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꽃골무

@2006년6월이해인수녀님의생일어머님과..

어머니와꽃골무

글이해인/사진박인숙

어린시절함께놀던동무들에게내가가장즐겨한선물은인형을만들수있는예쁜헝겁,색종이그리고어머니가틈틈이만들어주신꽃골무와노래개였다.내가원하기만하면언제나만들어주셨기에나는귀한줄모르고앙증스런꽃골무들을지인들에게선물하였고수녀원에와서도그랬다.

나에게어머니의골무는주고나면또생기는요술주머니와같았다.두딸이살고있는각각다른수녀원에면회오실적마다어머니는수십개의곷골무를목걸이형태로엮어오시며친한동료들에게도몇개씩선물하라고하셨다.

그러나해가거듭할수록어머니의골무는조금씩줄었고내가너무흔하게쓰는것같으면어머니는"만드는데시간이걸리고나도이제눈이침침해못만드는날이올것이니귀하게여기는게좋겠다"고가만히당부하시기도하셨다.

"어디엘가도수녀님어머님이만드신골무만큼정교하고아름다운것은보지못했답니다""꽃골무의주인공이신어머님건강하신가요?아직도골무를만드시나요?"하는말을요즘도종종친구수녀들에게듣곤한다."누가"그골무를하나만더얻을수없을까요?"하면나는이제조금남은것은머잖아귀한유품이되겠기에전처럼흔하게내어놓을수가없음을양해바란다고대답한다.

팔순까지도골무만드시던어머니는이제구순이넘으시니기운이나시면종종뜨게질은하셔도골무를만드시는것은엄두가안난다고하신다.

요전에서울을가서어머니의방을정리하다가꽃골무에쓰이는수실과몇개의골무가있어얼른가져왔다.하도많이만들어본도없이한땀한땀골무에갖가지모양의꽃을놓으실적마다어머니는무슨생각을하셨을까,

섬세한모양의꽃술까지수놓는일이늘즐겁고재미있다하시던어머니.어린시절부터혼자있어도심심하지않았고생각하는것을좋아했던어머니는눈썰미가있어고운것만들기잘하셨다고한다.

너무예뻐서막상바느질할적엔쓰지못하고장식용으로모셔두게되는어머니의꽃골무.골무안에는어머니가살아오신긴세월의희생과인내,사랑과기도가있고,자녀인우리와함께했던어린시절의추억이담겨있다.

앙증맞은어머니의골무에서나는사계절의향기를맡는다.그작은골무에서무한으로이어오는모정,우주적인사랑을본다.

"요즘은어디론가자꾸떠나는꿈을많이꾸어""좋은모습못보이는나자신이싫고미안할뿐이지""이젠내몸이초라해지고작아지는게보이지?"수차례입퇴원을반복하시는어머니는종종한숨을쉬며말씀하신다.

어느날어머니가이세상을떠나시면꽃골무는내가더욱아름다운기념품,간절한그리움의상징이되리라,참으로정성껏빚어낸내어머니의예술품인꽃골무를오늘도가만히들여다보며동심으로돌아가"엄마..!"하고불러본다.나의남은날들을더욱밝고맑은꽃마음으로살아야겠다고다짐해본다.

-월간샘터2005년4월호-

지난
2004년봄부터지금에이르기까지
노환으로고생하신
저의모친김순옥(펠리치따스1912년음력9월3일생)께서는
마지막작별인사를나눈후에도
번번이다시일어나시어부활의웃음으로
우리를기쁘게하셨는데
이번에는심상치가않아서
기도의도움을청합니다
다시살려달라는기도가아닌
선종을위한기도가더필요한상황같아서요

중략…

민들레영토회원들에게온이해인수녀님편지/

꽃골무작가이신수녀님의어머니(김순옥페리치따스95세)는오랜투병으로

가족들의마음을졸이게하시더니지상에서의이별을준비하시고계십니다.

1남3녀의어머니로두딸을수녀로봉헌하시어평생을희생과기도의삶으로

이어오시다이제사랑하는가족들과의작별을하시려하십니다.

그것이어떤일이든주님이부르시는거룩한일임을믿으며가족들과

우리에게남기시는사랑을기억하며아름다운모습으로선종하시도록기도드립니다.

07/08/10

@어머니께선물받은핸드폰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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