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뜨다

[서평]동양철학인생과맞짱뜨다

중국철학사

철학의양대산맥은서양철학과동양철학이항상서로마주보면서발전해오고있다.서양철학사를보면스승과제자,선배와후배가한치의양보도없이치열한논전을벌이는경우가아주많다.플라톤의말에따르면참다운존재는초월적인이데아의세계에있고,현실의존재는이데아를모방한것에지나지않는다고하였다.이데아가원본이라면현실은복제품의세상일뿐이다.반면아리스토텔레스는초월적인이데아를부정하고현실의개별적인사물만이실재한다고보았다.개별적사물은단순히원본을베낀껍데기가아니라그안에목적,방향,운동,가치등의가능성을지니고있다.이렇게서양철학은출발단계에서부터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는존재를전혀다르게바라보았다.이를두고’부친살해(patricide)’의전통이라고말한다.

동양철학사는스승과제자,선배와후배가서로닮았음을강조한다.맹자와순자는서로자신이공자를더많이닮았다며경쟁하는모양새를보여주고있다.그들은자신이얼마나공자와다른새로운주장을펼치고있는지의’선명성’을내세우기보다는얼마나공자와같은주장을펼치고있는지의’유사성’을내세우고있다.공자의사상에대해맹자는인자무적(仁者無敵)의측면에서재해석하고,순자는예(禮)의측면에서재해석하며그들은자신의관점이공자의사상을제대로계승하고있다고항변하였다.이렇게상반된철학사를배우면서동양철학에도부정과비판의내용이있는가?그런문제들을어떻게다루고있는가하는문제의식을가지고이책의저자신정근교수의’동양철학인생과맞짱뜨다’를읽어보기로한다.

서양을모험과도전의문화로이해한다면,동양은효도와희생의문화로규정할수있다.중국전국세대의맹자와닮은인물을서양의문학사에서찾는다면세르반테스의소설’돈키호테’의주인공’돈티호테’와’맹자’가꽤나비슷하다고생각한다.돈키호테는중세의기사이야기에빠져살다가실제로기사수업을받기위해애마로시난테를타고시종인산초와함께모험의길을떠난다.그는도중에풍차를거인으로여겨산초의만류에도불구하고돌격을외친다.뿐만아니라풍차의날개에떠받쳐공격에실패하고서도풍차의정체를제대로바라보지못한다.기사로변신한친구와의결투에서패배한뒤에야돈키호테는비로소무기를내려놓고이성을되찾는다.

맹자는전쟁으로인한살상의세대에성선(性善)의가치를내걸었다.그는제자와함께주위의여러나라를돌아다니며성선의세계를일구고자했다.제후들의거듭된무관심과냉대에도불구하고맹자는자신의소신을꺾지않았다.그는현실에서소외당하면서도한편으로는하늘과성인의혁명을긍정하며현실변혁의가능성을신뢰했다.돈키호테와맹자는다른사람들이걸어가는길을그대로따르지않았다.그들은분명히’참’의세계가어딘가에있다고굳게믿었다.또한위기에부딪쳐도자신들의오류와실패를시인하지않았다.그들은현실이주술과마술에결려있다거나현상의사람이소체(小體)의욕망에빠져있다고보았다.

세르반테스는돈키호테와산초라는두인물을통해인간의이상적인측면과현실적인측면을잘포착하고있다.그래서돈키호테는진정으로인간을그린작품으로평가받는다.맹자는대체(大體)와소체를통해사람이도덕적이상으로향하는측면과감각적쾌락으로바빠지는측면을잘대배시키고있다.맹자는성선(性善)의발견만큼이나대체와소체사이를왔다갔다하는이중성의설정이돋보인다.맹자는성선의기치를내걸며소체의욕망을누르고대체의길을따라가려했다.돈키호테와겹쳐서바라보니맹자가얼마나인간에다가가려했는지를분명히알수있다.그는성선을인간의향기로보았고,그것을맡기위해모험에찬여행을결코포기하지않았다.

진리란무엇인가?

