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의 승부사, 노희영

과욕의승부사,노희영"내경쟁력은최고의눈과혀"

“CJ의앨리스,마녀노희영입니다.마녀는여러가지일을합니다.사람들을들볶고고문하기도하죠.정말중요한순간에요술을부리고그요술로사람을살릴수도있습니다.나는동기를부여했을뿐입니다.원래당신들이할수있었던일입니다.”_’HINO’sRECIPES’중에서.

노희영히노컨설팅펌대표는외식업계신의손이라고불린다.노대표는최근YG엔터테인먼트양현석과손잡고오픈한삼거리푸줏간에서포즈를취했다./이진한기자

나는한때노희영의손바닥안에서놀았다.비비고에서그녀가짠메뉴대로밥을먹고,CGV에서그녀가마케팅한영화(예컨데‘설국열차’나‘명량’)를보았다.투썸플레이스빈티지의자에앉아커피한잔을마시고,생일엔스테이크하우스빕스나파머스베니건스에서한턱쏘곤했다.퇴근후엔올리브영에서화장품을사고,슈퍼장바구니엔아이들에게줄마켓오리얼브라우니를담으며뿌듯해했다.일요일오후엔뚜레주르에서잡곡빵을고르고,밤에는남편과올리브TV에서그녀가출연하는‘마스터셰프코리아’를보고침을흘리며잠이들었다.

내가먹고마시고즐기는라이프스타일의8할이그녀가만들거나리노베이션한브랜드에서이루어졌다고생각하니,일면소름끼치면서도(어떻게나의기호와나의움직임을알았지?내뱃속과머릿속을스캐닝했나?조지오웰의빅브라더소설‘1984’나짐캐리의몰래카메라영화‘트루먼쇼’가생각나는군!)호기심이일었다.어떻게한사람이이렇게많은브랜드를런칭하거나리노베이션할수있을까?그리고오리온과CJ라는대기업에서브랜드전문가로한시대를풍미했던그녀가,그명성에못지않을만큼욕도먹을만큼먹은그녀가,이상한나라의앨리스의상상력과마녀의추진력을지닌그녀가,2014년9월세금문제로CJ에사표를낸후어떤상념에사로잡혀있을지궁금했다.

물론,그녀가백수인채로있을리는없다.CJ에사표를내자마자,기다렸다는듯이전화한아워홈의구지은부사장과손잡고인천공항식음료파트푸드엠파이어컨설팅일을시작했고,YG엔터테인먼트의양현석대표와조인트벤처YG푸드를설립해서프리미엄돼지고기식당인삼거리푸줏간을런칭했다.지난4월에는KFC의프리미엄버거,마이징거를출시해매출고공행진을일으켰다.

노희영의이런행보는호사가들을당황시켰다.너무잘나가서잠시세워속도위반딱지를끊었는데,아랑곳하지않고차를바꿔더달리는식이었다.독이오를줄알았는데오히려물이올랐다.당분간노희영이라는전차를멈출사람은없어보인다.그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는“독보적인눈과혀로급이맞는식모가되고싶다”는화력을갖췄다.“오너곁에서오너질하지않고오너십으로일했다”는자부심의엔진을달았다.

노희영이일하는사무실은홍대삼거리푸줏간건물3층에있었다.대기업에임원으로있을때도사무실가구를자기것으로채웠다던미적고집이고스란히느껴졌다.1950년대빈티지가구들과함께서재엔미국시절부터함께해서나달나달해진옛날요리책‘조리’,그리고현재삼거리푸줏간때문에한껏‘꽂혀있는’돼지인형오브제들이가득했다.

겨울호빵처럼희고동그란얼굴에1920년대독립운동가들이쓸법한의고적인까만뿔테안경,그너머에예사롭지않게빛나던눈빛이인상적이었다.그것이야심가의눈빛일까,이상주의자의눈빛일까.

고민하는사이잠금장치가고장난수도꼭지처럼정수필터도없이노희영의통렬한재담이터져나왔다.그것은때론로열패밀리에대한충성심어린방언이었고,과욕의승부사로,스캔들의중심을통과해온스스로에대한진솔한변론이었다.

