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바지

"엄마!,이바지너무예쁘네요"딸아이가말했습니다.

"응,외할머니께서입으시던거야.엄마가너무보고싶어엄마랑함께있는듯해서요즘즐겨입어."저가말했습니다.
4년전에딸이이민온지11년만에한국을방문했습니다.
4살때유치원다니다가,이민을온후그사이고국방문을하지를못했습니다.
저희가가게를운영했기때문에아빠,엄마랑조용히여행삼아고국방문이어려웠고
저는3년에한번정도부모님뵈러방문했지만10일이내에급히돌아와야했기에데리고가질못했습니다.
그리고방학이아닌시기기에더욱함께가기가어려웠습니다.
금방다녀오기엔드는비행기값이비싸아깝다싶기도해서입니다.
딸이15살이된여름방학에혼자서한국을방문했습니다.
시골교회의여름성경학교영어프로그램봉사자로가게되어서방문하게되었습니다.
간길에늘통화로만하고사진으로만만나던친가,외가식구들을만나고
사랑을듬뿍많이도받고왔습니다.
모두들예뻐해주고반가워해주고사랑해주는사람들이었으니딸아이는더욱행복한고국방문이었습니다.
시골아이들에게3주간좋은영어성경선생님으로봉사해주고수고해준보람도컸습니다.
그런데무엇보다외할머니의사랑을진하게뜨겁게받고온것이너무도감사했습니다.
친정어머니께선그당시만해도예수님을믿지않으셨습니다.
저가예수님믿고부터먼저믿은언니랑,함께믿는남동생과함께
늘위해기도하고전도해와도좀처럼마음이잘안열리셨습니다.
엄마는불교신자로정절을지킨다는마음의신념이셨습니다.
예수님을믿는것을마치여성이재가하는것으로생각하고신앙을바꾸는것을잘용납할수없어하셨습니다.
그래서어머니나름대로사람을보시는기준이계셨습니다.
저희는예수님믿으니참단순하고날을잡아도우리가시간되고편한날을하는데
엄마는무슨날을잡아도꼭물어서하셨습니다.
이웃동네에엄마가용하다고하시는점을하는친구가있었습니다.
요즘처럼전화도없고소식이잘안닿던옛날에큰언니가큰오빠가있는서울에갔는데
며칠째연락이안닿아서걱정이되셔서물어보셨는데그분이너무도잘맞추셨다고
그때부터많이신뢰를하게되었다고합니다.
그래서엄마나름대로자녀들을위한정성을들이시고또종종뭘잘물어보셨습니다.
엄마는저에게자주
남편이랑저는궁합이너무도잘맞아서어디가서나잘살고가시덤불에던져둬도잘살사람들이고
소랑토끼가만난데다가둘이시간과모든것이정말천생연분이라고했다시면서늘
엄마방식으로저를축복해주셨습니다.
저가예수님믿고나니이모든것이정말’하나님은혜!’이라는고백을하는데
어머니께서는아직그런마음이열리시지않으셨을때였습니다.
그래도엄마가늘좋은말씀으로축복해주심이감사했습니다.
그런어머니시기에외손녀를보시는관점또한어머니의방식으로보셨습니다.
어머니가보신여성중에제일예쁜사람이라고하셨습니다.
저랑언니들보다도또여러손녀들중에서도그리고주변에어떤여성들보다
저희딸이이쁘고복이많은사람이라고했습니다.
얼마나얼마나칭찬하시고예뻐하시는지저는어머니말씀을들으면서너무기쁘고감사했습니다.
저의딸이니당연히예쁘고예쁜데
어머니께서는당신이살아오시면서보아오신경험과또당신나름대로의미의기준으로보실때
저희딸이너무너무복진모습이고예쁘다셨습니다.
그래서저희딸도자기를너무도좋아하는외할머니를너무도좋아했습니다.
말씨와태도와모든것이외할머니눈에는요즘젊은이들속에서잘못보았던참한사람으로보였던가봅니다.
전화드릴때마다저희딸칭찬을하셨습니다.
