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듯 사랑한 사람과 결혼했더니.(그 서막)

오늘아침조선닷컴을보다보니뉴스하나가눈을끌더군요.

"미친듯이사랑하는사람과는결혼하지마라"

저에겐아주깊이내리박히는그무엇이있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의대표님께서하신말씀이니여러가지케이스를검증한후에하신말씀이시고어느정도

신빙성이있는얘기리라여겨집니다.물론사람사는일이모두다어느잣대에맞아떨어지는건아니지만서두요.

통계적,일반적으로봤을때그렇다는얘기겠지요.

하지만이글을접하며전’어쩜예전에내생각이바로이거였는데…그래맞아.

미칠듯사랑하는사람과는결혼을하는게아니지….결혼은현실인데…..굉장한능력과용기의소유자아니면말야.’

이런생각을다시상기하게되었지요.

전고등학교3학년때친구의권유로성당도서실에가서공부한답시고그전엔다니지도않던성당을드나들게(?)

되었습니다.저를이끌었던친구는수녀가되었다는얘기만들었지지금은연락도안되고그당시한동네에살고

함께버스를타고다니다보니알게된친구였지요.

한학년같은반인적도있었지만그리친했던기억은없는데평소좀논리적이고교회에대해비판적이었던저가

어떻게성당에가서공부할생각을했는지지금생각해보면운명인지뭔지헷갈리기도합니다.

그렇게성당도서실에서공부를하게되었는데거기서운명의한사람을만나게됐지요.우리나라고3시절은

그야말로인생의가장중요한싯점인그때엉뚱한일이벌어졌으니바로이게운명이라는생각이드는결정적

요인입니다.

재수를하고있는한살위오빠인데(사실양력으로따지면같은나이고한해일찍들어가학년만다른)성당에서

가장눈에뜨이는인물에다가조금은무게가있어보이는스타일이었는데제가성당에나가게된건가을이었고

그전에여름방학때학원다니면서몇번은버스안에서본적이있었던사람이었죠.첫눈에잘생겼고눈에

띄는형인데그래서속으로비웃었었지요.’재수생주제에저렇게머리는기르고저러니재수하지…’하면서요.

전오빠들도없고왕래도많지않아그당시그저재수하는사람은다공부못하는사람인줄알고있던시절

이었는데’재수생’이라니조금은속으로깔보았지요.’얼굴은잘생겼는데그러면뭐해?대학에도못들어가고’

하면서별관심을갖지않으려고했습니다.전또모든사람이선망하는사람에는그다지관심을안갖게되고

어쩜안가지려고노력하는거였는지도모르겠지만(교만이었지요)아무튼그렇게얼마를지나게되었는데…..

성당에있는몇몇여학생이성당의오빠들이저와제동생에게(괜히어린중3동생까지끌어들였지요)관심을

가지니까눈에불을켜고난리가난겁니다.우리들은신자들도아닌데왜성당도서실에서공부하냐면서요.

그때조용히물러섰으면아무문제없이내가원했던Y대에갈수있었는데그저운명이었는지아님저의

허무맹랑한고집의결과였는지저는신부님께찾아가담판(?)을짓고말았지요.지금은고3이고중요한때니까

공부에매달리고대학간다음에성당에착실히나와신자생활하겠다구요.

신부님께서도오케이하셨으니이젠그어느누구도뭐라할수없었는데그때바로그오빠가나서서저와제동생

에게이러는겁니다."사실나도여기나와있지만너희들이보다시피공부도잘안되고그러니까집에가서공부

하는게나을거야.내일부터나오지마라…그냥집에서공부해."

아….그때또말을들었어야하는데…그x의고집과자존심때문에"아니요.저희는여기계속나와공부할거에요.

걱정해주시는건고맙지만괜찮아요."이러고말았지요.그러면서속으로’흥그래너는나한테관심이없다말이지.

나한테관심안갖는애들은없는데너가그렇게잘났어?두고보자너가날안좋아하게되나’이런얼또당또한생각

을하게되었지요.그리고부턴저의고3성적은줄줄이밑으로하강을하게되었구요.

이문제를전참많이생각해보았는데바로이게저의첫번째큰시험이었던것도같습니다.앞으로전개될저의

인생에있어커다란轉機가되어버린거지요.잘하고있던공부를괜히성당에나가면서잡음에흔들리고시간을

허비하고그렇게아쉽게진을빼버리는상식적으론이해가안되는일이벌어진겁니다.

시간이흐른후제친구하나가이런말을하더군요."정생아.난정말그당시너를이해할수없었어.평소똑소리

나고야무진너가고3때인그때학교와서하는말이매일그오빠얘기였어.너가왜그러는지안타까왔지."

저가생각해도저가왜그랬는지도대체제머리론이해가안되기에운명일거라는짐작을해보게되는거지요.

저의고등학교시절성적중바로그가을이후의성적이가장안좋다는건남들은안하던공부도막판에피치를

올리는판에,그렇게헤매고있었다는게정말요상한일인것입니다.

그렇게공부는하는둥마는둥가장중요한시기를엉망으로보내고그러면서성당에가게되니그오빠완계속

보게되고또내예상(?)대로그오빠도우리둘에게잘해주면서그런허접한시간으로세월을축내고있던중

운명의’예비고사’날이되었지요.

아침부터긴장을해서잠을설치고새벽에깼다가다시잠들고그리곤늦어서허둥지둥아빠께서차로바래다

주시고씩씩거리며가서는시험에집중도안되고그렇게온갖쇼를하면서겨우시험을마쳤지요.전그때

직감적으로’아내성적학교에서보다훨씬못나올거야.아내인생다망친거야’라고느껴지더군요.

