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올래8코스..예래바다

"가끔씩그대마음흔들릴때는
한그루나무를보라
바람부는날에는
바람부는쪽으로흔들리나니

꽃피는날이있다면
어찌꽃지는날이없으랴

온세상을뒤집는바람에도
흔들리지않는뿌리
깊은밤에도
소망은하늘로가지를뻗어
달빛을건지더라

더러는인생에도겨울이찾아와
일기장갈피마다
눈이내리고
참담한사랑마저소식이두절되더라"

이외수/가끔그대마음흔들릴때는

@예래바다

4월의바람은아직쌀쌀하다

고사리장마비가그치고나더니

바람의섬을깨우치기라도하듯

연삼일째부는바람이다

봄날봄바람의낭만이기보다는

봄날허무함같은분위기로

가슴속마져휭한바람이인다

전에요양병원동료였던그녀는

자기생일이라며불쑥불러내어

내가좋아한다고모슬포산방식당의

밀냉면을시원하게먹여주었다

그의남편은노름꾼으로결혼내내속썩였고

딸셋과빚만잔뜩남기고몇년전에세상을떠

혼기꽉찬첫째딸과둘이서그빚을갚느라

허덕거리며살아간다

여자는제주,남편은충청도사람으로

섬과육지의만남부터가잘못됐다며

그러다막상죽음이닥치니마음은담담하고

펑펑눈물이쏱아져야하는데워낙상처가

깊은탓인지눈물조차나오지않더란다

고통도어느한계에다다르면두렵지않다

그런사람을선택한자체만부끄럽고

다만가슴이막막하고육체적통증만이

뼈아프게밀려온다

단한순간도제대로남편노릇을

한적이없는사람과살아본사람은안다

그들은어떤사람들일까

삶에긴장감이나진지함은전혀없는

이미절망한영혼이거나비겁한부류들일까

몸은성숙하지만미성년이어서

가족을사랑하는방법조차모르는미숙아

그런걸’키덜드증후군’이라고한다고

이름까지붙어진거보면그런철부지

남자가많긴많은모양이다

누구든결혼,행복이무어냐고물으면

정말이지사정이복잡해진다

그댓가는너무나가혹하고잔인하여

광풍과격랑의바다를헤쳐가야한다

거기다희망의돗대는부러지고

등대불은꺼지고폭풍과파도의밤바다에

난파선을타고있는듯한그심정은

당해본여자는알고도남는다

나역시내남편과더불어이세상

모든남자들을싸잡아나쁜놈들이라고

평가하기도하지만,그때문에

마음의문까지꽁꽁걸어잠그고살다

죽어야하는삶도때로생각해보면

한편분하고억울한마음이들기도한다

결혼전

미리남편자격을갖추고준비하여

남편노릇제대로하는그런좋은가장만드는

그런전문학원은없을까

0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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