노희영은구지은아워홈부사장과손잡고인천국제공항에푸드엠파이어를성공적으로오픈했다.뉴욕파슨스를졸업한그녀는단추디자이너로패션계에들어왔지만,90년대말부터2000년대초까지천부적인외식비즈니스감각으로청담동레스토랑붐을이끌었다./이진한기자

-구지은전부사장이보직해임후7월15일오픈한인천공항아워홈푸드엠파이어를을두고SNS에서“감격스럽다”고했습니다.범LG가로분류되는아워홈의최근인사사태와함께모든이슈의한가운데계신데,소감이어떠신가요?

“구지은부사장하고는여전히너무친해요.인천공항아워홈엠파이어는정말감격스러운우리작품이고,여전히저는10월2차오픈을진행중이예요.구부사장하고는이번에밀라노박람회보러같이다녀왔어요.여러부분에서함께상의도하고조언도주고받아요.

전로열패밀리들의가족내역학관계,사내정치…그런거는잘모르지만,구부사장곧돌아오리라생각해요.엠파이어를자기가돌아와서곧완성할새끼라고생각하니까그렇게홍보도하는거죠.밖에서는뭐라고들하시나요?노희영과사이가안좋아서,구지은부사장과틀어져서김태준사장도나갔다고말들많다고들하시던데…CJ있을때도이재현회장님이미경부회장님일을저하고너무엮으세요.”

-오너최측근실세로막강한영향력을행사해왔으니까요.

“저는그런거에자격지심같은게있어요.오너들의일은오너들의일이고저는그저일만열심히하는사람이예요.그렇게전략적이고정치적인사람이아니예요.아워홈도그래요.구지은부사장이잠시나가있을때,그공석에서도“내가어떻게해볼게”,그게내나름의도리인거죠.큰회장님의맘은저희도몰라요.사자가새끼훈련하듯….한번냉정하게끊어가시는건지…

-그러기에는타이밍이너무절묘하지않습니까?

“그건인정해요.사업이대박이나거나오너스캔들이거나항상말이많은상황에제가있었죠.이번에푸드엠파이어도그래요.SPC랑CJ랑아워홈셋이붙었는데,SPC랑CJ는개별적인매장이지만,아워홈은브랜드들을보아서보여주니까몇백명이모여서줄서고사람들이볼때한마디로대박이난거죠.”

-이슈의중심에있는것을즐기는편인가요?

“내가뭐하나오픈하면적도오고우방도와서일단북적이니까뉴스가되는편이예요.친한사람은“잘돼라”고오고,안친한사람은“어디잘되나보자”고오고.어쨌든사람이몰려드는거죠.이번에구부사장이그렇게되고나서,절더러“당신은구부사장이데리고온사람인데왜일하냐?”그래요.저는개인적으로는오랜친구지만,2차오픈까지계약을한사람이예요.일은일이죠.”

-아워홈의김태준전사장과는동고동락한사이아니었나요?

“김태준사장은진짜식품역사상대한민국최고예요.삼성공채로입사해서제일제당,삼성자동차있다가CJ에서는식품본부장으로이재현회장밑에서손발맞춰저와비비고도같이한분이예요.그분도저도오너없이는컨텐츠추진력이없다는데동의하고,이미경부회장님나오면서같이나왔어요.그때도김태준사장은아워홈,신세계,대상에서다스카웃1순위였어요.그분이다시가고싶은길을가신거예요.저보다한참선배인데,저와얽혀괜히이런저런억측을낳게해서죄송할뿐이죠.”

-CJ에있을때새벽에도장문의문자로직원들을호통치는강도높은업무스타일로유명했습니다.

“제가성질더러워서직원들상처받았다는데,사실관계에서상처는늘주고받는거잖아요.특히조직에서는.제기억에전상처를주긴했어도모욕을준적은없어요.그런데그런말이꼭저와일도한번안해본사람한테서나온다는게문제예요.제자리와제스타일이오해가많을수밖에없다는거인정해요.그래도저는이거하나는자부심이있어요.“노희영하고같이일하면서당신이성장했냐?”그거에예스,하는사람이훨씬많다는거죠.제가너무강하게밀어붙이고상처를줘서미안하지만,키우지않고모욕감만주는사람보다낫다고생각해요.그래서때론상처를선하게이용해요.”

-이상한나라의앨리스와마녀를왔다갔다해서아랫사람이받들기에힘든면이있다고도들었습니다.

