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제주산굼부리갈대숲에서…

"희미한햇살이라도잠시들면

들풀들이상처를널어말리고있다

이제겨울이다가오고있지만

모든것은겨울을이길만한눈동자들이다"

나희덕/11월

언제부턴가가을이상실되었다

어느날부터11월가을은

가을도겨울도아닌계절이되었다

이맘때바람부는갈대숲은

늘상쾌하고신선하였다

곧겨울을예고하듯찬바람이

가슴을서늘하게한다

갈대는바람에익숙하다

한생애를흔들리며속절없이사는갈대

시인들의가슴을풀어내는그리움이다

내게도바람은익숙하다

혼자견디며성숙하는초연함을

이룰수없는희망같은건잊으라배웟다

한평생스처가는

한자락바람같은인생이라면

사랑도한자락스처가는바람이라면

손에잡힐리가없겟지

"산다는것이

그저마음을태우고

살을말리고

이름을잊어가는일이다"

갈대의생각/이남일

산굼부리은빛갈대숲에는

까마귀떼까욱거리며소리내날고

애잔함과아련한계절의정취가있다

할머니와손자의가을

어떤길보다아름다운갈대숲길

가을을걸어간다

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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