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더듬으며(첫 번째 얘기)

벌써2000년도5년이훌쩍가고있네요.

밀레니엄어쩌구하면서흥분에들떴던분위기가바로엊그제같은데말이죠.

저의2000년시작은그전과별다를것없이시작되었습니다.

며칠집에서가족들과쉬다가곧바로학원에나가강의하고또정보통신부에나가토익도가르치던

나날의연속이었던것같습니다.

그러나몸이바쁜것과는달리마음속은이런저런생각으로갈등을많이느끼던시절이기도합니다.

괜히잘알지도못하고시작한주식으로그동안열심히저금한돈을많이까먹고있었고그러는저

자신한테’공부도제대로안하고남의말만들은댓가가이리도혹독한가?내가정말너무준비없이

달려들었으니싸지뭐’하는교차되는감정을삭이고있는나날이었구요.

그러던어느날….전지금도그날짜까지정확히기억하고있습니다.2000년3월10일.

저가산코스닥주식이줄줄이떨어지고낙심에낙심을거듭한다음날밤에친구와기분전환겸저녁을

같이먹고차를마시러들어간카페에서우연히지금의남편을만나게된겁니다.

사실처음엔관심도전혀없었지요.마음이마음인지라정신도없었고그저음악만듣고있었는데

저와같이간친구한테누군가말을붙이고대화를나누고그러면서누굴소개시켜준다고한사람을

데리고오는겁니다.

바로그사람이지금의남편이된사람인데순진해보이는모습에괜찮긴한데한가지저가싫어하는

곱슬머리에다또더한건머리가중간길이정도로길더라는겁니다.(나중에들으니자기가좀별나서

꼭자기머리맡아해주던사람한테만하는데캐나다를떠나온지1년이넘어서그랬다고하더군요.)

전남자는머리가짧고단정한걸좋아하는편이라일단인상부터마음에안들었지요.

하지만저희와영어대화를하고싶어하고그래서몇마디를나누었죠.그러면서참순수한사람이다

라는느낌이있었고다만그의발음이시원치않아영어를해도알아듣기가어려웠는데알고보니불어권

사람이어서그랬던거였습니다.

그후에저가일하는곳으로찾아오고그러면서서서히만남을이어가게되었지요.

종로2가에있는YMCA가일단처음만나는장소이고주로인사동을자주갔었습니다.

만날수록솔직하면서이해심이있는사람이라는생각이들었는데그역시저의솔직함과그의말에의하면

재치와센스에뽕갔다고하더군요.^^*

처음만나선자기보다저가훨씬어린줄알고당연히채일것으로기대했었다는말도하면서이나이까지

기다리니하느님께서이런여자를내게보내주셨다고생각했다라는말을하면서저를감동시켰습니다.

사실저가그이보다2살이나많았는데요.

지금생각해보면저자신에게도이해가안되는부분이평소명랑하고유머스럽긴하지만속은굉장한보수와

바른생활우먼이었던제가어떻게그런식으로남편을만나대화하게되고이런인연으로까지이어질수

있었을까하는점입니다.

그러면서세상엔人力으로할수없는무엇이있고또인연은따로있다는말을새삼실감하게되었구요.

주식으로정신을잃게된저가아니었다면평소의저로썬상상도할수없는만남을가지게된것이고그런

만남이결혼으로까지이어졌으니까요.

지금껏제인생에서이러한예외성은두번째입니다.첫번째에대해선기회가된다면말할수도있겠지만

지금은아니구요.아뭏든그와의만남으로평범하고바쁘기만했던저의생활에새로운활력이찾아들게

되었습니다.

수업이끝나면거의매일을만났던것같고아주오래전이후로그렇게열심히사람을만나고많은대화를

한적도처음이었던것같습니다.그는일끝내고그대로의피곤한몸으로저를만나도힘이더솟는듯한

느낌이었다고합니다.그는대한항공과아시아나항공에있는시뮬레이터를돌보는엔지니어였습니다.

그는가끔일본과타이완에도일하러갔다왔는데그럴땐꼭저에게선물도갖다주는자상한면도가지고

있는사람이었습니다.그리고저의노래를듣기좋아하고저가노래부르는모습만보면얼빠진모습을

해서저를웃게만들곤했습니다.

그러던중친구들이본국에서왔는데저에게서울의관광을부탁하고저는저나름대로좋은면을보여주려

애썼고함께예술의전당공연도보러가는등그를위해많이애썼던기억도납니다.물론유명한한정식집

에도데려가고말이죠.그들역시서울의이모저모를아주좋아했었습니다.

그러면서그렇게그사람과정을쌓아가고있던어느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