진리(眞理)는하나의특정한꼴이아니라아주다양한방식으로존재할수있다.즉책도진리이고,말도진리이고,신도진리이고,역사도진리이다.진리가하나가아니고이렇게다양하다보니진리가어디있는지에대한생각이문화권마다다를수밖에없다.중국사람들은진리가경(經)에있다고생각했다.예를들면’역경(易經)’,’시경(時經)’,’서경(書經)’등이그것이다.경의의미와풀이를위해일찍부터경을연구하는학문이생겨났다.그것이바로경학(經學)이다.경에쓰인언어와구문은고대의언어인지라후대사람들이해석하기엔어려웠다.그래서이를풀이하기위해전(傳)이쓰였다.경의의미가시대를넘어다음세대로’전’해져야했기때문이다.

옛날에도소송이발생하면공정한재판의근거로’춘추(春秋)가그역할을해주었다.춘추에는역사적사실을기록하고그사실이타당한지부당한지에대한평가가내려져있다.어떤사건이일어나면춘추의어떤기록과비슷한지참조해서송사를판별하곤했다.이를춘추결옥(春秋結獄)이라고했다.’경’이나’경전’이한사회를유지하고지탱하는근거가되면서그지위가절대화되었다.사람들은무슨일이있을때마다’어떤경에따르면’,’무슨경의어떤구절에따르면’이라는말로자기주장의정당성을확보하려고했다.조선시대를뒤흔들었던’예송(禮訟)도각자다른경전을근거로자기주장의타당성을밝힌바있다.경전은오늘날헌법과벌률처럼세분화되지는않았지만결코그것에뒤지지않는역할과권위를가졌다고할수있다.

경(經)은지도의축소처럼추상적인언어로서술되어있다.경이아무리세상의모든진리를담고있다한들과연내가처한구체적인상황에답을줄수있을까?답을줄수있다하더라도그많은경을어찌다읽을수있을까?철학자들은이러한의문을풀기위해심(心)을끌어들여복잡한논의가진행된다.첫째진리는경전에도있고사람의마음에도있다.경전의진리는누구도훼손할수없지만마음의진리는욕망에의해무시될수있다.따라서마음의수양도중요하지만경전의학습을게을리할수없다.둘째경전의진리는활용하기어렵지만마음의진리는적시에활용이가능하다.욕망은마음의진리를일시에방해할수있지만마음의진리를압도할수는없다.따라서경전의학습도중요하지만마음의진리가구체적인상황에드러나도록수양하는것이중요하다.

수양의문제에서성즉리(性卽理)를주장했던주희의입장을나타내고,심즉리(心卽理)를주장했던육구연(陸九淵)의입장이다.두사람의진리의존재를긍정하지만진리의소재가다르다고보았기때문에학습과수양에서다른입장을나타낸것이다.주희는1175년에친구여조겸(呂祖謙)의주선으로강서지방신주에있는아호사(鴉湖寺)에서육구연을만나게되는데,이만남은철학사의명장면으로남아있다.선진시대공자와노자의만남은다소전설의요소를담고있지만,육구연과주희의회합은명백한사실이었다.육구연은시한수로자신의입장을펼침과동시에주희의입장을비판했다.그시안에두사람의차이가드러나있다."황폐한무덤에서슬픔이종묘에서는공경함이우러나니,이는영원히닳지않는사람의마음이라네,….간단한공부는결국오래가고크지만갈피없는사업은끝내떳다가라앉았다할뿐이네.아래에서위로올라가는길을알려면참과거짓을마땅히지금당장가려야한다네."

육구연은자연의진리관을쉽고핵심이분명한이간(易簡)공부로,주희의진리관을마구흩어져갈피를잡을수없는지리(支離)사업으로규정하고있다.이러한진단에따라그결과도달라진다.시간이가면갈수록이간공부는오래지속되고위대해지는반면,지리사업은일시적으로부침을거듭하다가결국사라져버린다는것이다.주희는육구연의비판에책을뒤져이것저것하나씩알게되면일시적으로모든것을해결한것처럼기뻐한다.하지만이렇게알게된지식은전체적으로연결되지않고조각지식으로남는다.책을읽을때는분명히답을찾은것같지만막상현상에부딪치면어쩔줄을몰라우왕좌왕가게된다.육구연은책을파먹을듯이읽기를반복해도진리를찾을수없고,진리를찾는다고해도제때에실천할수없다고보았다.그는영원히닳아서없어지지않는불마(不磨),즉불멸(不滅)의마음에의존해야한다고주장한것이다.

