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더듬으며(세번째 얘기)

처음와본캐나다의이미지를느끼기엔저의마음이번잡했었다는표현이가장어울릴것같습니다.

여행온것도아니고제운명이바뀔수도있는결정에힘을실어주는그런방문이될테니까요.

처음본그이어머니께서는너무도고우신분이셨습니다.

처녀시절영화배우빰치게미인이셨을걸짐작할수있는외모에다차분하시고세련되신매너까지거기다

강렬하게느껴지는다른건집안곳곳의그림들을손수,그것도연세드셔서시작하신지도얼마안되셨다는

데에도불구하고아주훌륭하게그려놓으신걸보았을때였습니다.

우선집안분위기에어느정도압도(?)되었다라는게올바른표현이겠네요.

보통생각하는서양식어머니라기보단웬지동질감을느낄수있는그러한분으로다가왔습니다.

그러나그이는어머니를대하는게어딘가서투르고우리완다르게느껴진것도사실이었구요.

그렇게몬트리얼에서의여정이시작되었고머무르는동안그야말로과분한대접을받게되었는데그중에서도

가장인상깊었던것은우리식남자친구어머니께서보여주시는모습과는너무도달랐던어머님의태도와

저에대한배려였던것같습니다.

우연히도제생일을그곳에서맞이하게되었는데지금은꽃이라곤사다주지않는그사람이지만당시만해도

연애시절이라아침부터먼저일어나어디를다녀오더니이쁜꽃다발을사온겁니다.그리고아침은아침대로

나가서먹고(여기는아침에도식당에가서먹는곳이있답니다.그냥식당이라기보다아침전용이있다고생각

하시면이해가되실거에요.)또저녁에는우선선물을받고외식을하게되었는데어머님께서주시는그선물이

그야말로장난이아니게많은겁니다.

보통우리는한개,아님많아야두가지정도인데이게어찌된것이끝없이(이건좀과장이고)계속나오는겁니다.

후에저의어머니스타일이원래그러신분이라는걸알았지만그당시엔정말입이찢어질정도였지요.

저도어쩔수없는속물이라물질에그야말로약하니까요.^^*

처음보는미래의며느리감인제게너무도과분한선물을주시는데일단여기서도여지없이마음속에비교가

되는겁니다.예전의시어머님과요.물론주는그물질에대한비교가아닌배려와그마음이요.

제가봤을땐아들이좋아하는사람이라고는하지만혹결혼을안할수도있고결혼을한다고하더라도혹둘(?)

까지붙여올장래며느리에게그리도잘대해주실수있을까하는의아심과황송함이있었던것도사실이었구요.

아뭏든그전까진그사람만보였다면이젠그어머니까지사려가되면서내가이런대접을받을만한자격이

있을까하는우려도생기기시작했습니다.그러면서그이에대해자꾸긍정적으로검토(?)가되는것도숨길수

없는저의’나를위한변명’이되어감을느꼈습니다.

저는그당시우선그사람이좋은사람같았고저의조건에서아이들과함께갈수있고그에따른파장이그리

클것같지않은시댁이마음에놓였고사랑이라는것은만들어갈수도있음을믿고싶었던강한의지가있었기에

그쪽으로가는마음을품고있었지만역시아이들의의견도중요한것임을깨달고결정은유보하였습니다.

그리고한국으로돌아온후우리어머니께말씀드렸더니아이들의의견과그아이들을위한결정이가장중요하다

시는말씀을하시는데은연중다시한번애들아빠쪽으로재고하기를원하심을느낄수가있었습니다.

저역시아이들을위한결정만을한다면그래도생부가낫지않을까라는생각은항상해오던것이었지만애들

아빠와또합칠경우나의일말의미안함과새로운사람에대한또하나의미안함,또그이의어머니에대한

죄스러움,무엇보다애들아빠에대한나의믿음에대해장담하지못한다는여러가지만감이교차하는거였습니다.

우선아이들에게물어보았지요.저의생각을솔직하게"엄마는그사람을아직깊이사랑하는것은아니지만

무엇보다너희들의장래를위해캐나다로가서살면어떨까하는마음에너희들과의논하고싶어"라구요.

그랬더니우리둘째는그저제결정에따른다고하고첫째는"그아저씨가우리를정말사랑해줄까요?하지만

엄마가알아서하세요.엄마그냥우리를캐나다에데려달라고만하고우리끼리살면안될까요?"하는겁니다.

결론은아직아빠로받아들일준비가안되었고친부에대한미안함이있다는거였는데그때우리첫째가6학년,

우리둘째가4학년이었으니당연어린아이들입에서나오는그런얘기들이었지요.

저는첫째에게"만약그아저씨가우리를그곳에데리고가서너희들을구박하거나나쁘게행동하면당장너희들

과만살거야.그리고그아저씨가나쁜짓을안하는데우리만데려가달라고해서그아저씨와헤어지는건

정말나쁜짓이지.그리고너희들이나중에이해할수있겠지만사람을이용하는게가장나쁜일이란다."라고

말해주고그렇다면좋다는얘기를듣게되었습니다.

어쩜불행한일이라고할수도있고어차피이렇게된경운차라리다행이라고할수도있는것이우리아이들이

그렇게크게아빠를그리워하지는않았다는겁니다.물론자기아빠니까마음속으론그리워하고좋아할테지만

아빠와그리많은시간을보낸추억도그다지없고어린자기들의눈으로도외할아버지께서저희들을더보살피

신걸잘알고있으므로심적인고통의시간을훨씬덜느낀거지요.

그렇게하던중아이들의아빠는나름대로뉘우치고제게다시한번의기회를갖자고연락을하는데저는상당한

죄의식을느끼면서도어쩔수없는선택의기로에서방황하는제자신을발견하게되었습니다.

때마침제외삼촌께서돌아가시고남들눈도있고애들아빠는와서그간의잘못을만회하려는모습을보이면서

애쓰는데전뭐라잘라말도못하고마음의고통을느끼고있었습니다.그러면서어쩌면이기적인저만을위한

판단이었는지도모를행동을하게됩니다.애들아빠의행동을더지켜봐야하지않을까라는생각에그사람의

그런모습을두고본것입니다.

애들아빠와저는고등학교3학년때성당도서실에서알게된이후같은동네에사는이유로거의매일을보면서

살아왔고그렇게저의첫사랑이자모든것을함께처음으로나누었던제생에가장사랑했었던유일한남자였지만

결혼은사랑이아니고현실이라는판단에따라언젠간헤어질것을준비했었고또그렇게행동했었던저의결정에

따라심한상처를받고괴로와하였고그러다보니이것도운명이다싶은생각에마침내결혼까지하게된그런인연

이었습니다.

착한사람이지만막내로자라철이없고에고가너무도강한사람이었기에,또본인의부모나형제들에게도일찌감치

큰애정없이살아온사람으로마음의추스림을극단적인방법으로해결하려는경향이있어제게는감당못할고통과

상처를남겨준사람이었고첫남자라는진한향수로인해저역시깊은번뇌와좌절속에서도지키고싶은간절함을

지녔었지만현실에선항상삐그덕거려야만했기에더이상지속못할예감에사로잡히게되었던것이었습니다.

그러던어느날애들아빠가저가없는사이집에아이들을본다고왔다가저의수첩을보고가져가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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