저희때부터바로’본고사’가폐지되어저처럼영,수과목이나은학생들에게주었던두번의기회도이젠없어진

겁니다.그래서낙담하고오빠한테물어봤더니’야그렇게공부안했는데성적잘나올리가있냐?’이렇게반문

하더군요.불쌍한인생들…..그리고한심하고말입니다.

그오빤사실’배재’에서잘나갔는데괜히형들한테이끌려응원부에들어가게되고그러면서담배도피어보게되고

교육자이신아버지에게어긋나는아들의길을걷게되었더군요.그리고고2때간염에걸려학교에얼마동안못

가게되고그러면서좌절하고말이죠.성격이가장문제인데잘안되면다시의욕을갖고해보려는게아니고

그저도피만하려고하는,머리만믿고조금은거만한.그쪽도저처럼고3성적이제일안좋았구요.

저의큰장점이자단점이바로’모성애’가너무강하다는건데바로이사람이저의이런모성애를한없이건드리는

겁니다.제가이해해주고보담듬어줘야할것같은의무감을느끼게만드는…

시험을끝내고부턴그래도마음은안편했지만사실상많이붙어다니고함께시간을보내게되었습니다.

어느새인지모르게둘이공식커플같이되어버렸고집도한동네다보니매일을보게되었구요.

그러다시험결과가나왔는데아니나다를까저도예상보다못나왔고오빠도그렇고우리둘은쓴웃음을지면서

운명에맡기는분위기로가게되었지요.전그나마일차대학에가게되었는데오빠는또떨어지고이차대학으로

원서를쓰고수원에서학교를다니게되었지요.

오빠가그러더군요."넌대학도일차대학이고얼굴도이쁘니까대학가면인기도많을거고난수원으로가야하니

우리이제얼굴보기도힘들겠다.좋은사람만나라."이렇게저의가슴을아프게하면서또저의약점(?)을건드리

더군요.사실나중에알고보니그것도다저를붙잡아두기위한수작(?)이었는데말이죠.

저가마음약한거다알고그러지말라고미리동정표(?)를구했던겁니다.전그것도모르고순진하게울먹이며

이렇게말했죠."오빠.난대학그런거중요하지않아요.그냥오빠가좋고우리계속봐야지어떻게….."

지금생각해도꼬박꼬박존댓말써가며너무어리숙했던저였습니다.

그렇게대학에입학한후에도그저붙어다니고그오빤학교도다니는둥마는둥저역시아침수업은거의다

빠지고오빠집에가서죽치고있다학교가서겨우공부하다오는,너무도바람직스럽지못한교제를계속하게

되였죠.그저사랑에눈이멀어장래도생각않고그순간만을위해살아가는인생들처럼.

그당시전용돈도거의안받고있는돈도너무아껴쓰는짠순이였는데그렇게아껴놨던돈은그오빠뒷바라지에

다바치고함께쓰고너무도가난하게사랑만을믿고키워가던시절이었습니다.이세상어느누구에게도그리

헌신적으로맹종적으로해보지못했던도대체머리로썬이해가안되는일들의연속이었지요.

너무도좋고사랑해서실컷만나고헤어지면돌아서는바로그순간너무도보고싶을정도로미칠듯그렇게서로를

좋아했고그저삶이라는게그사람과의일로다메꾸어지는,특히저같이어머니를어려워하고착했던큰딸로써는

너무도용기가요구되는그런시절이었습니다.안하던거짓말도해가면서죄책감을너무도느끼면서그래도양보

할수없는저의사랑을지키려고제머리속이온통뒤죽박죽이었던그야말로혼돈의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그렇게미칠듯사랑하면서도이상하게제머리속에드는생각은이런거였습니다.

‘이사람을미칠듯이사랑하고나의모든걸다줄수는있지만결혼만은하면안돼.왜안돼?왜냐면너무도사랑

하는이사람과결혼해서흔히들하는부부싸움하면서살고싶지도않고집안여건상맞지도않아.이사람이둘째

지만사실상장남노릇해야되고시어머니되실분도깐깐하시니자신없고하여간우리집하곤맞지않아….’

너무도명백하게결혼후의모습이그려지는겁니다.

싸우고화해하고그리고또싸우면서지쳐가는모습들이….

그러면서처음의사랑은온데간데없고미움만이남고서로를증오하고결국엔서로에게등을돌려버리는…..

전오빠에게이렇게말했죠."오빠난오빠를위해뭐든할수있고너무너무사랑하는거알지요?하지만우리

결혼은하지말아요.그저나중에늙어서신선생님,이여사그렇게부르면서만나요.우리결혼하면행복할것

같지않아요."그저이상적인결혼만을그렸던저의말에오빠는콧방귀를뀌며"너나안보고살자신있어?

난없는데.."그저한쪽귀로새더군요.

돈이없어오빠를만나면오빠는떡국을먹이고저는라면을먹는,어찌보면너무도생각없이그저맹목적인

사랑에목숨을걸었던시간도오빠가군대에가게되는걸로서서히끝을향해가고있었습니다.대학교3학년때

강원도춘천까지학교도팽개치고쫓아가서머리깎는것도보고울면서헤어지고돌아왔죠.

그리고못다한공부를3,4학년땐보충하듯이나름대로열심히했고한동안은편지도열심히썼지만의도적으로

줄여나갔고그렇게마음의준비를했습니다.사랑하였으므로행복하였노라…를외치며그렇게저의첫사랑을

아름답게간직하겠다는일념으로.

오늘은여기까지이고다음편엔그첫사랑과의결혼,그리고좌절에대한글을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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