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초인수업
‘신은죽었다.’
‘신은죽었다’라는말은니체가남긴말중에서가장유명한말이다.니체의이말은매우역설적이다.신이인간과달리신일수있는이유는죽지않는존재이기때문이다.’신이죽었다’라는니체의말은문자그대로의의미로받아드리기보다는상징적으로해석해야한다.그것은근대에들어와사람들이신을믿지않게되었다는사실을가리키는말이다.서양의중세시대사람들은자신들이부딪힌문제들을신에의지하여해결하려고했다.하지만근대에들어와서는자신의힘으로해결하려한다.인간이겪는고통은보통자연또는사회에서오는것이다.푹우나가뭄처럼자연으로부터오는재해가있는가하면전쟁이나억압적이고불평등한사회구조에서비롯되는고통이라고보는것이타당하다.근대인들은자연에서비롯되는재해에대해서는과학과기술을발전시킴으로써,또잘못된사회구조에서비롯되는고통에대해서는사회구조의개혁을통해서극복하려한다.이렇게자신이부딪힌문제들을스스로의힘으로해결하려는인간의노력은많은부분에서큰성과를거두었고이에따라인간은신보다는자신의힘을더믿게되었다.더나아가근대에들어와과학이발달하면서사람들은굳이신을끌어들이지않고서도자연현상을설명할수있게되었다.그전까지는벼락을신의진노라고해석했던사람들이이제는그것을자연법칙에따라서설명할수있게되었다.또인류학이나민속학같은사회과학이발달함에따라굳이그리스도교를믿지않는민족들도행복하게잘살았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그리스도교가서양사회에서갖는영향력은중세시대에비하여비교도안될정도로작아졌다고할수있다.이러한사태를두고니체는’신은죽었다’라고표현한것이다.
니체의종교란,신이내려준것이아니라모두인간이만들어낸것이라고단호하게말하였다.종교를내려주고은총이나벌을주는하느님이라는존재는니체에게있어유치하기그지없는관념에불과하다고보았다.니체는이렇게유치한관념은정작예수의가르침과무관하다고보았으며,제도화된그리스도교의가르침과예수의가르침을서로구별하고있다.니체에따르면예수는자신뿐아니라모든사람이하느님의아들이고,그렇기에모든이들은동등하다고믿었다.또한예수는모든종류의싸움을피하고다른사람들에대한증오와같은부정적인감정에서벗아날것을가르쳤다.심지어악에도저항하지말고애초부터저항할능력조차갖지말아야하며,그결과로얻어지는평화와온유함그리고모든사람을형제처럼사랑하는상태에서영원하고완전한행복을발견하라고설파했다.즉,예수는완전한행복이내세가아닌우리마음속에있다고본것이다.’하느님의나라는너희안에있다’라고했다.이런의미에서니체는예수가말하는천국은사람들이사후에가는곳이아니라우리마음속의특정한상태를가리키는상징일뿐이라고보고있다.’하느님나라’나’천국’이라는말뿐아니라’신의아들”아버지인신’과같이예수가했던말들도니체는모두상징에해당한다고보았다.니체에의하면예수는인류를구원하기위해서가아니라어떻게살아야만하는가를보여주기위해서십자가위에서의죽음을택했다고보았다.예수는자신에대한모든중상과탄압에대해서저항하거나분노하지않았으며자신의권리를변호하지도않고오히려자신을죽이려는자들을사랑하면서죽었다는것이다.예수가인류에게남긴것은특정한교리체계가아니라이러한삶의모습이었다.니체는예수의이러한가르침을제도화된그리스도교의그것과는전적으로다르며심지어대립된다고말하였다.제도화된그리스도교의가르침을예수가아닌바울에의해서정립되었다고보았다.니체는예수의실제적인모습을가장잘파악한이들이도스토예프스키나톨스토이와같은러시아작가들이라고보고있다.그는특히도스토예프스키의"백치"에나오는무슈킨백작처럼남을미워할줄모르는천진무구한사람이예수와유사하다고보았다.
