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장미

"눈먼손으로

나는삶을만져보았네

그건가시투성이여어"

장미와가시/김승희

겨울장미가피었다

지난10월,마리아가서귀포오일장에서샀다는

빨간장미화분과노란장미화분에는

탐스러운장미송이들이활짝피었다가

한달을넘기지못하고고스란히지고말았었다

12월이들어서면서부터

그잎사귀만남겼던장미화분은

다시몽우리가생기기시작하더니

하나둘씩피기시작하여지금

아련하고청초한모습으로거듭피어낫다

겨울의혹독한시련을이기고

따뜻한희망의햇살로

막향기를풍기며피어났다

일단자기를내던지고다시태어났다

이틀후면한해가간다

과거의기억에얼어붙은발거름은

무거워떨어지지않는다

설령가시투성의삶이라도그시간은

다시오지않을과거속으로걸어간다

자,이제모든것다버리고

그어둠에서나와햇살로걸어가자

오로지눈먼삶으로

그누구의손을잡고..

1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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