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의 생각
BY 파도의말 ON 11. 1, 2009
@산굼부리갈대와분화구..은은하게물든단풍..
"산다는것이
그저마음을태우고
살을말리고
이름을잊어가는것이었다"
갈대의생각/이남일
제주가을은갈대천국이다
들판어디에도길가어디에도
은빛갈대가없으면가을이아니다
제주가아니다
산굼부리갈대숲을보러갔다
저마다속삭이듯서걱거리며
바람따라파도치는갈대숲,
가을냄새가코끝에물씬거린다
가녀린몸매로흔들리지만
그러나허물어지지않는갈대
휘청거리며꺽어질듯하지만
다시일어서는갈대..
가을의상징은빛갈대,
속없이흔들거리는갈대
시인들의가슴에인생삶을풀어내고
우린그언어에감동하고눈물삼킨다
"산다는것이
속으로이렇게
조용히울고있다는것을
그는몰랐다"
갈대/신경림
저마다혼자견디며
익어가는이가을
초연히흔들리는갈대
그마음속을헤아려본다
마음속에서일어나는욕망
이룰수없는희망같은건
품지않고산다
그초연함을배운다
"갈대숲에서가슴검은도요새도너를보고있다
가끔은하느님도외로워서눈물을흘리신다"
외로우니까사람이다/정호승
산굼부리의갈대숲에서
겸손함과애잔함과
가을의아련한정취를느끼고왔다
0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