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꽃 정사’

아직아무에게도말하지않은걸알려드릴까요
우리할머니는아주재미있는이론을가지고계셨어요

할머니는우리모두몸안에성냥갑하나씩을갖고태어나지만

혼자서는그성냥에불을붙일수가없다고하셨죠
산소와촛불의도움이필요하다는거에요


예를들어산소는사랑하는사람의숨결이될수있습니다.
그리고촛불은펑하고성냥불을일으킬수있는
음악이나음식이나애무나언어소리가되겠죠.
잠시동안우리는그강렬한느낌에현혹되고
우리의몸안에따뜻한열기가피어오르지요.
이불꽃은시간이흐르면서조금씩사라지지만
다시그불길을되살릴수있는또다른폭발들이일어납니다.

사람들은살아가기위해
자신에게불꽃을일으켜줄수있는것이무엇인지찾아야만합니다.
그불꽃이일면서생기는연소작용이영혼을살찌우지요.
다시말해불꽃은영혼의양식인것입니다.

자신의불씨를지펴줄뭔가를제때찾아내지못하면
성냥갑이축축해져서한개비의불도지필수없게됩니다.

라우라에스키벨-<달콤쌉사름한초콜릿>중에서

이글을읽고제가읽었던아사다지로의’수국꽃정사’가생각났습니다.

우리에게’철도원’과’러브레터’로잘알려진작가지요.

과연인생에있어우리가추구해야할건무엇일까를사색하게만든소설이었습니다.

정리해고당한고지식한카메라맨과한때잘나갔던무희였다지금은초라하게늙어서까지춤으로

생계를유지해야하는슬픈운명의여인.그둘의만남은초라하지만진솔되고그렇게공유된슬픔으로

마침내’동반자살’으로까지이어질뻔하지만그들을정작살린건또다른슬픈인생의주인공’닷짱’

이라는낡아빠진극장주인의죽음이죠.’닷짱’이란이름은제돌아가신작은외삼촌일본성함이었기도

했기에제겐더슬픔으로다가왔습니다.그삼촌께선이년전폐암으로돌아가셨구요.

그들을진정자살이라는최후의수단을생각하게끔까지몰아넣었던건과연무엇이었을까를생각해보며

역시착하고순순한사람들이살아남기엔너무힘든이세상을향해다시한번크게’부조리’라고외치고

싶어졌습니다.우리들의순수함과순결한영혼을세속의타락으로물들이는이사회를향해

‘그냥좀내버려둬죠.’하고말이죠.

그리고우리안에있는불꽃을일으킬수있는그영혼의양식을어떻게찾을수있을까를또심각하게

고민하게되었구요.나의불씨를지펴줄그무엇을어디에서어떻게찾아야하는것인지갑갑한맘으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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