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아들둘이있습니다.큰애는17살,작은애는16살입니다.지금한참민감하면서동시에학업에
열중해야할그런시기에있지요.처음이민와서일년반정도불어를익히기위한’웰컴클래스’에서
수업을했고다른아이들에비해일,이년정도뒤늦어지금은각각고등학교5학년,4학년에다니고
있습니다.
저는원래한국에서부터아이들에게공부하라는말을귀에딱지에앉을정도로해본적이없었습니다.
보통엄마들이달고사는"공부좀해"라는말을애들초등학교땐해본적이없었고(그때는그냥놀기
에도바쁠때라고생각했기도했고,저역시미국에서돌아와일을시작하고정신적,육체적으로여유롭지
못해서였기도했기때문일겁니다.)큰애가중학교다닐때"시험때아니니?시험전날정도는그래도
공부좀해야하지않겠니?"했던정도였습니다.
그당시여러가지이유가있었겠지만그중에서도우리가외국에다시나가살것같다라는생각이솔직한
가장큰이유였던것같기도합니다.물론외국에나가더라도공부해두어야할과목이있긴하지만어차피
여기서공부하는게무슨큰소용이될까싶기도했기때문에흔히거의다시키는영어회화도따로가르친
적이없었습니다.애들이학원을다니다그만두겠다고해도"왜?이유가뭔데?"하면서굳이계속다니라
고강요하지도않았구요.보시다못해친정어머니께서"너는어째그리무사태평이니?학생들가르치는일
하는애가?"하실정도로애들교육문제에대해심하게표현해서닭소보듯,소닭보듯했다고나할까요?
암튼우리큰애는자기반에서중간정도,작은애는그래도초등학생이여서그냥조금상위권정도하고
이곳으로오게되었습니다.여기는불어가필수이기때문에어차피불어를해야하고영어학교를보내려면
학비가한명당따로일년에12,000불정도들고(인터내셔널스쿨학비인데우리가올때는선택권이없었
지만지금은또바뀌었는지도모르겠네요.),또학교를몇군데를돌아보았더니시설이나규모면에서한국의
학원만도못하리만치실망스러워서그냥애들을불어학교에보내게되었지요.
제가경제적으로여유가많이있었다면여기영어학교의실질적인효과를테스트도해볼겸(외부적인요인
만으로모든걸판단할수는없으므로)애들을보냈었겠지만두아이를일년에12,000불플러스…그런비용
을들여학교에보낼만큼여유도없었던게사실이고또어차피여기에서살려면보통여기서하는대로불어
학교를보내불어를익히는것도나쁘지않다는생각때문이었습니다.
거의이곳에계시는부모님들께서는불어로수업하는중,고등(여기선한꺼번에그냥secondaire라고하고
5년과정입니다.)과정을마치게한후CEGEP(이것도이곳퀘벡에만있는교육시스템입니다.2,3년과정의
일종의대학들어가기전준비과정이라고보시면됩니다)과대학은영어학교로보내시기를원하시는분들이
대다수입니다.저또한아직불어보다는영어가더광범위하게소용이되기에그리하였음하는소망을가지고
있고요.
이렇게애들을불어학교에보낸후,저역시불어는고등학교때제2외국어로조금맛본정도이지만기억
나는게거의없는상태에서애들에게도움을줄수있는형편이못되었고,그냥그날그날부딪혀가며익혀
가는과정을거치게해야했습니다.집에돌아와표현은않하지만답답함과좌절감으로많이힘들어하는
모습을느낄수있었고저는저대로어차피그러한과정을거쳐야하는거지만미안함과안타까움으로지켜
보기힘들었던시간이었습니다.
특히,제가걱정하던큰애는자기가알고있는영어로선생님말씀이나학과과정을질문도하면서비교적
잘따라가고있는반면워낙성격이좋아뭐든지적응잘하고활달한둘째가많이힘들어하며한국으로다시
가고싶다고했을땐하늘이무너져내리는듯한심정이었지요.성격이외향적이었던것만큼자기를표현
해야하는데그게안되니까그냥답답하면서옛친구생각이간절했던겁니다.그문제로아이를달래도
보고화도내보고이런저런방법을써가며고민했던시간들이지금은이렇게여유롭게말할수있지만
그당시엔죽을만큼힏든일이아닐수없었습니다.정말이아이를위해해야할일이뭘까해가며수많은
밤을뜬눈으로지새운적도꽤여러번이었구요.
어쨌든시간이약이라고애들도차차적응해가며,필요할것같아불어과외도시키면서애들학교적응
문제는자리가잡혀갔습니다.불어과외는문법을위주로한국선생님께시켰는데물론도움이되었겠지만
그렇게오랜시간(거의일년넘게)을할필요는없었던듯합니다.나중에는아이들이시간때우기에급급한
듯한느낌을받았었으니까요.
큰아이는늘무난하게학교생활을한것에반해둘째녀석은어렵게시험쳐서들어간’인터내셔녈클래스’
를더이상다니지못하겠다고하여일반클래스로옮겼고학교도한번집근처로전학한다고했다번복했고
또한번은수업에빠졌다고학교에서전화가왔는데녀석의말이또래친구들이그러자고하는데차마배신
하는느낌에떨치고자기만수업에들어갈수가없었다는말로날가슴쓸어내리게한적도있었지요.한번
그런일이있고나서는아직까지는실망시키지않고있고공부도학년이올라가면서노력하는모습을보여줘
다행이라여기고있습니다.
우리둘째는워낙튀고자기만의스타일을중요시여기기에겉모양내는것에목숨을거는편인데그런것에
대해선별말을안하고있고다만남들에게보이는것보다는네자신이만족한다면그걸로된것이고그래도
늘염두에둬야하는건우리가사회적동물이란거란얘기는하고있지요.남의눈을전혀무시할순없다는
것과평범하지못함에대해서이해를못하는사람들을너가이해를해야하고또그걸극복할수있고너의
겉모습이너의모든건아니라는걸보여줄수있어야한다…등등으로말이죠.
어른들의말씀처럼자식농사가아마도제일어려운일이아닐까합니다.제개인적으로는어른이라고해서
반드시아이들보다모든면에서낫다고생각하지는않지만그래도제대로된부모,어른의역할이얼마나
어려운문제인가는늘느끼고있습니다.그리고내린결론이말로만이아닌부모가먼저보여줄수있는삶을
사는게가장중요할듯하단것이고요.제경험으로보아도아이들이바로그부모의축소판인건거의확실
한듯합니다.하다못해아주어린아이들에게서도그부모의모습이보이더군요.
아무튼지금까지뒤돌아보면안타깝고아쉬웠던일들도있었지만지나고보니모두추억이되고한숨돌린
사건들도꽤나있는것같습니다.이모든게살아가면서아이들이성장해감에있어부모도함께받아들여야
할삶의과정이겠지요.
제글이이민을생각하시는분들께조금이나마참고가되었길바랍니다.특히자녀교육문제로이민을생각
하시는분들을위해저나름대로의생각이나의견을틈틈이올릴까합니다.이곳에있는한인학교에서성인들
에게한글을가르치고있는교사의입장으로서나고국에서영어교육을담당했던사람으로서교육문제에대해
고민이나견해를나누고싶습니다.또한아이들을키우는엄마로써아이들이성장해가는모습에대해서도
서로얘기나누고의견교환하고자합니다.우리아이들이선하고바른사람으로성장해나가게하기위한
저희들의노력에대해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