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2동
[바닥에 그려놓은 울긋불긋 하트]
집에서 가까운 효목 2동 70계단이 환하게
꽃단장하였다기에 오랫동안 들리지 못한 곳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내려다 본 70계단은 옛날이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
중간에 스태인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둔 것외에는…
내가 잘못 보았나 하고, 우측으로 좌측으로 내려다
보았지만, 역시 평범한 세멘트 계단만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가서 맨 아랫쪽에서 보아야 하늘의 별과 벚꽃으로 활짝 핀
70계단의 꽃길을 볼 수 있다는 귀띰을 받고 왔기에 내려가 보기로 했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바닥에 그려진 하트가 보였다.
‘뒤를 돌아보세요.’
라 저혀 있기에 뒤 돌아 보았다.
그랬더니, 우와!~~~~
밤 하늘의 별이 고스란히 내려와 계단에 박혀 있다.
아름다운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어릴적 보았던 동화속의 계단으로 순간 이동
어린왕자가 다녀갔나?
이렇듯 삭막하던 계단이
마술을 부렸나?
화려한 별계단으로 변했다.
맨 아랫쪽에서는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궁금하여 서둘러 내려갔다.
내려가다 궁금하여 다시 뒤돌아 보았다.
별들이 총총히 박힌 계단
아랫쪽이 궁금하여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70계단 전경]
맨 아래쪽 길에서 담은 꽃과 별로 환해진 70계단
70계단 골목은 누구나 힘들어했다.
가파른 경사도 문제지만 70개나 되는 계단은
젊은이라 해도 다니기 힘들었다.
특히 겨울철 눈이 많이 쌓인 날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이 계단을 통해 동구시장으로 장보려 다녔던 때도 있었지만,
주변에 마트와 슈퍼와 효목시장이 생겨나서 들리지 않게 된지가
벌써 수십년… 이렇게 변했네요.
게다가 그 골목이 있는 지역은 집안의 물건을 훔쳐가는
절도사건까지 종종 발생해 경찰의 도보순찰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한다.
동구청에서는 효목2동에 위치한 이 지역을 도시재생활력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통장과 주민들도 주민참여 도시학교로 다니는 등
지역개발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곳에 얼마 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범죄예방을 위해 동부경찰서에서 70계단에
방범용 CCTV와 포돌이 캐릭터 등을 설치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뭔지 모를 어두운 구석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
그랬던 70계단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우와!~~~~
밤 하늘의 별이 고스란히 내려와 계단에 박혀 있다.
동부경찰서 범죄예방협의회에서 70계단을 통행하는
주민들의 불안감 호소를 해결하고자 계획하게 되었으며,
동구청과 동구자원봉사센터의 협조로 진행하였다.
동구자원봉사센터 ‘Van벽화봉사단’의 주관으로,
지역봉사단. 경찰관 등 주민 20여명이 참여하여
‘별 헤는 봄날의 꽃길’ 벽화를 완성하게 되였다.
어두운 귀갓길에 불안감을 호소했던 효목2동
70계단을 반짝이는 별들과 아름다운 꽃길로 만들었다.
꽃길을 보며 올라왔기에 힘든줄도 몰랐지만,
이렇게 ‘조금만 더 힘내세요.’ 라는 문구에 힘이 불끈 쏫는듯 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김광석 길’, ‘근대골목’에 이어 대구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며, 도심 속 꽃길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다.
볼일이 없어도 다시 들려보고 싶은 70계단
그동안 멀리했던 길이 이젠 오고 싶어하는 곳으로 변했다.
경찰청 주최 ‘제1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에서
동구자원봉사센터가 ‘사회단체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문득 조동화시인의 ‘나하나 꽃이 되어’ 가 떠올랐다.
나 하나 꽃이 되어 / 조동화
나 하나 꽃이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너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위에서 내려다 본 70계단 전경]
나 하나 별이 되고, 나 하나 꽃이 되니…
삭막하였던 70계단이
환하게 별을 헤는 계단과 꽃길로 변했다.
데레사
2017년 1월 21일 at 6:48 오전
별꽃이 처음에는 안보이나 봐요.
아무것도 안 보이다가 내려가서 뒤돌아
보면 장관이 펼쳐 지는군요.
밤에는 더 화려한가요?
초아
2017년 1월 21일 at 9:48 오후
처음에는 안 보이는게 아니구요.
숨어 있어서 몰랐던거에요.
계단층사이 세로벽사이에 숨겨져 있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안보이다가
뒤돌아보거나, 아랫쪽에서 보면 쨘하고 보이지요.
밤엔 가보진 못하였지만,
듣기론 밤이 더 화려하게보인다합니다.
김수남
2017년 1월 21일 at 11:00 오후
정말 아름다운 발상이었네요.이 일을 함께하신 모든 뷴들께 박수를 보냅니다.대구가 구석구석 더 밝고 아름답게 변화되니 정말 너무 좋습니다.탐방기사 너무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초아
2017년 1월 23일 at 5:49 오전
대낮에도 어두운 골목길은 가기가 두렵지요.
그런데 이렇게 환하게 별과 꽃으로 벽화를 그려놓으니
볼일이 없어도 다시 들려보고 싶은 길이 되었답니다.
응답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