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쓰는 아이 달래는 인내

2006년 1월 17일 화요일 오후 내내 비가 내림.

 

오후에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밤이 깊었는데도 계속 내린다.

보통 비가 오는 날은 날씨가 춥지 않은데

오늘 비는 추운 날씨 속에 내리고 있어서

길을 걷는데 미끄러워 조심스러웠다.

 

3시 15분에 막내를 픽업해서 나오려는데

진경이가 인크레더블 우산을 사러 가자고 갑자기 때를 쓰기 시작했다.

3시 30분에 마치는 누나를 기다려서  집에 같이 가자고 하니 그런대로 잘 참고 기다렸다.

 

바로 집 앞이 학교라 이제는 4학년이 된 딸이라 혼자서 잘 오기에 막내를 데리고 바로 오는 경우도 많다.

이곳은 6학년까지 등하교를 부모님이 직접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한다.6학년 정도는 대개 혼자 다니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항상 부모님들이 함께 다니고 픽업을 제 시간에 하러 오지 않으면

학교 오피스에서 기다리다가 부모님이 오시면 가게 된다.

더구나 유치원과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는 보호자가 오기전에 아이들을 내보내지 않기에

3시 15분 정도 부터 학교 운동장엔 부모님들이 가득 모여서 아이들을 기다리게 된다.

우리나라와는 정말 다른 풍경인데

참 좋은 모습 인 것 같다.부모님이 바쁜 사람은 가디언을 두게 되고 아니면 선생님이 알게 미리

자신의 아이는 누구가 오늘 픽업 할 거라고 이야기 해 두게 된다.

 

나는 한국 부모님이라 용감한지 딸이 4학년인데도 혼자 오게 두는 날이 많다.

다행히 바로 길만 건너면 집이기에 안심이 되어서 이기도하다.

날씨가 좋은 날은 막내를 픽업해서 바로 오는 날도 많은데

오늘은 우산이 필요한 날이라서 그런지 막내도 누나를 잘 기다릴 줄 알아 기특했다.

 

드디어 누나가 나오자마자

‘엄마 우산 가게 가요’라면서 지금 쓰는 이런 우산 말고 다른 자기 우산을 사 달라고 했다.

내가 가져 간 우산은 검정 우산 하나 초록 줄 무늬 우산 하나 였는데

막내는 다른 몇 몇 친구들이 쓴 좀 색다른 우산을 갖고 싶어 했다.

 

동네 저 아랫목에 아이들 우산 파는 가게가 있긴 하지만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니고 날씨도 궂고 바닥도 미끄럽기에

다음에 아빠께서 가게 물건 쇼핑가시면 사 오시라고 하자고 달래도

막무가내로 갖고 싶어 하더니 이제는 울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속에 한 100m정도 앞 집까지 걸어 오는데 계속 울었다.

아이가 오늘 인크레더블 우산을 갖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물론 있겠지만

집에 우산이 없는 것도 아니고

또 우리 가게도 우산을 팔기에 진경이가 찾는 우산은 아니어도 충분한 우산이

있기에 그리고 이제 집에 다 도착했으니 나중에 사자고 했다.

 

막내는 전에 아이들 용품 가게서 인크래더블 우산이 있는 것을 보았고

다음에 엄마한테 말해야지 싶었는데 오늘 마침 비가 내리니

그 우산이 생각 났던 것 같다.

 

가게 쪽으로 엄마 손을 잡아 당기는 아이 힘이 얼마나 센지….

나는 신호등이 바뀌기에 그냥 길을 건너려고 한 발작 도로로 발을 내딛었다.

그제서야 엄마 마음을 읽었던지 그대로 따라 오면서 그래도 아쉬움이 커서

계속 ‘엄마 우산 사줘요’라면서 칭얼대었다.

 

남편이 아이를 엄마 보다 더 잘 달랜다.

진경이가 집에 와서도 한참 기분이 안 좋았지만

아빠가 이야기를 안고 해 주고

우리 진경이 잘 기다리면 아빠가 다음에 꼭 사 줄거라고 약속을 했다.

나도 아들이 원하는 것을 사 주고 싶긴 하지만

좀 더 시간을 갖고 아이를 가르쳐야겠다 싶었기에 단호하게 오늘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더구나 울면서 하는 말이라 더더욱 사 주어선 안되겠다 싶었다.

울면 다 된다는 식으로 아이들은 때를 쓸 때도 있는데

막내 아들에게 교육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감사하게도 첫째 둘째 땐 이런 경우에  나도 속상하고 조급해 하던 마음이

넷째여서 그런지 쌓여진 경험 덕분에  얼마나 느긋한지 모르겠다.

아이가 때를 써도 어느 정도 못 들은 척 해야될 때도 있고  때론 지금은 아님을 단호하게 일러줘야 될 때도 있다.

사랑으로 아이를 대하고 한 인격체로 대하면서 주님 사랑으로 내게 보내 주신 귀한 선물로

늘 여기며 은혜 안에 말씀으로 양육하는데도 가끔은 돌발 상황에 부딪히며 난감하고

정말 강하게  주님 지혜를 간절히 구해야될 때가 종종 생긴다

 

감사하게도 한 20분 가까이 울고 보채고 때를 쓰던 아이가

마음이 잘 누그러지고 나중에 아빠가 시간 되어 사 주실 때까지

잘 기다리겠다고 하면서 기분이 금방 다시 좋아졌다.

 

때를 쓰는 아이를 지켜 보며 느긋해 질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아직 어린 막내가 있기에

나는 종종 이런 인내를 시험 받아야된다.

오늘 큰 목소리 없이 그 시험을 잘 치루어서 감사하다.

 

앞으로 갑자기 닥칠 이런류의 어린 아들과의

전쟁(?)에서 엄마랑 아들 모두가 마음 상하지 않고

슬기롭게 잘 지날 수 있는 지혜 주시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린다.

 

진경이가 오늘은 아빠가 더 좋은가 보다.

아빠 자장가를 들으면서 엄마가 글을 쓰는 곁에서 코 잘 자고 있다.

 

때를 안 쓰는 아이가 때를 쓸 땐 분명한 이유가 있기에

무조건 혼내거나 야단치기 이전에 아이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는 지혜 주시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하나님은 정말 참 좋으신 분이시다.

늘 나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아이들의 마음을 잘 다스려 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좋은 하나님을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알리길 주저하지 않게 되나보다.

 

두 아들들이 오늘(벌써 18일이 되었다) 시험을 보기에

준비한 것을 잘 실력 발휘 할 수 있게 기도드리며

막내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커가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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