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즘, 서울은 기회의 땅 [1]

[‘서울리즘‘에매료되다]"서울은기회의땅"…세계예술인들이몰려온다

[上]외국인들의’문화移住’바람

유럽·미국은문화적으로포화상태,반면문화적으로전환기인서울
젊은작가·사진가·무용가등몰려…분단·사회문제에서영감받기도

"외국관광객이너무많아졌어요.전세도많이올랐고요.이젠다른동네로떠나야할까봐요."

캐나다작가폴카잔더(34)씨가작업실겸집으로쓰는서울북촌의다가구주택3층에서창밖을내다보며웃었다.외국인이면서외국인관광객유입을걱정했다.카잔더씨는3년전부터한국에살면서영상과설치작업을해오고있다.2010년서울시립미술관에서열린전시’미디어시티’에참여했던캐나다친구들이’최신예술을접할수있는에너지넘치는도시’라고흥분하는걸보고이듬해아예서울에정착했다."무용계에선아시아뿐만아니라유럽친구들도’지금서울에가라.예술계에서가장핫하고트렌디한도시다’고들해요."한국에6년째머물며활동하고있는말레이시아출신무용가용신(29)씨가능숙한한국말로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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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3년째한국에사는캐나다작가폴카잔더가서울북촌의다가구주택3층에있는작업실겸집에서의자를들고있다.창밖으로구름처럼떠있는종로타워와옆집한옥지붕이보인다.②서울에살면서사라져가는한국의주택풍경그림을그리는독일인화가잉고바움가르텐.③한국에서활동하는말레이시아출신무용가용신.④지난4월한국으로이주한이탈리아사진가파비오페차리니./김지호기자·바움가르텐·용신·페차리니제공

서울이젊은외국예술인들의문화터전으로급부상하고있다.단순히K팝·한국드라마가좋아한국에잠시여행오는것과는차원이다르다.아예서울을기반으로삼아상주하며활동하는예술인이급증하고있다.법무부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단기체류외국인현황’통계에따르면올8월기준’문화예술”예술흥행”예술연예’를위해체류하는외국인은5987명이었다.2010년4930명,2011년5407명,2012년5628명,2013년5681명(매년8월기준)으로꾸준히늘고있다.주로유럽·미국등문화선진국에서온20~40대젊은예술가들로,미술·디자인·건축·사진·무용등분야도다양하다.1990년대시작된동남아시아산업연수생과중국교포의유입이돈을벌기위한’경제적이주’라고본다면,이들젊은예술가의유입은’문화이주’다.서울의역동적인문화풍경을일컬어’서울리즘(Seoulism)’이란신조어도등장했다.

‘기회의땅’한국으로’문화이주’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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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문화적으로이미포화(saturated)상태예요.사진가로서새로운기회를잡고스스로시험해볼수있는최적지가서울이었어요."런던에서8년간활동하고지난4월한국행을택한이탈리아사진가파비오페차리니(33)씨가말했다.아내가한국인이라는현실적이유도있었지만,그가한국을선택한진짜이유는’도전의기회가많다’는것이었다.

외국인예술가들은"지금한국은문화적으로’기회의땅’"이라고입을모은다."뉴욕,런던,파리등세계문화중심지들은이미고착화돼있어젊은무명예술가들이설자리는되레부족하다.반면서울(한국)은세계예술계의변방에서중심부로이동하는문화적전환기를맞고있다.세계예술을스펀지처럼빨아들이고있다.새로운시도가많기에젊은외국예술가들에게돌아가는기회가많다"는것이다.

말레이시아예술가용신씨는"다른나라에선무용관련국제페스티벌이1년에1~2개밖에없는데,한국엔4~5개있다.글로벌오디션도많이열린다"며"한국은세계무용트렌드를볼수있는장인동시에국제적명성을얻는디딤돌이된다"고했다.

이제막세계예술담론을논하는단계에진입해국제적수준의행사가활발히열리고있어글로벌흐름을볼수있다는점,단일문화이기때문에외국인예술가가지닌희소성이주는혜택이많다는것등이현실적으로서울이부상한이유다.

주한독일문화원직원알렉산드라러트예(33)씨는문화적불모지였던한국의상전벽해를체감하고있다.아버지일때문에1984~87년한국에살았고,2002~2003년엔교환학생으로다시한국을찾았다.2007년박사과정을밟으려고온뒤계속한국에서살고있다.러트예씨는"예전엔외국인이연고가없거나업무와상관없이한국에자발적으로와서사는경우는거의없었는데,요즘은역동적인문화가매력적이라며한국에와서사는독일건축가나영화감독이꽤있다"고했다.

‘낯선서울’아시아의새문화아지트로

이주외국문화인들이말하는서울의또다른매력은’낯설다(unfamiliar)’는점이다.6년째서울에살고있는미국인소설가카렌MK(44)씨는"동양문화에대한서구의관심축이도쿄에서서울로이동했다"고말했다."도쿄는너무많이알려져식상하고,베이징이나상하이는아직살기엔위험하단인식이있다.서울은생활인프라가국제수준으로갖춰져있으면서이국적인아시아문화를갖고있다.안전하게살면서호기심을충족시킬수있어서울을기반으로활동하는문화인들이늘고있다"는설명이다.

6년전부터서울에살고있는독일인화가잉고바움가르텐(50·홍익대회화과교수)은1990년대말일본에살았다."1980~90년대일본에는문화적으로희망적인기운(positivespirit)이있었는데지금일본은그동력을잃은것같아요.일본이잃어버린문화적다이너미즘(dynamism·역동성)을이젠한국이갖고있어요.너무역동적이어서모든것이너무빨리변한다는게문제지만요."그는"제자중한류로한국대중문화에관심을가졌다가한국의디자인·건축에매료돼이곳에서활동하려는친구들이늘고있다"고했다.

서울이’문화적성공’을가늠해보는시험대가되기도한다.지난해방배동서래마을로이사와태국음식점’디안다만’을연아마릿(36)씨는태국의유명재벌2세다.태국최대규모레스토랑’타이난’오너아들인그는"지금가장문화적으로트렌디한도시인서울에서성공하면글로벌무대에서인정받을수있을것같았다"고했다.

☞서울리즘(Seoulism)

서울(Seoul)과사상을뜻하는영단어이즘(ism)의합성어.외국인의시각에서바라본서울의문화적특수성을뜻함.

조선일보김미리기자최보윤기자정상혁기자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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