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500년을넘나들며타임워프하다
‘북유럽의베네치아’라고불리는스톡홀름(Stockholm)이스웨덴의수도가된것은1523년이다.그때까지만해도스웨덴은덴마크의지배권에있었다.덴마크의왕크리스티안2세를물리친구스타프바사왕이수도를웁살라에서스톡홀름으로옮기면서스톡홀름은스웨덴정치경제문화의중심지가됐고,이후북유럽의중심도시로성장해오고있다.
스톡홀름이’북유럽의베네치아’라고불리는이유는,발트해로이어지는멜라렌호수위에떠있는14개의섬이아름답게이어지며하나의도시를이루고있기때문이다.하나하나의섬들은그자체만으로도환상적인아름다움을뽐내며자연의위대함을보여주지만그14개의개별적인섬들이다리와다리로이어져하나가됐을때스톡홀름은그야말로신이허락한극단의아름다움을보여준다.소위’세계3대미항’이라는호주의시드니,이탈리아의나폴리,그리고브라질의리우데자네이루도스톡홀름다음이라고말하고싶다.
스톡홀름으로들어가는방법은여러가지지만아직까지우리나라에서는직항편이없어국적기는탈경우영국런던이나프랑스파리,독일의프랑크푸르트등비교적가까이에있는다른유럽의도시들을경유한후거기서유럽에서주로운항하는비행기로갈아타야한다.그렇지않고우리나라에서부터외국국적기를탈경우곧바로스톡홀름알란다(Arlanda)국제공항으로가거기서버스를타고시티터미널로가든지,교외선기차를타고중앙역으로가는것이가장좋다.
만약좀더멋지게스톡홀름으로들어가고싶다면핀란드헬싱키에서비행기를내려약16시간정도항해를하는페리여객선인실야라인(SiljaLine)이나바이킹라인(VikingLine)을타는방법이있다.물론이배들은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탈수있다.이럴경우스톡홀름에거의도착했을때무려2만여개의스톡홀름주변섬들사이사이를누비는이른바‘군도투어(ArchipelagoTour)’로스톡홀름여행을시작할수있다.
유럽본토쪽에서스톡홀름으로들어갈경우가장많이이용하는방법중하나는덴마크코펜하겐에서초고속열차X2000을타는것이다.5시간정도걸린다.그러나일반기차를탈경우스웨덴의전원을감상하면서10시간정도걸려천천히스톡홀름중앙역으로갈수있다. 스톡홀름은전체적으로봤을때는작지않은도시고,북유럽주요한도시들중에서는가장크다.하지만주로시민들이거주하는외곽지역을뺀시내중심부만따지면서울보다훨씬작다.기껏해야서울의두서너개구를합친정도랄까?거기다가주요한관광지를중심으로이야기한다면거의걸어서다닐수있을만한곳이다.대개의유럽의도시들이그렇지만. 스톡홀름여행의보석은감라스탄(GamlaStan)이다.스톡홀름은감라스탄을비롯해중앙역부근최대의번화가를이루는세르엘광장(Sergelstorg)일대와박물관섬으로불리는유르고덴섬,그리고왕가의궁전이있는드로트닝홀름(Drottningholm)으로구성돼있다.그중가장중요한것이바로감라스탄이다.만약스톡홀름을짧게여행할수밖에없다면다른곳은지나치더라도감라스탄만돌아본다면스톡홀름여행의70%는한셈이다. 16세기이후스톡홀름의중심지역할을해온감라스탄엔왕궁을비롯해대성당과법원,그리고현재의국회의사당과대광장등이위치해있고,현재도스웨덴의국회의원등의주요한정치인이나사회지도층인사들이거주하는곳이기도하다.16세기부터건립된중세의건물들이고스란히보존돼있는곳이며,좁고구불구불한골목길을다니다보면스톡홀름의주요한역사유적지들을다만나볼수있는그야말로스톡홀름의보석이라고할수있는곳이다. 감라스탄북쪽에있는왕궁은현재스웨덴의국왕인칼구스타프16세가집무하고있는곳이다.