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인 듯 옛것 아닌 靑春들의 낭만다방

옛것인듯옛것아닌靑春들의낭만다방

2030최신아지트,서울다방TOP5

다방에는무릇,’그러함’이존재했다.날마다한장씩찢어내는시골달력(일력)과해좋을때말려야한다며소파위를점거한수건,군데군데찢겨속살을드려낸의자….빛바랜황금색으로’증정’이라고적힌커다란거울모서리엔곰팡이같은시커먼때가묻어있곤했다.세월만큼배어있는사람냄새와뿌연담배연기는덤이다.그래도내몸건강챙겨주는건단골밥집아줌마밖에없다고,환절기에좋다며내어주는십전대보탕의뒷맛은달달하다.이런모습도응당그려졌다.2:2:2(커피·크림·설탕)혹은1:2:1.5’황금비율’커피가담긴마호병(보온병)과컵을보자기로잘감싼뒤배달나가는’언니들’의뒷모습같은것들말이다.새빨간입술,긴머리뽀글파마의여성들은꽃무늬미니스커트를휘날리며뭇남성의마음을뒤흔들어놓는다.

그랬던다방이,자의든타의든물리적·심리적진입장벽을만들어갔던다방이,최근들어젊은이들의’아지트’로떠오르고있다.과거1920~30년대’인텔리’지식인의토론창구였던다방의전성기를재현하거나,당시’살롱문화’의첨병이었던다방역할에주목해갤러리와전시회등을여는복합문화공간으로재생하거나,1970~80년대DJ다방이간직했던추억을곱씹고자하는이들주도하에생겨나기시작했다.’복고열풍’까지가세하면서다방이주는낭만적인어감에빠져’카페’대신다방을찾는소비자들역시늘고있다.서울인사동명물’별다방미스리’는최근3호점까지열었고,’새마을식당’등으로유명한백종원대표의’빽다방’,빈티지DJ박스로이름난’옥다방’등도프랜차이즈로다방시장에뛰어들었다.’다방’의인기에남양유업에선지난달2:2:2황금비율을이용한’다방커피(팩우유)’를내놓기도했다.’다방’을키워드로인터넷블로그500여건과맛집앱인’식신핫플레이스’를분석한뒤,현장방문등을통해서울시내최신’다방’톱(Top)5를꼽았다.

근대살롱문화를지향하는계동‘물나무다방’에서‘재촉’이란단어는찾기어렵다.디자이너,영화배우등예술가들이사랑하는곳이다.물나무다방직원이직접가마솥에서커피콩을볶은뒤한방울한방울정수를담아커피를내리고있다.사진왼쪽은인절미구이와미숫가루/한준호영상미디어기자

물나무다방인절미구이와미숫가루
◇물나무다방

조용한계동길중심에자리한’중앙탕’의정겨운글자를지나면바로등장한다.나뭇잎이밑에서부터자라난회백색벽돌건물이지나가던이의발길도끌어당긴다.커다란간판대신기둥에작게적힌’다방’이란글자가비밀스럽다.’타타타타’소리를내는목조실링팬(천장선풍기)과턴테이블의조화는화면에서지직지직소리가나는옛영화의한장면같다.회백색의맨벽엔변변한장식하나없는데도그몽환적인분위기에압도당한다.왜이제야알았을까하는생각이들정도다.

다방옆사진관도함께운영하는김현식대표는"사진작가로오래일하다보니일제강점기때문에문화전달이중단됐던’근대’라는키워드에대한목마름이항상있었다"면서"어느새부터인가퇴폐문화로치부되는다방의어두운면을걷어내고1920년대당시이상을비롯해문인들의토론·공론장이었던다방의역할을되살리고싶었다"고말했다.소설가이상의’제비다방’을모티브로,’근대의발견과재현’을내걸고건물주인을6개월간설득한끝에지난2011년가게를열었다."미국식상업주의카페에익숙했던이들에겐어쩌면불편할수도있어요.상호도발견하기어렵고,메뉴판도옛날우리네서책읽던방식이고.하지만그것이저희공간에흐르는예의와격식이라고생각해요.과거지식소통의공간이었다는다방의진중한격을공감각으로느껴줬으면하는것이죠."’소통’에빠질수없는술도함께판다.커피6000원.인절미구이1만1000원.서울종로구계동133-6(02)318-0008

식신핫플레이스제공

◇그문화다방

갤러리와다방겸레스토랑으로구성된일종의복합문화공간.커피한잔하면서작품을감상할수있다.홍대의인디감성이담뿍묻어있는전시를기획하기로유명하다.’욕’에관한미술작품을전시하거나타투에관한각종작품전을내놓으면서화제가되기도했다.스팸비빔밥+아메리카노세트(1만원).마포구당인동28-9.(02)3142-1429

◇몽마르뜨언덕위은하수다방

가수10㎝의’사랑은은하수다방에서’를통해이름날리기시작했고,MBC무한도전에다시등장하면서화제가됐다.낡은나무테이블과빨간의자테이블은1970~80년대느낌을자아낸다.테이블엔’화랑’이라고적힌성냥과초가마련돼옛풍경을자아낸다.은하수다방커피5000~6000원.마포구서교동401-12.(02)332-0248

‘별다방미스리’의십전대보탕

◇별다방미스리

‘복고의끝판왕’.분홍색소시지에김치볶음,계란프라이의’추억의도시락(6000원)’이아이콘이됐다.뛰어난맛이라기보다는분위기때문에찾게된다.양은냄비위에과일과아이스크림등을소담스럽게올린’냄비빙수’가지난해첫선을보이며특히인기를끌었다.십전대보탕6500원.’인사동지점’은종로구관훈동144번지2층.(02)739-0939

◇용다방

국내에서찾기힘든’흡연매장’을내세웠다.비흡연자이기때문에막판까지고민한곳이지만애연가들을위한’피난처’는하나있어야할것같아선택했다.금연석이있긴있지만흡연석보다훨씬좁다.마포구서교동395-180.(02)6450-6830

-글최보윤조선일보기자/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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