종교는허구다
니체는종교를크게두가지종류로나누었다.하나는사람들에게어떤죄책감을강요하지않고오히려사람들의힘을강화시키고고양시키는종교로고대그리스와로마의종교가그대표적인예로들었다.다른하나는바울이만들어낸그리스도교처럼지상의힘이나쾌락을죄악시하고끊임없는회개를강요하는종교라고하였다.니체는종교란결국은인간들이만들어낸허구라고생각하였다.그러나똑같은허구들이라도그것이갖는성격은천양지차로다를수있다고하였다.니체가보기에그리스로마의신화는인간의힘을강화하고고양시키는반면,그리스도교적인신화는인간을약화시키고병들게만든다고하였다.그리스로마의신들은죽지않는다는점외에는사실인간들과별차이가없다.그들은인간과마찬가지로성욕과식욕을가지고있고사랑도하고증오도하며서로힘을겨루기도한다.이러한사실을바탕으로니체는그리스인들과로마인들은인간이가지고있는자연스러운본능이나욕망을죄악시하지않았다고생각하였다.더나아가니체는그들이그런것들을신성한것으로여겼다고보았으며,그리스로마의종교와달리그리스도교는인간의자연스러운본능이나욕망그리고그것들의충족에서비롯되는쾌감을죄악시하였다고지적하였다.그리스도교인들은자신과갈등을일으키고자신을학대하며죄책감에사로잡히게된다고지적하였다.종교에대한니체의분류는종교를인본주의적종교와권위주의적종교로나누었던에리히프롬의분류를생각나게한다.니체와프롬의종교관이동일하지는않지만,그들사이의공통점은종교란결국인간이만들어낸것이고신을위한것이아니라인간을위한것이되어야하며,인간을성숙시키고발전시키는데기여해야한다는문제의식이같다는것이다.
나무처럼살아라.
니체는우리에게나무처럼살것을요구하였다.나무는대지에뿌리를박고있으면서도끊임없이위로향한다.이와마찬가지로우리는천상을우리가돌아가야할고향으로희구하지말고,이지상에굳게뿌리를내리고지상의삶을긍정하면서초인의고귀한이상을실현하기위해노력해야한다.이지구상에살고있는사람들가운데서도내게는수목들이야말로가장고귀한것처럼보인다.그들은확실히가장완벽한균형감을표명하고있다.그들은그들을낳아준대지속으로더욱깊이깊이빠져들어가는저들의뿌리를포기하지않고서도끊임없이위를향해뻗으려고노력하는것이다.니체는모든사람이고난과고통을겪을때인격신에의존하기보다는강한정신력과생명력을지닌초인이되어어떠한고난과고통도흔연히받아들이면서현실을긍정하고자신의운명을사랑하기를바라는자세를취하였다.니체가말하는초인은강한긍지와용기그리고민활한지혜를갖추고있으면서자신보다강한자에대해서는의연하고도전적이지만패자에대해서는관용과자비를베풀줄아는자를가리키고있다.니체는신이죽은자리에초인의이상이들어서야한다고이야기하였다.초인은대지의뜻이다.나의형제들이여내가그대들에게맹세하거니와이대지에성실하고천상의희망에대해서이야기하는자들을믿지말라!그들은자신들이알든모르든독을섞는자들이다.그들은삶을경멸하는자,죽어가는자,둑에중독된자들이며,이대지는그들에게지쳐있다.그러므로그들이죽어가는것은당연한일이다.전에는신에대한모독이가장커다란모독이었다.그러나이제신은죽었고그와더불어신의모독자들은사라졌다.이제는대지에대한모독이가장무서운것이다.
시련은최고의친구다.
