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 ‘좁은 문’ 중에서….

그녀는저무는햇살이스며드는창문을등진채침대머리에무릎을꿇고있었다.

내가가까이다가가자그녀는그대로않은채고개를돌리고속삭였다.

<아,제롬왜또왔어?>

그녀의얼굴은눈물에젖어있었다.

이순간이나의생애를결정지었다.

지금도그순간을회상하면마음이아프다.

당시의나는알리사의슬픔의이유를막연히짐작만할뿐이었지만

그러한슬픔이

팔딱거리는조그마한영혼.

흐느낌으로온통흔들리는연약한육신에는너무도심한것이라고뼈저리게느꼈다.

나는여전히무릎을꿇고있는그녀의곁에서있었다.

내마음속에솟아오르는새로운격정을무엇이라표현할지몰랐다

단지그녀의머리를내가슴에안고

내입술을그녀의이마에대고있을따름이었다.

나는내힘껏하느님을불렀고

이제는내삶의목표가이여린소녀를

공포와악의삶으로부터보호하는것뿐이라고다짐하면서

내일생을바치기로결심했다.

주여그를제게주세요.

그러면이마음을당신께바치오리다.

주여한번만그를더만나게해주세요.

이마음을당신께드리기로약속하나이다.

그러니저의사랑이당신께청하는것을허락하여주세요.

저의이천박한기도를용서해주세요.

저는제입술에서그의이름을떼지도못하겠고제마음의고통을잊지못하겠나이다.

주여슬픔에잠겨있는저를버리지마시옵소서

앙드레지드

(Andre-Paul-GuillaumeGide1869.11.22~19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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