"아이고야야,가~는어떻게그래이쁘노,내사마그렇게이쁜아~는진짜로못봤데이"라고잘하셨습니다.
("얘수남아!,너딸에스더는어떻게그렇게예쁘니?나는정말그렇게이쁜아이는진짜로못봤어"-어머니의안동말씀을해석해두면이런뜻입니다.)
저는어머니께들은이말을딸한테또잘전해주었습니다.
할머니음성그대로흉내내어서해주면저희딸도웃으면서좋아했습니다.
할머니많이보고싶어하면서요.
외할머니께서한달전에갑자기소천하시고저희딸도너무도슬퍼하고많이허전해했습니다.
엄마가입은바지가외할머니입으시던옷이라는말에
딸의마음이뭉클해지는지바지를만졌습니다.
"엄마한테도잘어울려요,바지너무예뻐요"라면서고무줄이든바지허리부분을어루만지면서
할머니생각에잠겼습니다.
정말벌써한달이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천국가신지가요.
3월31일새벽에복통이너무심해서병원가시고그날오후4시경에천국으로떠나셨습니다.
어머니가입으시던바지를토론토와서거의매일입었습니다.세탁하는날외엔정말거의매일입었습니다.
저에겐또너무도특별하고더욱엄마의따뜻함이전해와서입니다.
3일장으로장례를치르다보니저가가장빨리움직여갔는데도4월1일오후에도착을했습니다.
도착하니어머니천국행새옷을갈아입히고있었습니다.
셋째오빠가저를맞아서그장소로데리고가면서부탁하기를절대큰소리내어울지말고잘절제하라고했습니다.
어머니께서천국가신것을아니까안심을하면서도
그안에들어서자마자눈물이복받쳤습니다.
누워계신어머니는그대로인데전혀저를알아보실수없는상태신것이정말믿겨지지않았습니다.
엄마를붙들고펑펑울었습니다.
오빠들,외삼촌,또친척오빠가지켜보시고계셨습니다.
장례식장에일하시는두분이어머니를위해하나씩절차를밟아가시는데어머니한테눈물이떨어지면안된다고
주의를주었습니다.
애써참으면서한발물러서서지켜보는데눈물을주체하기가어려웠습니다.
어머니께서그후예쁜관에들어가시는데정말이렇게떠나시나보다싶어서너무도가슴아프고슬펐습니다.
다른방으로엄마의관을그분들이모시고잘챙기셨습니다.
다른방으로옮겨서
조문객을7남매가함께다시뵈면서오빠들,언니들과막내남동생에게둘러쌓여서차츰마음의안정이되었습니다.
손님도계속많이도오셔서계속그자리를지키면서시댁가족들과친구들과저를알고찾아오신섬기던교회의성도님들이올땐잠시몇마디이야기도나누었습니다.
조문객이계속오셔서친구들이와도제대로못보고자기들끼리이야기나누다가갈때나얼굴을잠시볼수있었습니다.
조카들이많아서손님들을대접하는일에큰역할을감당해주어서대견했습니다.
밤12시가넘어까지손님들이계속와서오랫만에만나는친척들과지인들그리고전혀알지못하지만
오빠들,언니들,올케,형부를아시는분들도많았습니다.
특히셋째오빠랑막내동생의손님이많아서감사했습니다.
일하는자리에서든든히좋은리더로잘서가고있음을볼수있어서감사했습니다.
발인은새벽에했습니다.
2일날새벽5시에부천언니집앞병원에서안동선산으로출발을했습니다.
큰버스에저희가족이함께다탔습니다.
안동들렸다가바로학교로가야되는선생님인질녀만조카한명과함께우리가탄버스를뒷따라왔습니다.
한국은봄날씨라고들었는데
새벽이기도했고아직은날씨가덜풀렸기에버스안에서약간춥게느껴졌습니다.
밖에는바람도불기에산에올라가면많이춥겠다싶었습니다.
"언니야,나는이렇게속에스타킹만신고바지도안입었는데산에오르면추을것같네.시골집에들러서
엄마바지라도하나꺼내입고산에올라야겠어"라고했습니다.