“그런저의마녀기질을한번통과하면저를사랑하게될거라고확신해요.”

-자기만의리더철학이있습니까?

“저는리더는연민이있어야한다고봐요.저는사람한테그마음이있어요.“저친구가커야되는데…”그래서더모질게하는지모르겠어요.지금도똑같아요.나를사랑하고존경할생각은하지도말라고.그냥너의성장만기억하라고.저도이재현회장님,이미경부회장님에게똑같은욕먹었지만,한번도기분나쁘다고생각한적없어요.”

-그래선지오너들의편애를받아왔고조직내부의견제도만만치않았지요?

“어쩌면난종으로태어났는지도모르겠어요.주인에게충성을맹세하는종.그런데주인이바뀌면또바뀐주인에게똑같이해요(웃음).오리온에서이화경부회장,CJ에서이재현회장,이미경부회장모실때나YG에서양현석회장모실때나의전다하고식단다짜드리고.그런데그게사랑받기위해서냐?아니예요.그게내책임,내할도리라는생각이예요.

내가음식하는사람으로이기업에들어왔는데,내보스음식관리하는건내기본이고내실력이예요.나는보스들이남긴잔반까지도사진찍어서봐요.그리고뭐가문제였는지꼭물어보고그분들피드백을들어요.간이짰는지,구성이심심했는지…그반응을보고다음을준비해요.

-일종의편집증증세같은게보이는데요.

“그런데그런자세로고객들을대해요.그래서성공확률도높다고봐요.”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대표와는어떻습니까?

“양회장하고는그런다짐을했어요.우리가밥집하나둘낼려는게목표가아니다.삼거리타운에K-pop,K-culture다믹스해서복합문화공간을만들자.레스토랑,클럽,펍,싸이가하는라면가게…내푸드컨텐츠와YG컨텐츠를합쳐보자는거죠.어쩌면나는작은CJ를만들고싶은건지도모르겠어요.내가평양냉면을아주좋아하는데,냉면까지해서우리가평양에‘평양삼거리1호점’을내고싶은거예요.”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대표는노희영이CJ를그만두자마자가장먼저전화해서조인트벤처를제안했다.그들이함께머리를모아오픈한프리미엄돼지고기식당삼거리푸줏간은홍대1호점에이어미국,태국등해외체인오픈을앞두고있다.

요리를하는사람들조차메뉴개발에대해오해하는부분이있다.메뉴개발,제품개발이익숙하지않은새로운맛을만드는것이라고생각한다.하지만이것은오산이다.노희영은“맛있는음식을조금더맛있게만드는것이가장훌륭한메뉴개발”이라고말한다.

세상에아예없는맛을만들어내는것은발명이지개발이아니다.좋은메뉴는대부분시장을끊임없이관찰한뒤한두가지의결정적아이디어를더했을때탄생한다.그리고아주익숙하고친근한맛에약간의신선한변화를가미했을때오히려큰효과를얻는다.

노희영은자신을창조가가아니라재창조자,발명이아니라개발하고조합하는,소비자와소통하는사람이라고한다.“마케팅의답은어렵지않다.소비자가움직이는곳에정답이있다”고.

-평양에평양삼거리1호점을내겠다는건근사한발상입니다.또다른계획이있습니까?

“저는CJ전과후로나뉘어요.애프터CJ작업이KFC마이징거런칭부터해서아워홈푸드앰파이어,삼거리푸줏간이예요.그리고여의도전경련빌딩에가을에죽여주는컨셉의레스토랑을오픈해요.51층전체를농장으로만들고,거기서수확한재료로50층의레스토랑을운영할거예요.이제전세계미식의흐름은신선한식재료예요.도심한가운데농장이있어야되는거죠.”

-조직에서나온후에도전혀기가죽지않는군요.

“조직이라는게무서워요.내부에있을때는동지지만개인이떨어져나오면적이돼요.그게조직의특성이예요.CJ에서짤린거냐?나온거냐?말들많지만,전보스가사라진조직에서일할의욕을못느꼈어요.그리고저는제스스로좌절하는꼴이싫어서사표낸다음날부터전력질주했어요.”

