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우리들은모두공동체를이루고살아가지만엄밀히말하면다객체인건분명한것같습니다.

우리가살아가면서실망도하고위안도받아가며지내는가족도알고보면한명,한명개개(個個)임에틀림없고

친구나이웃,친척도심적으론아무리가깝더라도그누구를위해대신죽어줄수는없는다른객체가분명하니까요.

그렇게생각하면한편으론무지슬퍼지는데또어찌보면이런게우리인생인데싶기도합니다.혼자왔다혼자가게

되는그런인생말이지요.

모든부모님들께서도그러시겠지만저역시제아이들이너무사랑스럽고그들을위해못할게무엇있겠나싶기도

하지만정말어쩔땐너무도새삼스럽고타인같은느낌이들때도있습니다."쟤가내가낳은아이맞아?"싶고

어제까지안다고생각했었는데오늘보면그게아닌것도같은그런경험을무수히해가며살고있습니다.

우선저의큰아들은내성적인성격의소유자입니다.마음속을별로털어놓는스타일이아닌셈이지요.가끔

뚱해보이면얘가무슨불만이있나본데…어떻게말붙일까?하고고민하게되는아이입니다.워낙그러다보니

집에서죽치고컴퓨터나하든지TV나보던지책이나읽던지(주로만화책)하는게거의인편이고친구들이나오라고

사정을해도안나가는아이지요.어찌보면괜히돌아다니는것보단나은것같기도하지만너무대인관계가없는

것도문제일것같아저는좀나가서친구랑어울리라는주의입니다.별로자기가먼저나서서일을도모하지는

않지만가끔은친구를집으로불러들이기도해서그나마다행으로여기고있습니다.

반면저의둘째는친구를너무도좋아하고잠시도무료한건견디지못하는아이입니다.가끔자기만의사색을

즐기기도하지만그편보단친구들과수다떠는걸좋아하는타입이지요.지금은여자친구가형보다먼저생겨서

여자친구와얘기하는걸로거의시간을다보내지만그전만해도남자친구들과도다정하게전화통화하는그런

아이였습니다.너무도자상하고섬세한그런아이입니다.

제가이해하기힘든건내성적인저의첫째가학교에서힙합을배우고있는반면활달한둘째아들은온종일전화를

붙들고산다는겁니다.그리고진중해보이는큰애가어떤면에선이기적이면서도아직철이없는모습인데반해

어렸을때부터사고뭉치였던둘째는제게애교도부리고제마음을읽을줄도알며자상한면이많습니다.

큰아이가자신을드러내길좋아하지않으니아무래도저와의대화가둘째만큼많지는않기도하지만좀차갑고

너무표현을안해주는게섭섭하게도느껴집니다.반면둘째아이는믿을수없을만큼외모나평소성격과다르게

한여자에대한일편단심이엄마인제가보기에도"어쩜저럴수있지?저어린나이에….."라고할만큼진실되고

깊어보입니다.또한아주솔직하고자신의생각에확신도차있고말입니다.

어른들의말씀이생각납니다."정성을다한자식불효자되고막기른자식이효자된다"는.

우리큰애는장손이라고저희친정에서는거의왕자처럼받들여졌었고친정부모님께서너무도사랑해주셔서

그야말로아쉬울것없이자랐고반면둘째아이는별주의도못받고제형에언제나가리워지냈던것같습니다.

물론저의친정부모님께서크게차별하셨다는건아니지만어린애도느낄만큼사랑을똑같이분배하시지않은

건사실이었습니다.그문제로저와의견을달리하셔서언쟁이있었던적도있었구요.항상그런점에서둘째에게

미안했었구요.또부모님께서는그런반응으로제가둘째를편애한다고도생각하셨습니다.저는다만그아이를

바람막이해주었다고밖엔생각치않는데말이지요.

아이들이자라고있고아직누가어떻게될지미리말하는건이치에맞지않겠지만지금까진그렇게사랑을받은

큰애는여전히자기를대접해주길바라는것같고우리작은애는나름대로살길을일찌감치터득해버린것같은

느낌입니다.그러면서작은아이가남의입장에서서생각해보고이해하고남에대한배려심을갖게되었다고

봅니다.

저의모습에서도아이들이평소에품었던저에대한이미지가틀려보이는경우가있겠지요.

우리가만들어놓는사람에대한평가기준이나목록중에미처생각치못했던변수가등장할수도있구요.

그렇게새로운걸첨가하고고쳐나가면서우리는나이가들어가고커가는거라고보여집니다.죽을때까지다

배워도못배우는게우리네인생이고아무리안다고자부하는내부모,형제,자식,부부,친척,친구등이모든

관계도예외가될순없다는게슬프지만냉정한현실이라는것앞에서다시한번우리들의무지와헛된희망을

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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