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해질녘의왕저수지

"사랑이깊어진다는것은

서로에게항상좋은벗이되어

세상을아름다운눈으로

바라볼수있다는것

그렇게함께늙어갈수있다는것이다"

사랑이깊어진다는것은/유인숙

큰언니가뇌경색으로쓰러졌는데발견하기전까지

홀로10시간동안처절한사투를하였다는말을듣고

마음속으로많이아팠다

언니는남편과사별한지꼭1년만이다

그순간생각이언니보다나자신에게로돌아갔다

나또한홀로사는처지다보니동병상련심정으로

순간인간의이기적인속물근성이발동한것이다

역시의사의말대로좋은약과좋은영양제가

생각보다빠른회복를가져와한숨을돌렸지만

평생을장애의몸으로살아온현재의병상의모습에서

오래전엄마를잃은후의상실감의아픔,

일사후퇴때피난내려와온갓고생을고난을평상일상으로

아들을낳지못했다는이유로아버지의첩까지한집에서거느리는

한을품은채딸다섯을키워낸엄마의애달픈일생이새삼겹쳐져

가슴속에서눈물이흘렀다

생로병사의엄연한진리앞에서

지상에서의시간은그야말로짦고덧없다

그래서삶이더욱아름답고고귀할것이다

돌아보면정체성없는삶의경계에끌려다니며

어쩔수없는존재로살아오지않았는가

꽃을보면나팔꽃이라고이름짖지만

나팔꽃은자신의이름이나팔꽃인지모르듯이..

사람이나이를먹으면하늘의뜻을안다는데

아직나는나자신도몰라헤메고있다

다만가능할수만있다면

내가꿈꾸었던옛기억의발자국을따라

결혼전의삶으로되돌아가고싶을뿐이다

우리모두는늙는다

육체는날로쇠퇴해지고

때때로슬픔을느끼면서

봄여름가을겨울의자연의순리를받아들이듯

나이듦을선물로받아드리고

외로움을성숙으로맞이하여

노년과죽음을맞이하는거다

그무엇보다그몸에서

어여쁜딸꽃세송이을얻고

그누구보다강한의지와정신력은

대동강딸들의전설로남겨질테고

이제큰언니의남은삶의여정은

인생의정화작용을이루는병과삶과의타협점에서

인간의본질을발견하는때일지도모른다

그리고정녕우리모두에게

자유롭게사랑할때일지도모른다

그래도59세에돌아가신엄마보다

큰언니는십년을더살고있고

난삼년을더살고있다

"오늘도신비의샘인하루를맞는다"구상/하루

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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