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이란 그런 것인가>

남자인주제에나,엉망진창으로울어서,추워죽겠는데도택시를탈수가없는거야.

그때처음으로남자는딱질색이라고생각했는지도모르겠어.그리고조금마음을가라앉히면서

역까지걸어가서,선술집에잠깐들러술을마시고전철을타고돌아가기로했지.

밤이라폼에는사람도별로없고,얼어붙을것처럼차가운바람만불었더랬어.

화분을꼭껴안고뾰족뾰족한파인애플잎에다볼을대고벌벌떨면서—오늘밤서로마음을

나눌수있는것은이세상에파인애플과나뿐이라고,마음으로그렇게생각했었지.

눈을감고바람에온몸을드러내고추위에떨고있는,이두생명만이같이슬퍼하고있다고.—-

누구보다서로를잘알고있는아내는,나보다,파인애플보다먼저죽음과친해지고만거야.

그후아내는곧죽고,파인애플도죽어버렸어.나,어떻게키워야되는지몰라물을너무많이

주었거든.파인애플화분을정원한구석에밀쳐두고,뭐라표현할수는없지만깨달은일이있었어.

말로하면아주간단하지.세계는딱히나를위해있는것이아니다.그러니까,나쁜일이생길확률은

절대로변하지않는다.나혼자서는결정할수없다.그러니까다른일에는대범하게,되는대로

명랑하게지내는편이좋다,고.—그래서여자가되었고,지금에이르렀어.

그무렵나는그말의의미를파악하지못해서,무슨소린지모르겠어서,<즐거움이란그런것인가>

하고생각했던것을기억하고있다.하지만지금은토악질이라도날것처럼잘안다.왜사람은이렇듯

선택할수없는것일까.버러지처럼짓뭉개져도,밥을지어먹고잠든다.사랑하는사람들은모두

죽어간다.그런데도살아가지않으면안된다.

—오늘도밤은어둡고숨은답답하다.각자끝없이헤매이는무거운잠때문에싸우는밤.

요시모토바나나의<만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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