일본에서경영의신으로꼽히는’마스시다고노스케’는아흔넷의나이로세상을떠날때까지종업원수가13만명에달하는570개의기업을거느렸던사람이다.그는아버지의파산으로초등학교4학년을중퇴하고젊은시절을어렵게보냈다.자신의성공비결을묻는직원의질문에’하늘의세가지큰은혜를입고태어난덕분이라고답하였다.그세가지은혜란가난하게태어난것,허약하게태어난것,못배운것이라고하였다.가난하게태어났기때문에부지런히일하는습관을익혔고,허약하게태어났기때문에건강의소중함을깨닫고부지런히몸을단련하여나중에는건강하게태어난사람들보다도더건강해졌으며,초등학교4학년을중퇴했기때문에상대가초등학생이라도무엇인가배울점이있으면배우려고한덕분에많은지식과지혜를쌓을수있었다고한다.보통사람들같으면좌절하고절망했을환경이었음에도고노스케는그것을오히려성공의발판으로만들었다.그렇기에그는자신의운명을사랑하고긍정적으로승화시킨사람이라고할수있다.나무가강하게자라나기위해서는거친폭풍우가필요한것처럼원대한인간으로성장하기위해서는어지간한사람들은좌절하고말정도의열악한환경이필요하다는것이다.하늘높이자라는나무들이과연비바람이나눈보라를겪지않고제대로그렇게자랄수있었을가생각해보라.외부로부터가해지는불운과저항,증오,질투,불신,고집,냉혹,탐욕,폭력은덕을지닌위대한성장을위해서는필수불가결한것이라고하였으며,그러한조건은성장을위해서유리한환경을조성한다.나약한천성을가진자들을사멸시키는독은강한자들에게는강장제역활을한다.자신의운명을철저하게긍정하면서자신이겪었던모든고통이다시와도좋다고말했을때의니체는결코사회적으로성공한사람이아니었다.
니체의생애
니체는자신의생애에서가장힘들었던시기야말로자신의발전에가장큰도움이되었던시기라고까지말하였다.니체는다섯살에아버지를잃고불운을겪긴했지만예술과학문면에서천재적인재능을타고났기때문에사회적으로성공할수있는소질이선천적으로충분했다고볼수있다.니체는25세에약관의나이로스위스바젤대학의교수가되었다.그러나니체는교수가된지10년도되지않아병때문에교수직을사퇴하였다.학교에서나오는연금으로일생을보내게되었다.실직과병고에시달리면서적은연금으로고생을하였다고한다.니체는제자였던루살로메라는여인을사랑했지만,그녀의사랑을얻지못한체평생을독신으로보냈다.그는병고와싸우면서도책을쓰서출판을하려고하였으나,그당시는니체의사상이세상에널리알려지지않아출판사에서거절을당하여자비로책을내야만하였다.조금씩그의책이알려지기시작하였을때45세의나이에광기가엄습해오면서그는10년을병석에서식물인간처럼지내다운명하였다.
초인은자신을사랑하는사람이다.
니체는오늘날의현대인들은안락한생존과쾌락에만연연하기때문에병약한인간이되어버렸다고말한다.사람들은조금만힘들어도불평을쏟아내고아주작고불편한자극에도호들갑을떤다.이렇게자극에민감하면서안락만을탐하는인간을두고니체는말세인이라하였으며,이런유형의인간에대해초인을내세우고있다.니체는초인을고귀한인간,혹은기품있는인간이라고부른다.이런인간은아름답게보인다고하였다.아름다움이란,우리인간이자신의아름다움과풍요로움을세계에나누어주는것이라고하였다.우리는고난과고통이전혀존재하지않는상태가행복이라고생각하는경향이있다.우리는자신을고통스럽게하는고난이일어나지않고항상좋은일만일어나기를바란다.그러나세상은그렇게마음대로되는것이아니므로우리는고난을겪을수밖에없으며,육제적으로나정신적으로고통을경험할수밖에없다.진정한의미에서’행복한인간’은고난과고통이없기를바라지않고,그런것들이존재함에도불구하고정신적인평정과충일함을느낄수있는사람이라고정의하였다.니체가말하는’초인이란고난을견디는것에그치지않고고난을사랑하는사람이며고난에게얼마든지다시찾아올것을촉구하는사람이다’라고말하였다.파괴와창조,승리의기쁨과패배와슬픔이반복되는이세계를웃으면서긍정하는자이고,춤추는디오니소스처럼너털웃을터뜨리면서이러한세계의한가운데에서환희에춤추는자라고하였고,자신의운명을사랑하는사람이라고하였다.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