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해학과 짠함이 넘치는 ‘조선왕조실톡’ 4권

조선의 역사, 아니 어찌 보면 세상에 존재했던 많은 왕조의 역사에는 길운보단 비운이 더 많이 깃들었었고, 그 내막을 면면히 살펴보자면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보단 떨치고 싶었던 순간들이 더 많았음을 우린 알고 있다. 언필칭 안타깝고 부끄러운 역사 되시겠다!

조선 500백년 역사 중 가장 수치스럽다 여겨지는 두 호란, 즉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 그리고 인조를 이어 왕위를 물려받은 효종까지 2대의 이야기를 때론 발칙하도록 흥미롭게, 때론 짠하게 엮은 이 책은 작금 만인의 필수항목인 스마트폰의 으로 꾸며졌는데 이는 역사에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겐 물론 역사를 외면하는 다수의 독자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라 여겨진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전에 1권부터 3권이 있었으니 으로 이야기하는 조선의 역사가 첨이 아니었던 건 사실이지만 내 입장에선 4권이 처음 만난 조선왕조실톡이기에 이러한 내 소감을 말하고 있는 것임을 부연설명하며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나의 감상을 좀 더 이야기해볼까 한다.

조선의 역사를 말할 때 보통 우린 참담했던 사건으로 임진왜란, 두 번의 호란, 한일합방을 들지만 임진왜란은 그래도 이순신이란 담대하고 책임감 강한 장군이 있어 어느 정도 면이 선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호란은 조선의 임금이 평상복을 입고 오랑캐라 무시했던 적 앞에 머리통을 찧으며 패배를 인정했던 굴욕스런 사건이라 어떤 위로나 변명으로도 만회가 안 되는 완벽한 쪽팔림이었고 게다가 우리의 왕자가 포로로 끌려가기까지 한 전대미문의 해프닝이었다. 한일합방은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스러운 사안이니 각설하기로 하고

이렇게 치욕스러운 두 번의 호란 사건의 내막에는 조선왕조에서 가장 무능하다 일컬어지는 인조의 못난 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그 중에서도 압권은 먼 청나라로 끌려갔던 아들 소현세자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청나라가 원한대로 아들과 갈등을 쌓아가는 대목이다. 어찌 그리도 돌아가는 시츄에이션을 못 읽었던 것인지 청나라의 꼼수에 고대로 놀아나는 꼴이었으니 그들은 우리나라를 얼마나 업신여겼을까? 그리고 또 이런 왕을 모셔야 했던 우리민족은 얼마나 불행한 민족이란 말인가? 예나 지금이나 리더가 많이 부족하면 고생은 그 아랫사람들이 단체로 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또 깨닫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무튼 머나먼 타지에서 맘고생은 고생대로 하고도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소현세자는 또 독살 의문의 여지 속에 비운한 삶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의 어엿한 아들이 셋이나 있었음에도 인조는 자신의 둘째아들인 봉림대군을 세자로 앉힌다. 철저하게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은 불운한 아들이 바로 소현세자였다. 게다가 소현세자 사후 인조는 며느리 민회빈 강씨와 그 일가를 몰살시켰고 손자들을 제주도로 귀양 보내 죽게 만들었다.

이런 불행한 부자관계는 후대 영조와 사도세자로까지 이어지는데 결국 아버지의 사람됨의 모자람이 정치판 회오리 속에서 시너지를 내 벌어지게 된 지극히 불행한 사건이 아닐 수 없겠다. 그리고 인조 자신도 감기를 앓다 자신이 끔찍이 믿었던 한의사의 침을 맞고 운명을 달리 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을지언정 형의 아들을 제치고 세자에 올랐던 봉림대군이 왕위에 오르게 돼 효종이 되고 평생을 숙원을 북벌로 정했지만 꿈은 이루지 못한 채 그 또한 별 거 아닌 종기로 침을 맞고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이 책, 4권은 끝난다.

정사와 야사를 적절히 혼합해 흥미를 유도하고 이란 방식을 통해 우리들에게 역사를 좀 더 가깝게 끌어다주었다는 미덕 외 이 책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진정한 온고지신, 다시 말해 역사를 통해 이 시대의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할 것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는 실록 돋보기라는 코너일 것이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진정한 의미를 환기해주는, 있던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실록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귀한 가르침의 집대성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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