상복통치마안에곁들어서뭐라도더입어야겠다싶었습니다.
겨우내어머니를모시고있었던둘째언니가
"엄마바지여기마침있데이,잘됐다,이거입거라."라면서가방안에서엄마옷을꺼내주었습니다.
그리고핑크빛엄마쉐타도하나꺼내주었습니다.
"산에가면바람이불어서추울텐데안에이것도미리챙겨입거라"라면서언니가엄마가입으시던웃옷도하나
꺼내주었습니다.
차안에서바지를입었습니다.
그리고겉옷을벗고안에엄마의쉐타도입었습니다.
정말얼마나따뜻하고좋던지요.
엄마의체온이느껴졌습니다.
"언니야!,나엄마이옷집에갈때가져갈래"라고했습니다.
"응,그래라"라고언니가말했습니다.
선산은동네바로곁에있어서집이랑1킬로정도로가깝습니다.
꽃상여를동네에서준비해둬서시골에도착해서는꽃상여를타시고아버지곁으로가셨습니다.
요즘은시대가좋아져서상여를매시는분들이힘들지않게중간에빼었다끼었다할수있는
두개의바퀴가달여있었습니다.
상여꾼들은그냥어깨만매고흉내만내고옛날분들처럼힘을안써도되어서정말좋은시대다싶었습니다.
꽃상여를타시고아버지곁에곱게나란히편히누우신어머니를뵈니슬픔중에도감사가컸습니다.
상여를앞에서재미있게이끄시는분이산소를만드는동안계속덜구질할때
자녀들한테꽂아둔막내기끈에돈을달게했는데
7남매와손자손들까지모두준비한봉투와봉투에넣지않은돈들을주렁주렁달았습니다.
요즘은5만원권이있어서돈을달때마다일하시는분들이더흥겹게덜구질을잘하셨습니다.
그덕분에
어머니산소가예쁘게잘만들어졌습니다.
"어허달구야,"라고앞소리를한분이하시면일하시는동네분들이또"어허,달구야!"하면서즐겁게일하시는데
우리는그소리가재미있어서울다가웃다가정말어머니천국가신날이마치잔칫날처럼
모인모든사람들이함께마음이좋았습니다.
다들90세까지건강하게잘지내시다가하루만에떠나신어머니가복노인이시고호상이라고
위로를많이해주셨지만
저는여전히이제더뵐수없다는것이너무도슬프고가슴아팠습니다.
동네큰일중에이번어머니일로저희형제들이상여매신분들께드린감사의
돈이기록을세웠다고일하신분들이좋아해주셔서감사했습니다.
아버지때도기록을세웠다고했는데
어머니께서그때아버지때의기록도깨었다니감사했습니다.
20년전아버지께서천국가실때에비해서
시대도좋아졌고저희형제들도그사이또더성장하고발전했음이감사합니다.
형제들이많으니아무래로큰일치루기에도너무도좋은점이많아서감사했습니다.
새벽에엄마의바지를입고교회예배드리러갈때마다참따뜻하고감사했습니다.
엄마가더가까이느껴졌습니다.
저에겐허리도좀헐렁하고바지가랑이도허렁하지만엄마도가려린몸매셔도이렇게편하게
사이즈넉넉하게입으셨다싶어서즐겨입으며감사합니다.
어머니에대한사랑과그리움과감사를마음가득가지고살아가는저처럼
저희딸도
저에대해서
저가느끼는저의어머니에대한이런마음의깊은사랑과그리움과감사를저처럼얻을수
있으면좋겠다싶습니다.
딸의가슴에늘좋은어머니로,따뜻함으로기억되는
우리어머니같은좋은어머니가되어가도록많이힘써야겠다는다짐을해봅니다.
언제나마음속에살아계신사랑하는어머니!
엄마가입으시던바지가운데서도더욱가깝게따뜻하게느끼고있음을감사합니다.
2015,4,30,어머니에대한그리움과사랑과감사를딸이랑나누며엄마를가까이서늘느낄수있음을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