이탈리아바로크양식과프랑스로코코양식이조화를이룬이건물은원래바사왕이1523년스톡홀름으로수도를옮긴후르네상스양식으로지었었는데,1697년화재로거의전소한후1754년지금의모습으로건립됐다. 1982년까지는국왕과그가족이거주를하던곳이었는데,이후드로트닝홀름궁전으로 왕궁의내부는화려한스웨덴왕실의권위가그대로드러나는공간이다.일반인에게공개되는국왕알현대기실이나,과거국왕을비롯한왕비와공주왕자들이사용하던침실,그리고왕족과귀족들의파티가이뤄지던공간들.특히왕궁지하에있는12명의역대왕과왕비들의보검,왕관,온갖보석으로치장된의상과장신구들에이르러서는화려함에압도당한다.절정의화려함과사치스러움때문에찬사와거부감이공존하는것이다.사회주의를모토로하는사회민주주의국가에서왜이런반서민적인공간을자랑하고있는것일까하는생각이들면서도,저절로터지는찬사를감출수도없다.왕궁을나서면널찍하게펼쳐진광장에서매일정오에펼쳐지는왕궁근위대의교대식을볼수있다. 구사기지인감라스탄에서도가장오래된건축물은1480년이탈리아바로크양식으로지어진대성당이다.원래가톨릭성당이었지만1517년마르틴루터의종교개혁이후루터교를국교로삼은이후엔루터교성당이됐다.이곳에서는스웨덴왕실의 화려한조각과파이프오르간등으로장식된성당의내부에서특히눈에띄는것은나무로조각이된‘세인트조지와용’이라는조각품이다.스웨덴을괴롭히던용과맞서싸운용감한소년조지의전설을토대로1489년에만들어진것인데,당시스웨덴을억압하던덴마크를상대로독립전쟁을벌인스웨덴을상징한것.이조각품은감라스탄골목골목에있는수많은가게들마다깃발로만들어내걸정도로‘국민영웅설화’가된이야기다. 96m높이의아찔한첨탑을자랑하는독일교회는 대성당이나독일교회와는달리작고소박해보이는핀란드교회뒤뜰은작지만아주편안하고고즈넉한느낌이드는그런곳이었다.가지가많은나무그늘이드리워져더운여름날에도시원함을만들어주고,몇개의 스톡홀름에 감라스탄의가장높은곳,모든골목들이방사형을이루다가모이는곳에대광장이있다.그다지넓은공간은아니지만스톡홀름시민이나여행자모두에게가장사랑받는곳이다.이곳을둘러싼한쪽엔매혹적이고아름다운노천 광장한켠에조금은고풍스러우면서도공포스러운느낌까지주는우물이하나있다.척봐도오래돼보이는이우물은일명‘해골의샘’.1520년스웨덴을지배하던덴마크왕크리스티안2세는자신에게협조하지않는스톡홀름귀족90명의목을쳐서죽였다.그리고그머리들을한곳에모아묻었는데,바로’해골의샘’이그자리다.이날죽은귀족중에는바사왕의아버지도있었는데,이사건은스웨덴민중들을분노를샀고,결국수많은스웨덴농민과귀족들이구스타프바사왕의지휘아래덴마크에게저항,결국1523년스웨덴에서덴마크의세력을몰아내게된것이다. 대광장한쪽해골의샘건너편에노벨박물관이있다.원래는스톡홀름 박물관한쪽에마련된 노벨박물관보다더의미있는공간이이건물3층이다.그곳은스웨덴아카데미인데,이곳에서매년10월10일노벨문학상수상자를발표한다.모두6개의노벨상중물리학, 감라스탄중심에서서쪽으로다리를하나건너면리다르홀멘섬이나온다.구스타프왕가의왕족을비롯한스톡홀흠귀족들이거주하던지역이다.그중심에귀족성당이있다.역대왕과왕족들의 그러나뭐니뭐니해도감라스탄의완벽한매력은복잡하지만그러면서도통일성을지니고있는골목을걷는것이다.하나도같은모양이없으면서도모두가다른아름다움으로걷는행복을느끼게해주는감라스탄의골목들,다음편엔바로그감라스탄의골목과나머지스톡홀름을느껴보도록하자. -글·사진이석원여행작가/기자
<유럽에미치다③-스웨덴스톡홀름1>내가서있는곳16세기인지21세기인지…/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