-탈세에대한이야기는안할수가없군요.레스토랑컨설팅업체‘히노컨설팅펌’을운영하면서3년간세금5억여원을포탈한혐의로올해6월벌금3000만원을선고받았지요.검찰소환될때,머플러로얼굴을가린사진이인터넷에돌았습니다.여로모로타격을받았을것같습니다.

“그랬지요.세금지식미비로그런일이생겼으니반성하고있어요.그런데나는돈에대해서는정말1원도몰라요.내카드도다직원들이한도를관리해줘요.개인회사도어머니명의로되어있었고.CJ에서내가고문으로있었는데,그게통상적으로기업에서는한직인데,저는그에비해월급을많이가져간다고생각해서국세청에서저를회사비자금으로의심을했던거아닌가싶어요.”

-멘탈이굉장히강한편이네요.

“쓰러지는거보여주고싶지않았어요.강해서아니고약해서그래요.약해서약한모습보여주기싫은거예요.그러면진짜쓰러질거같아서.다행히도신이저를잘세워주셨어요.어쩌면사람을성공시키는건컴플렉스와적이예요.그게사람의능력을반전시켜요.그걸받아들여싸우면스스로를뛰어넘는거고,포기하면거기서멈추는거지요.

전하고싶은일이진짜많아요.CJ에너무감사한게KFC할때CVC라고세계3대펀드회사에서제포트폴리오를보고이게한사람이다한게맞냐고그래요.그만큼경계없이일을했어요.

왜그런가하면난사고자체를월급쟁이처럼안하고오너처럼해요.그런데월급쟁이가오너처럼하면욕을먹어요(웃음).그러면저는이렇게말해요.나는‘오너질’을하는게아니고‘오너십’을발휘하는거라고.그건누가아느냐?오너들이알죠.그래서오너들에게사랑을받았고그래서후회가없어요.

나는전화기2개를가슴에꼭얹고잠을자요.혹시내보스가하는전화를못받을까봐.”

-그런요구를아랫사람에게똑같이하셨죠?

“그렇지요.그래서우리엄마가명언을하셨지요.“그사람들은처자식을위해회사를다녀.너는오너를위해회사를다니는거고.”나는급이맞는식모가최고라고생각해요.최고의식모가되고싶었어요.”

-그런마인드라면대기업에서제안이빗발쳤겠습니다.

“너무많았죠.그런데지금은조직에들어앉고싶지않아요(웃음).컨설팅하는걸로족해요.내돈투자한YG하고만할계획이예요.목표는라이프스타일이지요.다행히CJ에서음식,패션,방송,영화다다뤄봤어요.”

-노희영의경쟁력은뭐라고보나요?

“내경쟁력은눈하고혀예요.시각적으로기억하는능력이랑혀에저장하는능력.나는아침에이를닦을때치약맛을다르게느껴요.매운거먹었을때,치즈먹었을때,자장면먹은날각각혀가다르게반응해요.수건으로얼굴을닦아도이게몇번빤건지다느껴져요.”

-어린시절부터단련된건가요?

“어릴때내별명이“좀더자세히얘기해봐”였어요.그때는연속극보고놓치면구전으로들어야했는데,그럴때저는항상구체적인묘사를원했어요.뭘입고뭘먹고어떤공간에갔는지.

어머니아버지영향을진짜많이받았어요.자식은부모의50%이상을받아요.집착의핏줄도그렇게물려받았죠(웃음).엄마는내가뭘먹었는지화장실은잘가는지,내뱃속을다알아야안심이되시는분이예요.아버지는타고난미각의소유자세요.”

예민한미각은어려서부터노희영에게지대한영향을미쳤다.노희영의아버지는매일의끼니를매우중요하게생각하는분으로일주일에한번은반드시가족과함께외식을했다.아주꼬마였을때부터유학을떠나기전인10대중반까지아서원,한일관,파인힐등이름난요릿집은안가본적이없을정도다.사업을하며해외에오갈일이많았던아버지는해외에서맛본새로운음식을한국에돌아와직접요리하며가족에게선보였다.

아버지의스키야키는다시마와가다랭이포를우려낼때도군더더기맛을없애기위해한번더체에거른다든지간장,설탕,맛술로기본맛을내고무를넣어시원만맛을더한다든지당신의방식을이용했다.이런아버지의레시피는제일제면소의스키야키에도응용됐다.색에민감하고맛에예민한감각,먹을거리에대한관심과애정.그모든것이그녀에게고스란히전해졌다.