제자백가

중국철학은다양한장르가많으나,춘추전국시대에’제자백가(諸子百家)’로부터생겨난백화제방(百花齊放),백가쟁명(百家爭鳴)은여려사람들이자신의의견을활발하게개진해분위기가한껏달아오른공론장을가리킨다.춘추전국과백가쟁명은이미원의로부터독립해서새로운의미의장을일구어낸다.춘추전국은주나라가제후국에대한통제력을잃자실력자들이돌아가면서국제정세를주도하던시대를이르는말이다.제가백가는춘추전국새대가나아갈길을밝히기위해온갖지혜를짜냈던공자,노자,맹자,장자,순자등의사상가를가리킨다.제자백가의춘추전국세대는중국의역사를넘어인류의역사에서도축복받을만한지적향연이벌어진시공간이라고할수있다.

제자백가의자유로운지적향연의참여자들로해석한다면중국역사에서제자백가는네차례등장했다고볼수있다.첫째건국후문치주의(文治主義)를표방한조광윤의주자학(성리학)이송나라에서비롯되었다.중국철학사에서주자학이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지만,춘추전국시대의공자가후대에중국의문화를대표하는인물로추앙받고있으나역사적으로볼때그는제자백가중한명이었다.송나라주희역시훗날중세동아시아문화를조형한인물로평가받고있지만역사적으로볼때그는다양한흐름을가진송나라지성사의한명이었다.

유럽의근대철학은보통영국의경험론과대륙의합리론을양대축으로설정하고훗날칸트가양대축을종합한것으로정리한다.송나라의제자백가도이러한도식을빌린다면북송시대사상가들의다양한문제설정을이은남송의지성사는육구연(陸九淵)의합리론과진량(陳亮)의경험론으로양분되며주희가그두흐름을종합하고자했다.주희가맹자의합리론과순자의경험론을종합했다고할수있다.송나라학인들은유(儒),불(佛),도(道)의학파를넘나드는지적경험을바탕으로,이전까지전개되어온철학사를송두리째전복하면서문화의패러다임을새롭게조형하려고했던것이다.

동심이진리이다.

명나라의걸출한사상가이탁오(李卓吾,1527~1602)는자신의50년인생을굽어보면서스스로개(狗)라고자평했다."나는어려서부터성인의가르침이담긴책을읽었지만그가르침을제대로이해하지못했다.또공자를존경했지만어떤점이존경할만한지제대로이해하지못했다.이른바난장이가겨우사람들의가랑이사이로연희를구경하다가다른사람들이재미있다고소리치면따라서재미있다고소리치며장단을맞추는격이었다.이처럼나는50이전에참으로한마리개였다.앞에있는개가무언가를보고서’왈왈’짖으면나도따라서’왈왈’짖었다.만약누가나더러크게짖는이유를물어본다면아무말도못하고그냥벙어리처럼씩웃을뿐이다."그는이렇게솔직하게모르는것은모른다고이야기할수있는사상가이다.

이탁오는50세에이르러진리를이해하기도전에그대로믿어왔던지난날의사상관습에제동을걸기시작한것이다.자신이지금까지’알고믿은것’이아니라’믿고서안다’고한것이니결국아무것도’모르고안다’고한것이다.이탁오는자신을개로자각한뒤더이상개로살려하지않았다.그는자신의눈으로세상을바라보고자신의마음으로진리를이해하고자했다.개로자각하기이전까지이탁오는’이탁오다움’이라고는손톱만큼도없이진리에따라조종되는기계와다를바없었던것이다.여기서이탁오는진리를새롭게이해할수있는바탕으로아이의마음,즉동심(童心)에주목하게했다.

"동심은거짓이없고순진그자체로가장먼저갖는본래마음이다.동심을잃어버린다면진심을잃어버리게된다.동자는사람으로처음이고,동심은마음의처음이다.최초의마음이어찌없어질수있겠는가!하지만동심을느닷없이잃게될수도있을까?어린아이일때동심이없어진다.점차자라면서도리가듣고보는것으로전달되면마음에서주인역할을하므로동심이없어진다."사람은후천적인학습을통해기성의제도와가치를받아들이게된다.이때아이는제도와가치를학습시키는부모와스승그리고사회에비해열세에있다.아이는부모의말을듣고,스승의가르침을믿고따르게되는데,이과정을겪으면서기성의제도와가치가아이의마음을압도하게된다.우리는압도된상태을일상어로"철이들었다"고표현한다.이탁오는"철이든상태"가바로완전하게사회화된상태,즉과(過)-사회화(Overscialzation)으로보았다.이과사회화는역설적으로아이의마음을잃어버린것이다.

