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풋 사랑처럼

/성라자로마을(사진출처/네이버)

"그새바람한톨스치면

풋,그대향기에풋풋하게감싸여

난서툴게이슬맺는풀잎입니다

풋,늘그렇게

풋,사랑입니다"

유하/풋사랑입니다

성라자로

새해들어가장츕다는둘째주일날

이해인수녀님을좀특별한곳에서만났다

생각해보니수녀님어머니일주기를치른작년

가을이시작하려는구월초,그러니얼추넉달이지난후이다

위성도시의변두리산자락끝에그곳에서휴양중이셨다

을씨년스런거리는겨울의칼바람이떠다니고

잎떨군바싹마른겨울나무는허허로운도시의

낭만의시린아픔을허리에두루고있었다

그동안몇차레의항암치료를받고많이지쳐계실

수녀님을그려보며그렇게추운줄도모르고갔다

생각은기우였다

수녀님의모습은의외로의연하였다

신앙은인간의나약함을초월할정도의힘이었을까

40여년수행은험난한태풍에도꽃을피울수있는걸까

산다는것은길을가는것이거늘

그길을따라목적을향해걸어가는것

어떤인생의이정표와입구출구역시

자신의마음에따라이루어지는것이라지만

온갓바람은내운명을모조리거쳐지나갔고

그저한많는세상앞에한없이서있는중이다

세상과적당히타협할줄도모르고

당차게맞서투쟁하지도못하고두말없이

그냥버티고사는자신이한심하기만하다

그래도다행인게그런염세적인나에겐

정신적멘토이신해인수녀님의신앙의지를배워

부정적인삶에서방황을벗어날수있었다

해인수녀님을만나면

형제에게서나친구들에게서나

느낄수없는그런행복이있다

마음을읽어주는인간적인지혜로움과

서로의관심사를주고받는다정함과

온몸으로느끼게하는그런기쁨이있다

나는마침전날본영화쌍화점을이야기하고

수녀님은시인유하감독의시세계와영화를

"바람부는날에는압구정에가야한다”결혼은미친짖이다"등등..

예술적해박함과기억력..

제주의내주변인물들,그사람들사연까지기억하시는

암튼수녀님의기억력은아무도못말리는총명함이다

"그렇게항암치료를받았으면서도…"스스로그러신다

우리는한참을웃었다

그래요

행복스런웃음한점에

가슴에꽃피는들꽃입니다

사랑스런눈길한점에

마음에이슬맺는풀잎입니다

그렇게늘

풋사랑이고싶습니다

환자들과미사를보고다음주일에다시약속를하였다

09/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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