미국유학시절부터보고또본요리책‘조리’.이책한권이노희영의오리지널레시피북이됐다.노희영은90년대청담동레스토랑1세대로시작해퓨전레스토랑궁,도산공원느리게걷기,유기농면레스토랑호면당으로패션피플들의까다로운입맛을사로잡았다./이진한기자

오리온에갈때는백지수표를받았다는말도돌았습니다.

“아니예요.제가제브랜드마켓오를만들어서오리온에팔았어요.베니건스를웰빙가미된파머스베니건스로리노베이션해서첫달에3억에서6억으로수익도크게냈고.그런데딱1년이지나서이화경부회장이저를믿고불러서오리온계열사대표하라고그래요.전싫다고그랬어요.난사장싫고초코파이같은거하나만들어보고싶다고.그렇게20명되는공장아저씨들하고쿵작쿵작해서만들어낸게마켓오의대표과자초코브라우니예요.그때1년목표100억을해내라고했는데,제가첫달에52억을했어요.그리고나서오리온에서내세상이왔지요.”

노희영은늘좋은타이밍에바라던기회를얻었다.대중이퓨전요리에눈뜨기시작할때레스토랑궁을,느림에관심이생겨날때카페느리게걷기를,웰빙과유기농트렌드가대두될때마켓오를맡게된것이다.

마켓오는다각화기업의대표적인잠재력을가지고있다.건강한식재료과자브랜드로출발했지반,친환경의류나리빙브랜드가될수도있고같은철학을공유하는출판문화브랜드가될수도있다.철학이깃든브랜드는스스로성장하고뿌리가같다면얼마든지변형될수있다.그녀가항상고민하고완성하고싶은‘맛있는건강’이라는철학은마켓오에서시작되었고아직도진행중이다.

-CJ와오리온에양다리를걸치는오버랩시기가있었습니다.기업역사상전무후무할텐데요.

“이미경부회장은사적으로알고있었어요.그런데비빔밥비즈니스를하고싶은데조언을좀달라고하더라구요.그런데들어보니까딱제가해야될일이예요.어릴때부터맥도날드보면서글로벌한식브랜드한번해보고싶었거든요.그래서제가이화경부회장한테부탁을드렸어요.그때임원들이다말도안된다고반대했는데,그분이그러셨어요.“사람을크게풀고크게쓰자.CJ에서배워와서우리회사에쓰자.”

-그런데그렇게1년을겸직하고,CJ로가셨죠?

“당시에오리온이온미디어와베니건스를다팔았어요.저로서는딜레마였지요.갑자기부사장발령나고벤츠500차량이나오고그런것도스트레스였어요.뻔한임원회의참석하는게제일고역이었어요.오리온에서는할만큼다했고,그래서부회장님에게“저는새로운거하고싶은데,제꿈이CJ에있다”고말씀드렸더니놓아주셨어요(웃음).”

-오너를난처하게만드셨군요.

“저도울고부회장님도우셨지요.나는내가미치는일을해야해요.그래서아침에일어날때행복해야돼요.청년들에게도나는그렇게‘미쳐서행복한사람’으로모델이되고싶어요.나하고지금함께일하는회사식구들도그런나를믿고오리온에서CJ를거쳐여기까지따라왔어요.CGV상무,부장도저랑같이나와서일해요.저는진짜저를알면욕할수없다고봐요.저는사람에대한연민이진짜많아요.내가클때너도같이크자,그게제모토예요.”

-과욕의승부사기질이있으세요.

“나를위해서는안해요.좋은음식이나좋은문화를위해서만해요.”

-지속적으로프리미엄을추구하는이유는뭔가요?

“저는그런게문화라고보는거예요.밥이그냥밥이아니라그안에담긴건강,취향,스타일을녹여내는게.비비고,계절밥상,마켓오,투썸플레이스그런게다내스타일이고거기서또진화해야된다고봐요.YG에서는또다른모습보여드려야죠.내가한걸카피하는게제일못난짓이니까.

YG에직접투자한것도이제더이상시집은안가겠다는결심이예요.대리모처럼애낳아놓고나오는거이제는그만하고싶어요.삼거리푸줏간은내가투자해서낳은내아이니까.”

