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문득이런저런생각을하다초,중,고등학생시절이생각났습니다.그때제가조금은겁없고교만하게,뭐든지
잘한다라는소리가듣고싶어여기저기기웃거렸던걸생각해내고혼자웃음을짓게되었지요.기웃거렸다고활동적
으로여러곳을직접기웃거렸다는건아니고그저학교에서는선생님들눈밖에나지않으려고착실히공부하는편
이었고,집에선착한맏딸노릇에열중함과동시에어린동생을꾀어함께그당시가수흉내도내가며몰래화장도해
보고연기도해봤구요.또학교에가서친구들불러모아놓고그전날인기프로그램연기자,가수흉내내면"어머
너무똑같다"하는칭찬도받아가면서진(眞),선(善),미(美)에충실했던시절이있었다는말입니다.그때는학교에서돌아오면우선씻고군것질하고숙제부터하기전에막배우기시작한기타를붙들고한참유행하던팝송을열심히부르는게큰낙중의하나였고순진한친구들을계몽(?)한다는미명아래지금으로말하면18세이하금지같은애정소설이나백과사전을탐독한후친구들에게자세히설명해주고질문도받았으며선생님들께서얼굴이쁘기때문에(남들이이쁜편이다라고하는말을솔솔듣던중이여서)귀여워한다는말을들을수는없다는자만심으로다른아이들보다
똑똑한학생이라는인정을받으려열심히노력했고인생에대해서도또래친구들보다는험한(사실가정환경에대한열등의식이어느정도는있었으므로)인생에대해많이알고이해한다라는관조적인삶의방식을보여주었던그런나날이었습니다.
대학에들어간후만나게된동창중하나가개그계에몸담고있었는데어느날연락이와서만나게된후하는말이
"나는너가연예계로갈줄알았는데애가좀재미없게변했다얘.."그러는데좀난처하기도하고어떻게대처해야
할지,"아니나아직도끼가많아.너아는사람소개좀해줄래?"그래야할지아님"나그냥조용히상아탑에서
학문에몰두해서훌륭한학자나선생님될거야"라고대답해야할지헷갈리던때도있었습니다.하는게많으면
제대로하는건하나도없다는말이맞는듯이저역시졸업하고그냥조그만회사에취직했다가환멸스런어른들
세계를엿본것같은사건들(?)을겪은후퇴직,한동안실업자신세로지내다운좋게외국계회사에서일도해보다
결혼하여결혼생활하는등그야말로평범한여자의길을걸으며어린시절의찬란했던과거(?)는멀리날려버린것
같은적도있었습니다.그러다제게도저의뜻을어느정도펼칠수있는,꿩대신닭이라고(대단한영문학자나유명
연예인이아니고),미국에서돌아온후영어를가르치는일을하게되었고그것도운좋게종로에있는큰외국어학원
에서수백명의학생들대상으로강의를하게되었으니저안에잠재하고있던엔터테이너의기질이십분발휘되던때
였습니다.저의소견으로는선생님들,특히학원강사들은실력만이전부가아니고학생들에게어필할수있는카리스마
와말재주도가지고있어야한다는게평소생각이다보니이런면에서저는운좋다라고밖에말할수없었지요.
학생들과친하게지내며또저의경험을얘기해주고꿈도나눠주는그런의미있고행복한시간을보내게된것
입니다.또대학,기업체,관공서에서영어를강의하며되도록이면쉽게이해시키고귀에쏙쏙들어가는수업으로
이끌려고많은노력을기울였던시간이기도하였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그시절이참으로좋았다싶습니다.새벽부터밤늦도록체력적으로힘도들었지만한정적이나마
다른사람들의이상과꿈에동참하고도움을주고희망을주었으니까요.어쩜제생의가장축복받은때가아니였나
싶기도합니다.비록그시간들은지나갔고지금은또다른희망을꿈꾸며지내고있지만제게도그러한때가있었음
이감사스럽고그로인해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