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과 쿠엔틴 티란티노와 미케 다카시. 그리고 세익스피어

오늘남편과아주오랜만에직접극장에가서영화한편을보고왔습니다.(90%이상은집에서디비디로시청함)

한인학교에서수업을마치고허겁지겁와서밥한술뜨고곧장극장으로직행했지요.

보통집근처에도극장이있습니다만오늘본영화는특별난영화라다운타운에있는극장에가서봐야했습니다.

그영화제목이뭐였나구요?바로우리의영화’올드보이’였습니다.

주로단편영화나외국영화.말하자면비주류의영화를상영하는극장인데시내에있고이름은’CinemaduParc’

입니다.거긴엔우리나라영화’올드보이’와5월부터상영될’빈집’이렇게두편이예고되어있더군요.

이번이처음한국영화상영은아닙니다.전에도직접가서보지는않았지만’집으로’와’봄여름가을겨울’도상영

되었었지요.

저는말로는많이들었었지만영화의내용도얼핏밖엔몰랐고(그냥복수극이고주인공이누구라는것정도)그래서

시작전부터아주흥미진진하게기다렸습니다.팝콘과음료수,거기다제가좋아하는피넛M&M까지준비하구요.

영화가시작되고’역시최민식의자연스런연기는따라올사람이드물어….’이러면서보고있는데졸지에드라마에서

서스펜스영화로장르가바꿔버리더군요.그다음엔말씀안들여도다아실그런내용이지요.

한남자의어이없는납치와감금생활.그러면서복수의칼을갈고몸까지만들어가면서탈출D-데이를앞둔

어느날역시타의에의해어이없이석방되고그후로쭉이어지는피로범벅된복수혈전….

영화를보면서먼저드는생각은저런일이나에게만은일어나선안되는데하는두려움이었습니다.

물론그영화에서처럼누군가에게잘못한기억도없지만아주오래전말한마디가가지는가공못할힘을목격하게

되니까사정이완전히달라지더군요.다른건몰라도제가입조심하나는자부할수있거든요.그런데그게또꼭

입조심의문제가아니더라도걸고넘어지려면넘어질수있는건덕지가있을수도있지않을까하면서일순불안해

지는겁니다.아무튼저는이렇게과대망상이조금은심각하다할수있습니다.

이건영화끝나고나서의생각이었고영화중엔집중하느라고거기까진생각을못했고그저저렇게재수없는경우가

발생해선진짜안되고말고….뭐이정도였지요.

우선영화의내용이좀황당하다고도할수있지만또충분히일어날수도있겠다싶기도하고아무튼내용보다는

거기서보여주는고어(gore)류의피범벅과잔인성,그리고인간의복수심과절망감등참으로조금의느슨해짐을

용납못하는그런영화였습니다.

그영화를보면서공포스러움의표현의대가인일본감독미케다카시와박찬욱감독이얻어낸’칸느영화제심사위원

상’의심사위원장이었던미국의쿠엔틴티란티노감독의모습이교차되었지요.이런영화이니그쪽의대가인쿠엔틴

티란티노감독이껌벅죽은건너무도당연하다는생각에미치더군요.그의영화가다이런류로피가튀고사지가

절단이나고아무튼말그대로피범벅의고어영화이니까요.

그리고이영화에서보여주는여러장면에선역시위대한영국의문호윌리엄세익스피어의’타이투스앤드로니쿠스’

역시떠올리지않을수없었습니다.손목이잘리는대목,생이를뽑아수건으로틀어막고,최민식이자신의혀를

자르는장면등그모두가이미세익스피어의작품속에서나왔던장면과아주흡사하거든요.그러기에이곳영화평

에도그런엘리자베스시대의복수비극이라는평이나왔습니다.

전개인적으로피가많이나오는영화를별로좋아하지않고쿠엔틴티란티노감독의’킬빌’이왜그리인기가있는지

의아해하던사람이었습니다.특히킬빌2는만화로대처되는잔인한장면등일본만화를갖다붙인것같은그런

느낌으로가뜩이나일본에문화적으로열등감을느끼던제게질투심을유발했었지요.전한국에서도일본만화가

판치고유행하던걸별로좋게생각하지않았었거든요.너무국수적이라볼수도있는문제이지만서두요.^^*

단순히만화뿐만이아니라배경등여러가지의일본요소가많았었지요.아무튼쌍심지났었습니다.

그런데이번박찬욱영화에서는잔인하고역겹다는걸느끼기도했었지만주로는좀색다르다는느낌과함께배우들의

연기에만신경을쓰게되더군요.그리고플롯하구말이죠.잘짜여지고,황당스럽지만너무도비극적인,그러면서

좀극단적인줄거리가그리미덥지않게느껴지는것이아니라그저안되었다라는동정심을불러일으키는…..

아무래도저가너무팔이안으로굽은것일수도있겠지요.처음으로외국에서우리영화를그것도우리말로

보았으니저의이성이마비되었을수도있겠구요.저가무슨잘나가는영화평론자도아니고감독이무슨생각으로

왜그런영화를만들었는진잘모르겠지만관객으로서의느낌이그랬다는거지요.그저특이한소재를가지고배우의

좋은연기를끌어내었다그정도로요.다양성의문제에서도이런류의영화도만들어져야한다고보구말입니다.

아무튼오랜만의극장나들이에다그것도한국영화를이곳시내극장에서다른외국인들과함께보았다는점에서

색다르고기쁜하루였습니다.영화시작전기다리는사람들에게"이영화한국영화인거아세요?저도한국사람

이에요."이렇게말하고싶더군요.그만큼자랑스러웠고우리영화가멀리태평양을건너와외국관객들에게보여

진다는것하나만으로도가슴벅참을느꼈던기분좋은날이었습니다.

그리고마지막으로사족하나더"박찬욱감독님수고많으셨는데다음번에좀더넓은관객폭으로즐길수있는

그런(?)영화도꼭멋지게만드시어이곳에서다시한번,아니지여러번볼수있게만들어주세요.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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