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TV를그다지자주보는편은아닙니다.어릴적에는드라마나영화나코메디나특히가요,외화,외국영화제
시상식등여러프로그램을두루다잘본편이었지만성인이되어선관심있는드라마나뉴스나몇,몇제가좋아하는
프로그램만시청했었습니다.캐나다로이민온후론한국프로그램을볼기회가거의없었지요.여기에도비디오
테이프로만든걸구해볼수는있지만그렇게까지관심도없고한국에서한동안유행했던’겨울연가’니’다모’니
‘대장금’도아직못본상태입니다.인터넷으로우리애들은드라마도종종보는것같지만컴퓨터에그다지익숙치도
않고무엇보다무관심으로한국드라마와는소원하고있습니다.그런저도우연히접하게된프로그램이있는데바로KBS의’이홍렬,박주미의여유만만’입니다.나이가먹어가면서다른사람의사연에도관심이많아지고초대손님
들이나와이런저런신변잡기얘기들을허심탄회하게하는모습이진솔하게다가와관심있게시청하고있습니다.
조금전이방송을보게됐는데오늘의초대손님은’명강사,정덕희’씨더군요.저역시강사생활을했었고평소
말솜씨좋으신그분에게호감을가지고있던터라지켜보게되었습니다.역시재치있고재미있게말씀하시며
우리가알지못했던힘든과거를얘기해주시더군요.모든사람에겐기쁘고슬픈얘기가있고고난,역경을딛고
일어난감동의사연들도있을수있으며또한감추고싶은얘기들도있을겁니다.그많은사연들을다들을수있는
건전혀불가능할뿐만아니라자기의관심권밖의얘기들도있을수있으므로우리들은책이나신문이나뉴스나
또는이런방송을통해알고싶은얘기들을스스로선택하는거겠지요.아니좀더정확히말해내가모르는인생을
알고자책을읽고영화를보고연극을보고신문을읽는등간접경험을하게되는거라고봅니다.물론몰랐던여러
정보도얻구말이지요.
저는어렸을땐일종의’개인주의자’였습니다.저의기쁜얘기들은친구들과나누었지만저의슬픈얘기들,특히
가정얘기,저의속깊이있는느낌같은것들은친구나가족들과나눈적이거의없었던것같습니다.그당시제
생각은"기쁨은함께나누면두배가되지만슬픔은함께나누면부담만된다"였거든요.도움도줄수없고받을수
없는얘기들을"함께나누면뭐하나"하는게저의판단이었습니다.그러던제가미국으로가서외로와지고또
무엇보다나이를먹어가면서인생은그렇게완벽한사람들만의장(場)이아님을깨달게되면서저의속내를차츰
남들에게털어놓게되었습니다.점점인간적인모습을타인에게드러내게되었다는말씀입니다.그러다보니속이
후련해지는느낌을받게되었고"아이런게살아가는거구나.남들도다나만큼의고통은가지고있었구나…"
하면서사람을대함이더솔직하고진지해짐을느꼈습니다.저가이렇게마음을열고대하니상대방역시제게
마음을열고많은걸보여주었구요.사람과의의사소통이원할해지고인생을많이배우고산다라는느낌이확실히
느껴졌습니다.물론그중에서도사람에대해실망하고아쉽고좌절했던적역시수없이많았지만요.
요즘은또어찌보면솔직하게드러내는것이이시대의흐름인듯한인상을받기도합니다.허심탄회하게자신의
모습을있는그대로보이는게아닌그저하나의유행을따르는듯진실로솔직하지도않으면서솔직을가장한
‘고백담’이봇물을이루는듯보이기도합니다.예를들어수많은불륜고백담,조폭경험담,가출경험담등등
시시콜콜한흥미거리얘기부터하다못해연예인성형고백담까지진실성없어보이는얘기들이지면과방송을꽉
채우고있는듯합니다.그런것역시일부사람들에겐필요한것이다라면저로서도할말은없습니다만그래도
보는사람입장에서옥석(玉石)은가려야한다는게제소견입니다.큰잘못중에,진실을빙자한거짓으로선량한
사람들의호의나동정을이끌어내고또덧붙여잘못된방향으로오도(誤導)하고거기서자신의이득을챙기는것
도그중의하나라고생각하기때문입니다.그래서저는많은위정자,가식적인사회지도자들을혐오합니다.
그들이내뱉는한마디한마디가순진하고무지한사람들에게는큰독(毒)이될수도있기때문입니다.그래서그들의
고백담에는애초에관심조차도가지않는것입니다.
저는저가접할수있고이해할수있는필부,필녀의얘기들에관심이많습니다.물론위대하신분들의금지옥엽
같은이야기들에도귀를기울이지만요.저와크게다르지않은그러한분들의얘기들을들으며저의사고나가치관
을점검해보고배워나가는게좋습니다.우리들은죽는날까지,죽는그순간에도배울것이반드시있으리라는
생각이고그런점에서"진솔한인생을살아왔다"라고여겨질때는겸허하고홀가분하게죽음을맞이할수있으리
라는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