-그런생각이라면남의집에서크는아이에게간섭꽤나하고싶을텐데요.

“그래서투썸플레이스지나가다뚜레주르지나가다보고예전직원들에게문자보내서호통을쳐요.그런짓그만해야지요.CJ에서‘설국열차’‘명량’다마케팅하면서영화일도했기때문에지금도개봉작은다찾아봐요.집에서TV4~5개를한꺼번에켜놓고봐요.궁금한걸못참는성격이예요.”

스스로를카피하지않고다른방식의혁명을계속일으키겠다는노희영./이진한기자

-여자로서어떤사람인가요?

“전아주여성스러운사람이예요.다만사주를보면80세노인이3살아이를업고있는형상이라어떨때는심오하고어떨때는말도안되는떼를쓰는그런이중성이있지요.”

-스스로를혁명가라고도칭했는데…

“제가체게바라를좋아하는데,그분이혁명이끝나고장관할때는벤츠를타고,그만두고나서는또노동자와어울리고그렇게파격적으로살았어요.”

-프레임에갇히지않았다는데서경의를표하는건가요?

“혁명은혁명가에게!정치는정치가에게!그태도가멋지다는거죠.저는회사를운영하는대표가아니라새로운것을하는사람이에요.그래서계속라이프스타일혁명을일으키겠다는거지요.기업에서사회에서안정을원하고,이정도면됐다,그러면저는물러나야지요.그런데지금기업은혁명없이는살아남기힘드니까한동안이어지겠지요.

저는뼛속까지한국인이라한식,한옥,한류를다좋아해요.저는스스로를카피하지않기때문에,다른방식의혁명을계속일으킬거예요.”

-어떤면에서도전중독자같습니다.

도전좋아하지만,그도전에도원칙이있어요.저는무언가상상할수있는걸좋아해요.그래서JP모건이부대찌개놀부브랜드를사서,저한테컨설팅의뢰했는데그건거절했어요.그림이잘안그려지더라구요.또지는게뻔한싸움도않해요.오리온에서60억들여서런칭한레스토랑미스터차우바꿔달라고했을때도,저는그대신내가만든마켓오를사라고했어요.그마켓오가저를스타로만들어줬고,CJ가날개를달아줬죠.

-대기업이없었으면노희영이라는브랜드는어떻게됐을까요?

“그냥컨설턴트로살았겠지요.기업가들에게많이배웠어요.이화경부회장한테는철학을,이재현회장한테는패러다임,포맷팅하는법을,이미경부회장에게는업의본질을존중하는법을배웠어요.양회장은예민하고촉이빨라요.그릇이아주큰리더예요.”

나이가들수록눈은어두워지고혀는둔하고무던해지는법인데,노희영의눈과혀는더욱젊어지고있다./이진한기자

-오너들의삶을곁에서지켜보면서어떤생각이들었나요?

“다른세상이예요.가족의핏줄로얽혀있지만,더큰무언가가있어요.단순히아버지와딸,누나와동생…그렇게볼수가없더라구요.”

-최종적으로뭘하고싶은건가요?

“도시에컨텐츠를심는부동산디벨로퍼도괜찮을거같아요.

-결국은다라이프스타일이네요.

저는기업에저같은사람이많아야된다고봐요.이제는영화를알고음식을알아야자동차를파는시대예요.보고느끼고오감이발달한사람이기업에많아야돼요.

노희영을처음만난건1996년.그녀가국내최초단추디자이너라는직함을달고패션계에서일할때였다.단추디자이너라는직업도특이하지만,더이색적인건미국에서소아과인턴십을하던사람이돌연그안정된길에서파슨스디자인스쿨로궤도이탈을했고,그뒤패션일을한다는것이었다.그리고다시레스토랑컨설턴트로의운명같은전업.

노희영이내놓은레스토랑을거치다보면그가세상을어떻게바라보는지느낄수있다.

이제까지노희영은느림의미학,슬로우푸드,로컬푸드등국내에선생소했지만가치있는키워드를그녀의방식대로해석해국내트렌드에맞게새로운것으로탄생시켰다.

나이가들수록눈은어두워지고혀는둔하고무던해지는법인데,노희영의눈과혀는더욱젊어지고있다.

[김지수의人터스텔라]김지수대중문화전문기자/조선일보2015.07.25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