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국무장관과의면담을기대했던이화여대학생20여명이겨우5분에걸친단두마디를듣고돌아와야했다는
뉴스를보고이런생각이떠올랐습니다.어떤이유에서든공항까지기대를하고갔었던학생들에겐너무도가슴
아프고기억하고싶지않은해프닝일것이라는.
가뜩이나말많은한미관계뭐그런얘긴제쳐두고라도어린학생들이모범삼고싶은성공한여성,그것도인종적인
핸디캡도극복한사실적세계의리더인미국의막강한국무장관인그녀를만나물어보고싶었던질문까지준비하고
기다렸다가너무도황당하게끝나버린이일로받았을마음의상처에대해동정심이마구드는겁니다.
누구의잘못그런건중요한게아니고뭐시간이바쁘고대사관측과수행원측에서손발이안맞았다거나예기치
못한일이생겼을수도있을터이니사람사는일그럴수도있으리라는생각이지만아무튼결과론적으론이렇게되어
버린일로또한번우리나라어린학생들의꿈에부풀었던기대감이여지없이무너져내린일이안타깝고그래도
미리더신경을썼어야하는것아닌가하는찐한(?)원망감이드는것도사실입니다.
이일로왜갑자기저의고등학교때일이생각나는지잘은모르겠지만대비되는경험인듯싶어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고등학교2학년여름방학때지리시간숙제를받게되었는데그게대사관이나문화원같은곳을방문하여
그나라에대한인포메이션을수집해오는거였습니다.
저는그때한참영어에관심이많고호기심도많았던시절이라이걸기회삼아친구들을선동하였지요.
우리는그저대사관을방문할게아니라대사나대사부인이라도만나서그나라에대해서듣고정보를받아오자
구요.그래서다짜고짜한남동으로향했습니다.왜냐면거기엔대사관들이많았으니까요.
한남동을일단가서친구들과공중전화로대사관에전화를했는데다번번히성의없이받고저희같은어린학생들
에겐일말의관심도없어서많이낙담하였습니다.친구들은저말고한4명이더갔던것같은데이제그만두고
그냥집에가자고난리인데전그래도더해봐야할것같아서마지막으로말레이지아대사관저에전화를하게되었
지요.
저가나섰으니당연히제가잘못하는영어로더듬거리며전화를했는데어찌된일인지대사부인이전화를받게된
것입니다.그러면서저희보고질문이있으면관저로오라는겁니다.기쁜마음으로꽃을사가지고우선가는길
대사관부터들렀더니한국인비서같은사람이대사부인께선바쁘시니귀찮게하지말고그냥팜플렛이나가지고
가라는데저희들은그래도알았다고하곤일단은관저로향했지요.
관저앞에서벨을눌렀더니먼저한국인가정부께서나오셔서문을열어주시더군요.곧이어대사부인이직접
나오시더니어서들어오라시며저희들을반겨주시구요.그래서저희는멋진관저안에들어가서역시멋진장식이
되어있는응접실로향했지요.
떨리고가슴벅차며조금은흥분까지되어서얼굴들이빨그레해졌는데교양있어보이시는대사부인께서다과를
내놓으시고이런저런얘기를차분히해주시던기억이납니다.조금은똥똥하면서사람좋은이웃아줌마같은
인상이셨는데조금후에딸이들어오는데저희는깜짝놀랐지요.딸은엄마와달리너무도이쁜게까마잡잡한
피부에옅은립스틱에다까만눈썹과아름다운눈까지너무도빼어나게이쁘더군요.
저희는시커먼교복에단발머리를하고갔었는데그아인저희보다도어린중학생이었는데세련되어보이는
사복에다옅은화장까지…정말로기죽고조금은창피한게한국에태어난게잠시후회가들었던기억이납니다.
아무튼너무도좋게이얘기저얘기를하다가아주좋은만남이었다는기쁨과함께돌아온기억이있습니다.
전얼마동안은친구들에게조금은뽐내며"거봐…하려면할수있지.우리가영어는완벽하게못해도의사소통은
됐잖아?야얼마나좋은경험이냐?"이렇게자신감을가질수있었던좋은경험이었던건확실한듯합니다.
그후로도그때의일을상기하며혼자웃음을짓고자랑스러웠던적이꽤나여러번되었고그러한조그만추억이
제겐앞으로도세계인을대상으로그들과대화하며나의생각을말할수도있고사고를키워나갈수있다라는
믿음의초석이된것이지요.
이번라이스국무장관일을보면서그여학생들도국무장관과단몇십분만이라도말하고들을수있는시간을
가질수있었더라면앞으로의인생에서자신감과자긍심을느끼는귀중한시간의체험으로생각을살찌울수
있었으리라는아쉬움이남는겁니다.조그마한것같은시작이큰밑거름이된예는여러경우에서도많이찾아
볼수있기때문입니다.무심코들은한마디가교훈이되어위대한사람으로성장한경우를우리는알고있습니다.
참으로아쉽고안됐다라는생각을해보며우리어린학생들에게조그만자긍심의발로를우리어른들이여러모로
많이만들어그들에게꿈을꾸게하고,할수있다라는자신감을키워나갈수있는기회를많이줘야할텐데라는
소박한생각을해보게된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