울분을승화시키다.

중국의사상가와예술가중에는특별한인생체험을가진사람이많다.공자는세살에아버지가돌아가셨고,사마천은황제를기망한다는죄목으로생식기를잘리는궁형을당했다.그는극형을당하고서도아버지와약속한사기의완성을위해삶을포기하지않고다시일으서며’사기’를저술하였다.주나라문왕은유리에갇혔지만’역경’을풀이했고,공자는진과채지역에서억류되었지만’춘추’를엮었고,굴원은조정에서쫒겨났지만’이소’를지었고,좌구명은실명했지만’국어’룰엮었고,손빈은다리가잘렸지만병법을지었고,여불위는촉으로좌천되었지만’여씨춘추’를엮었고,한비는진나라감옥에갇혔지만’세난(說難)’과’고분(孤憤)’를썼고,’시경’300편도현인과성인이울분을들어낸저작이다.이러한사람들은모두울분이맺힌뜻을지니고있지만소통할길을찾지못했다.이때문에그들은일을풀어내서현재를넘어미래를기대했던것이다.

불파불립(不破不立)

당나라(618~907)후반에활약했던한유(韓愈,768~824)는유명한산문’원도(原道)에서당시의사상동향을다음과같이정리했다.한나라에서는황로학이,진.송.제.양.위.수나라에서는불교가성행했다.도덕과인의를말하던사람들은양주일파에들어가지않으면묵자일파에들어갔고,노자일파에들어가지않으면불교일파에들어갔다.서로가서로를믿지못하고견제하는모습들이었다.도덕과인의를고수하던유학은쇠퇴하고불교와도교가융성하였다.한나라이래유학의사회적영향력이약화되었다.한유는당제국을유교의나라로만들기위해사상적투쟁을펼쳤다.한유는’원인(原人),원도(原道)등’원’자가들어가는산문들이있다.’원’은근본을다룬다는뜻이다.한유는’원’의형식을빌려자신의시대에의미를잃어버린’도’와’인’의근원을새롭게밝히고자했던사람이다.그는’원도’에서’인(仁).의(義).도(道).덕(德)의의미와위상을정립하고자했다.

차별없는사랑은인이고,실행에마땅한것이의이다.인과의를말미암아나아가는것이도이고,자기에가득차서밖에기대지않는것이덕이다.인과의는고정된이름(주인)이고,도와덕은텅빈자리(손님)이다.박애(博愛)에서’박’은사랑의범위를,’애’는행위의방향을가리킨다.행의(行宜)에서’행’은정신의방향을,’의’는행위의목적을가리킨다.이렇게보면인과의는사람이무엇을왜해야하는지방향과목적을분명하게지시한다.내용과방향이정해져있다는점에서정명(正名)인것이다.도는인과의가지시하는방향과내용대로움직여나가는여정이고,덕은전적으로인과의가안내하는대로움직여서완전하게현실화된상태를가리킨다.오늘날의표현으로구분하자면인과의는실체적존재인반면도와덕은개념적존재에지나지않는다.이러한관계설정은한유가인과의가도와덕의위상을초월하도록규정한데에서나온다.이러한정위(定位)는한나라이후에지속되어온인과의에대한도와덕의우위를열위로전복시킨것이다.이규정은공식적으로유교가불교나도교보다더우월적가치를갖는다고선언하는것이다.

경(經).전(傳).주(注).소(疏).

오래되었으나그가치가오늘날까지살아있는책을고전(古典)이라하고,고전중에서중요한가치를지닌책을경전(經傳)이라한다.장화(張華,232~300)의박물지(博物志)에의하면성인이지은것을경이라하고,현인이풀이한것을전이라한다고쓰여있다.먼저경과전은글을쓰는주체가다르다.또경이기준이되는1차적자료라고한다면,전은경을풀이해서그뜻이읽는이에게전달되도록하는2차자료라고할수있다.그러니까경은원전(OriginalText)이고,전은경을풀이한2차자료(SecondaryText)이다.경과전이나온뒤주(注)와소(疏)라는또다른해설이나왔다.주는전의뜻을풀이한것이고,소는주의뜻을풀이하였다.주(注)는논에’물을대다’라는뜻이고,소는’어리에빗질하다’라는뜻이다.소가좋으면주가살아나고,주가좋으면전이살아나고,전이좋으면경이살아난다.결국전,주,소는경의뜻이읽는사람에게정확하게옮겨지게하는해설서이다.

