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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미국에서살다한국으로돌아와하게된일이외국어학원강사였는데정신없이바쁜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더군다나종로에있는제법유명한학원이라긴장도많이되고같은강사들끼리의
견제도알게모르게있고먼저계시는분들의텃새(?)같은것도좀있구말이죠.
시간이나면’학원별곡’이라는것도써볼생각을가지고있는데이학원의생리를또말씀드리자면
재미있는일들이많이있거든요.모든사회생활이그렇겠지만가르치는교육기관이면서도영리목적
이라비하인드스토리가제법되는편이랍니다.일단그건나중으로미루구요.^^*
학원강사생활을한3년하니까저도연예인들이자주하는재충전(?)의시간이필요했습니다.
원래는어머니를모시고미국으로갈예정이었는데그게일이좀잘못되어한달간의여유시간을갖게
된것입니다.학원장님께미리말씀을드려양해를구했었거든요.
다시취소하고수업을맡기도그렇고(이미대신한달간강의해주실선생님섭외도끝났으므로)해서
이참에잘됐다하고유럽배낭여행을계획하게된것입니다.전미국은좀안다고할수있지만
유럽엔가본적이없었거든요.그때까진….
무엇보다핑계삼아저혼자만의시간을갖고싶은게가장큰이유였던것같습니다.
매일똑같은생활의반복에다제영혼이지쳐있던상태였고이럴때여행을안하면다른때해야할
이유가없어보이기도했습니다.아이들문제는옆에친정집이있고잘돌보아주실부모님과이모가
계시니까일단은해결이되었다고생각했구요.
더생각할것없이일을진행시키고비행기표알아보고지도,책도준비하면서제나름대로의루트를
짜보았습니다.우선은친구가있는독일로가서그곳에서부터여행경로를만들어나가기로하고
친구에게전화를했지요.그친구는중학교동창으로저와는마음도잘맞고뭐든지꼼꼼히하는성격
이라안심하고함께여행할수있는벗이었거든요.
독일로간지는거의7,8년이되어가고아직도공부하고있는친구였습니다.저랑비슷하게좀이성적인
편이고자신의본분에충실하는그런친구이고무엇보다마음이따뜻하면서도저랑은대화가통하는그런
좋은벗이었구요.
이여행을떠난건지금으로부터8년전인1997년가을이었습니다.그땐디지탈카메라가있는지도몰랐고
그저일반카메라를챙겨갔고제가매일쓰는다이어리도찾아보니찾을수가없어(이상하게딱1997년것만
없더군요.)그저저의부족한기억력과사진몇장으로이야기를꾸려갈까합니다.저의부족한실력을곁에서
남편이많이도와줘그나마사진도올릴수있게되었음을고백합니다.
날짜는정확히기억나지않지만10월의어느날이었고전제몸의반배정도되는배낭과슈트케이스를들고
독일프랑크푸르트공항에도착하게됩니다.여기저기서들리는독일어에어리둥절하며세관을통과하고
나갔더니저의친구가기다리고있는겁니다.우리둘은한참을껴안고눈시울을적셨던것같습니다.
너무반갑고좋아서요.만난지거의또7,8년됐으니까요.
친구집으로가는데걔네집이마인쯔라서기차를타고가야했습니다.
기차타고택시타고그렇게도착했는데날씨는아주좋았던기억이납니다.동네도아주이쁘고깨끗했구요.
도착해보니제친구가저가온다고김치도담가놓고이것저것반찬도만들어놓았더라구요.감동이었습니다.
왜냐면걔가한식을잘먹는아이가아니거든요.한국에서도양식을잘먹던아이였습니다.아버지께서미8군
에서일하셔서어릴때부터양식과친했었거든요.그러니저가얼마나감동의도가니에빠졌겠습니까?김치까지…
맛있게저녁을먹고밀렸던수다를실컷떨다가어떻게잠들었는지도모르게자게됐는데또하나밖에없는
침대를제게내어주고자기는요를펴고자는겁니다.아유…미안해서….하지만어쩌겠어요?친구의맘을
편하게해주어야지요.^^*
다음날,아침에일어나자마자저에게물한컵을갖다주며마시라는겁니다.내가왜그러냐고했더니자기가몸이
너무건조해서병원에갔었는데의사가아침에일어나자마자물한잔씩을마시라고했다는거에요.그러면서
저한테도마시라고성화를해서얼떨결에받아마시게되었습니다.
또이상한것이체온을재더니그래프로표시하는겁니다.저가왜그러냐고했더니몸의상태를정확히알려면
매일이렇게체온을재어보는게좋다면서어김없이그래프가신체상태를말해준다고하더군요.
걔가전공부터여자아이가핵물리학이었던것도예사롭지않았지만그정도로과학과밀접할줄은꿈에도
몰랐기에많이놀랬던기억이나는군요.훗훗….하여간사는게여간재미있는게아니고생활의과학화가
아주자연스럽게되어있었습니다.
아침으로빵에다잼,치즈,꿀,버터를발라먹고친구와시내구경을나갔습니다.마인쯔시내와프랑크푸르트에
있는괴테하우스를방문하고여기저기다니다돌아왔습니다.돌아오는길엔기차역에들러오스트리아빈으로
가는기차편도알아보구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