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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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지난날을 떠올려본다.
무엇이 제일 후회되며
무엇이 제일 하고싶었느냐고?

그곳에는
후회도 슬픔도 있었지만,
기쁨도 그리움도 있었네요.

가슴 떨리는
벅찬 기쁨도 거기에 숨어 있었네요.
살아가며 괴롭다고
자꾸만 잊고 살았는데…

많은 후회 속에도
잔잔하게 떨리며 퍼져나가는
환희 또한 제 것이었네요.

축복은 신이 내리고
행복은 자신이 가꾼다는 건
잠시 잊었네요.

황량한 가을 들녘
다 버리고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빈 가슴 적시는 추억으로
살찌우렵니다.

 

2 Comments

  1. 無頂

    2016년 3월 2일 at 2:55 오후

    제 눈앞에 가을 들녘이 아른거립니다.
    누더기 입은 허수아비와 참새가 시골 풍경을
    정겹게 연상되네요.
    멋집니다 ^&^

    • 초아

      2016년 3월 2일 at 5:28 오후

      예전에 써둔 글이라 계절에 맞진 않지만,
      그냥 발표한 순서대로 올리고 있습니다.
      덕담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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