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소동

어떤게과연좋은부모의조건일까?

자식들에게존경받는부모?아이들을이해해주는부모?억지로라도자식들을성공으로이끄는부모?

이런저런생각을해보며아침을맞습니다.

어제지하에서글을쓰다가전화벨소리가나서전화를받으려니전화기가눈에안띄는겁니다.

이리저리찾아봐도안보여서결국이층으로올라가전화를받았는데그러다보니화가나면서’한두번도

아니고오늘은들어오면야단좀쳐야지’아이가들어올때까지별르고있었습니다.

우리집전화는오는거든하는거든우리둘째가점령한지가꽤오래되어버렸습니다.

집으로전화했는데계속통화중이었다는항의를몇번듣고나서야사태가조금은심각함을느끼고

웨이팅콜을신청하였습니다.

여자친구가생기기전까진가까운친구들과수다떠느라고전화기붙들고한참이었고여자친구가생긴후엔

말할필요도없이전화기가그아이의생명줄이라도된듯합니다.

전화기를아주끼고산다는표현이딱맞을만큼잠시도떨어지지않습니다.화장실갈때도밥먹을때도

피아노칠때도…..하다못해자면서까지전화기를껴안고자는모습에선기가막힐지경입니다.

그나이땐다른아이들도전화로친구들과시간가는줄모르게잡담한다는것정도는알고있고또그럴수도

있다고이해하는편이지만이건좀너무하다싶더군요.그런와중에전화기까지못찾겠으니열이나고더이상

은아니다하고있었습니다.

전에도이런적이있었는데그래도그땐결국발견할수는있었는데이번엔진짜아무리찾아도안보이는겁니다.

또바로며칠전에내가전화좀쓰니까"엄마.되도록이면빨리좀끊으세요.저전화올거기다려요."라고해서

남편이전화는너만쓰는거냐고야단친적이있었습니다.’도대체해결이안되는문제를오늘만은..’하면서기다

렸지요.

아이가돌아와선제눈치만살핍니다.저도혹시나하면서그럴지도모른다는생각을했기에"너전화기학교에

가지고갔었지?너가방안에넣어있었지?"이렇게물었봤더니"어..엄마어떻게알았어요?아침에갖다

놓으려고전화기넣어놓고내려왔다가늦을까봐빨리나가느라고깜박했어요.헤헤…"이러는겁니다.

"아이고야….어찌이런일이있냐?신문에날일이다…"말문이막히더군요.

미안해하는눈치는보이지만여기서물러서면안될것같아서한마디했습니다.

"너오늘너방에다전화기두고전화받지말아.전화오거나쓸일있으면그때마다갖다써"

그리고그아이가떨한마디를첨가했습니다."참.그리고오늘은너방에다두고못자는것도알지?"

낙담해하는아이의얼굴이조금안쓰럽기도했지만그래도일단벌은주고봐야한다는생각이었지요.

근본적인해결은안됐지만자기가알아서느꼈으면하는바램을하면서요.

언젠가저가물어본적이있습니다.

"너그렇게할말이많니?도대체무슨말들을그렇게하는건데?엄마도좀알면안되겠니?"

정말둘사이에무슨말이그리도많이오고가는지궁금합니다.내가알면안되는얘기가그리많은건아니겠지요?

저가만나본우리아이여자친구는얌전하면서도자기의지가굳어보이는아이였습니다.

차분하고그러면서도자기뜻은분명하게도할줄아는아이고예절도바른그런이쁜아입니다.

그런데그아이에게서도웬지모를쓸쓸한모습이보여우리아들과서로공감하며서로보다듬는데어울릴거라는

생각을하였습니다.

둘만의비밀이나중요치않더라도가지고싶은얘기들은많을거라고이해가가지만저리전화만해대면공부할

시간이나숙제할시간이있을까걱정되는것도사실입니다.알아서하고그렇게해주길바라지만아직은

어쩔수없이어린아이들이니까요.

어제는남편이한마디거들어서"전화기당장은아니지만다코드있는걸로바꿀수도있으니알아서행동하라"고

했습니다.그러면서지켜보자고했지만글쎄요.아직은아이들이깨달기엔너무거기에빠져있고사실걔네들의

입장에선뭐가잘못인가?일수도있으리라는생각입니다.전화안한다고그시간을공부로보내는것도아니라고

생각할수도있을테구요.

힘든게부모역할이라는걸다시한번실감하면서’우리아이가좀철든행동을했으면얼마나좋을까’라는모든

부모들의공통된희망사항을또되내이게된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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