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만의 여행, 일본 후쿠오카 ‘시미즈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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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본 후쿠오카

 

조카들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엄마를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 가족 중엔 가깝고

도 먼 일본여행을 제대로(?) 해 본 사람이 없는지라 이 기회에 여자들끼리(어머니, 나,

내 동생과 두 딸 이렇게 다섯 명)만 일본여행을 가기로 했다. 몸 불편하신 어머니를 위해

자동차를 렌트하기로 했는데, 그러자니 정원 5명이 딱이기도 했지만 아들은 지금 뭘 배

우는 중이라 어차피 갈 수도 없어 이래저래 여자들만의 여행을 계획한 것!

 

오른쪽 핸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인터넷을 뒤져보니 처음

10분만 헷갈리고 괜찮았다는 의견이 많아 ‘까짓것! 남들이라고 하는데 왜 내가?’ 하는

맘으로 확 일을 저질렀다. 어머니를 위한 휠체어를 준비하고 처음으로 인천공항까지 내

가 운전해 그곳에 장기주차를 하고 비행기를 타기로 하고 우리는 무려 출국시간 네 시간

전에 공항을 향해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 무사히 차를 장기주차장에 주차하고, 짐을 부치고, 늦은 아침으로

모처럼 햄버거를 먹은 후 우린 출국수속을 마치고 일찌감치 출국장 앞으로 갔다. 그리고

생전 처음 해 보는 일본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탑승했다.

 

우리의 첫 일본여행 여정은 원래 이랬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 렌트카 픽업 -> 유후

인을 거쳐 조금 떨어진 ‘시미즈 료칸’에서 숙박 -> 다음날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다

-> 후쿠오카 시내 호텔 체크인 후 -> 시내를 좀 더 돌아다니다 저녁 식사후 호텔로 돌아

오기 -> 호텔 체크 아웃 후 자동차 반납하고 출국수속

 

그런데 우리의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으니 다름아닌 공항에서 렌트카를 픽업할 걸

로 예상했던 내 생각이 완벽하게 어긋난 것이 그것이었다. 차를 렌트하기 위해선 국제

선터미널에서 무료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야 했고, 영어가 잘 안 통하니

대충 눈치와 감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기에 예상 시간을 훨 넘겨서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었던 거다.

 

그리고 드디어 차에 올라 차를 움직였을 때 방향등과 와이퍼에서부터 헷갈리는 걸 시작

으로 한동안 실수를 연발했지만 이성과 침착함으로 찬찬히 운전하기를 익혀나갔다. 그

렇게 어리버리하면서도 어쨌든 하이웨이에 올라섰고, 그 이후론 한국에서보다 훨씬 속

도감을 즐기기까지~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유후인을 들르려고 했던 애초의 계획은 시간 관계상 내일로

미루고 우린 곧장 ‘시미즈 료칸’으로 향했는데, 도착지에 다다르도록 간판이 보이지 않

아 우리는 잠시 황당함 속에서 설왕설래하게 되었다. 결국 좀 더 아래로 내려가 보니 몇

개의 료칸이 보였고, 그 중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헤맸던 ‘시미즈’가 떡허니 있는 게 아닌

가?

 

이곳은 유후인에서 조금 떨어진 유노히라라는 곳이고, 조금 한적한 곳이라 조용한 분위

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보였다. 가보진 않았지만 유후인 료칸은 유후인

의 번화가에서 가까운 곳도 꽤 많아 접근성은 좋지만 아무래도 조금 시끄럽지 않을까 싶

은 우려도 있고, 아무래도 같은 수준이더라도 가격 차이도 있을 듯 해 이곳을 예약했는데,

이층에 방이 잡혀있었던 것만 빼면 모든게 다 만족스러웠다. 그것도 대단히~

 

무엇보다 사장님내외분을 비롯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너무도 친절했고, 가이세키정식

도 일본음식이라고 하기엔 조금 짭짤한 맛이었지만 그런대로 맛 좋았고, 온천 역시 동굴

로 분위기가 그윽하니 너무 좋았다. 물도 매끈매끈했고, 온도도 딱 맞았고, 노천탕에선

몸을 식혔다 덮혔다 할 수 있어 좋았고…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목욕 후 방으로 돌아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도란도란 이야기

를 나누다 아주 흡족한 맘으로 우린 잠자리에 들었고, 그렇게 우리의 첫날 밤이 지나고 있

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3월 21일 at 7:22 오후

    소피아님
    반갑습니다.
    우선 위블 진입을 환영합니다.

    저도 일본가면 렌트하는데 복잡한 시내는
    좀 힘들지만 외곽은 무리없더라구요.

    구경 잘 하고 갑니다.

    • sophia7903

      2016년 3월 21일 at 7:25 오후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건강하시죠?^^

  2. 데레사

    2016년 3월 21일 at 7:27 오후

    영세명이 소피아였군요.
    지금 한국이에요?

    • sophia7903

      2016년 3월 21일 at 9:40 오후

      네… 작년 10월 초에 와서 아직까지 있습니다. 이번엔 좀 오래 머물고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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