경과전의뜻을밝히는학문을훈고학(訓古學),경학(經學)또는문헌해석학이라고한다.문헌해석학에서어기면안되는규칙이있는데,"전은경을깨뜨릴수없고,주는전을.소는주를깨뜨릴수없다."는점이다.이는뒤에생긴자료가선행하는텍스트의의미를침해할수없다는뜻이다.결과적으로’경불가침해(經不可侵害)의원칙’이다.소를쓰는사람은주를해설하다보면주문(注文)에무언가불분명하고오류로보이는글귀가들어있을수있다.주에잘못이있다하더라도소에서는주의뜻을고칠수없다.이원칙은주가전문에대해서도전이경문에대해서도꼭지켜야하는원칙이다.그러나송나라에이르러주희등은이전에는생각조차할수없었던일이일어났다.그것은의경(疑經)과개경(改經)현상이다.의경은경문을의심하는일이고,개경은경문이의심스러우면의심스럽지않도록글자를뜯어고치는일이다.

중국고대철학사

1910년대에근재적학문분류에따라’중국철학사’저작이나오기시작했다.중국고대사상이라고하면복희(伏羲),산농(神農),황제(黃帝),요(堯),순(舜),우(禹),탕(湯)의이야기를떠올리던시대였다.후스는중국고대철학사를서술하면서먼저방법론을설명하고,이어서시경을중국철학의발생시대로다룬후바로노자와공자의사상으로넘어갔다.그는노자와공자로시작하는후스의철학사서술을"곁가지를싹둑자르고끊어버리는"절단중류(截斷衆流)로평가했다.후스가중국민족의철학사상발달사가아니라중국고대철학자의사상발달사를기술하려고했기때문에과감한선택이가능하다고보았던것이다.그는중국고대철학사서론에서철학사서술의목적을세가지로제시했다.첫째옛날과지금사상의연혁과변천을분명히하는명변(明變)이다.이로써철학자의공통점만이아니라차이점도주목을받게되었다.둘째사상변천의원인을탐구하는구인(求因)이다.개인의재능,사회적상황,사상학술의영향을따져서변화를설명해내야한다.셋째는개별사상가의가치를평가하는편판(評判)이다.이평가는주관적평가가아니라사회적으로어떤영향을끼쳤는지를객관적으로평가하는작업이다.

명변,구인,평판은후스가철학사를서술하는목적이자기준이었다.후스는철학사의자료를선별하는다섯가지원칙도제시했다.첫째는저자와역사적연대가일치하느냐를따지는사실이다.둘째는용어가특정한시대이용례와부합하는지를살피는문자다.셋째는글쓰기가특정한시대의사례와부합하는지를살피는문체이다.넷째는택스트의주장이체계를갖추고모순된점이없는지를따지는사상이다.다섯째는앞의네가지가택스트안에서근거를찾는내증(內證)이다.다른책에서근거를찾는것이방증(旁證)이다.방증이때로는내증보다더결정적인근거를제시할수도있다.후스는철학사의세가지목적과자료를선별하는다섯가지방법을통해이전의도통론과학안에따른철학사와격을달리하는중국고대철학사를서술할수있었다.지금와서보면후스의주장과중국고대철학사는이미상식이되었거나과거가되었다.하지만1910년의시공간에서후스의’중국고대철학사’는철학사를근대적으로기술한최초의저작이라는평가를받고있다.

중국은역사적유산과전통문화를’천경지의(天經地義),즉영원한진리로간주해왔다.중국의철학사를바탕으로일컬어지는동양철학은서양철학과쌍벽을이루고있다.중국의역사속에흐르고있는풍부한고전과자료와문화가동양철학을대표하고있다.무엇이정의이고,무엇이진리인가,우리는어떻게살아가야하는가하는문제들에해답을주는것이철학이라고한다.’동양철학인생과맞짱뜨다’이책은’삶의지혜를넘어도전의철학으로’라는부제를달고있다.신정근교수의동양철학사는공자와맹자에서량수민과천두슈까지많은학자들의인문학과철학적사상을통해중국의역사와문화에대한이해를하면서많은학자들이주장하고논하고증명하는방법론까지읽는동안즐거움을누리는유익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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