만이글역시매우이해하기불편합니다.‘선(先)시행’같은이상한한자어를써서글을더어렵게만들고있습니다.이걸한번고쳐보겠습니다.
학생두발자유화는경기도에서는작년부터시행하고있었지만아직까지큰사고가없었다.이에영향받아서울시도같은결정을하게됐다.
어떻습니까.훨씬이해하기쉽지않습니까.이런글이더좋은글입니다.난해한글을쓴두고등학생들은모두공부도잘하고머리가좋은학생들입니다.그들이능력이모자라서글을못쓴게아닙니다.글이란뭔가점잖고‘유식하게’써야한다는잘못된선입견을가졌기때문에,딱딱하고이해하기어려운문장을쓴것으로보입니다.저는학생기자아카데미를6기에걸쳐진행하면서의외로많은중·고등학교학생들이이런선입견을가진걸보고놀랐습니다.
이제부터여러분이작문과제든리포트든좋은평가를받는글을쓰고싶다면,제일먼저할일은글에대한오해를버리는것입니다.
낭가파르바트봉우리가눈보라에휩싸이는밤에,비행진로를상실한새들은화살이박히듯이만년설속으로박혀서죽는다.눈먼화살이되어눈속에꽂혀서죽은새들의시체는맹렬한비행의몸짓으로얼어붙어있다.…그것들의시체위에서날개달린몸으로태어난그것들의꿈은유선형으로얼어붙어있고,그유선형의주검은죽어서도기어코날아가려는목숨의꿈을단념하지않은채,더날수없는날개를흰눈에묻는다.
인간을압도하는대자연의비밀스럽고신비한풍경하나를간결한문체로또박또박적어내읽는맛이각별합니다.다른글에서좀처럼못만났던‘알맹이’하나를분명히담고있기도합니다.이런글이좋은글입니다.
세상살이에서글쓰기의중요성은점덤더커지고있습니다.학생들앞에닥치는논술,자기소개서의글쓰기는물론이고사회에나와서도‘글잘쓰기’라는과제가많은사람들앞에놓입니다.
다음주부터화·목요일에강의글을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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