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갈대’

인간은한개의갈대에지나지않는다
자연가운데에서가장약한자이다.

그러나그것은생각하는갈대이다.
그를죽이는데는한가닥의증기.한방울의물로도충분하다
그러나우주가그를짓눌러버릴지라도
그는우주보다고귀하다

인간의모든존엄성은사고에있다

사고는본성을두고말한다면얼마나위대한것인가
그결함을두고말한다면얼마나보잘것없는것인가

인간의덕의힘은
그노력에의해서가아니라
그의일상에의하여측정되어야한다.

인간은천사가아니지만동물도아니다.
불행은천사가되고싶은자가
동물을흉내내는것

파리의능력그놈들은전쟁에이기고
우리의능력이활동하는것을방해하고
우리의신체를좀먹는다.

한마리의파리가귓가에서웅웅거리는것
머리속에좋은생각이떠오르지못하게하는데는
이것만으로도충분하다

인간의맹목과비참을바라보며
침묵하는우주를바라보며
갸날픈한줄기의빛도없이
혼자내동댕이쳐서
누가나를여기에두었는지모르고헤매이는것같은인간

무엇을하러여기에왔으며
죽으면어떻게되는지조차모른채
아무것도인식하지못하는인간을바라볼때

나는잠든사이에황량한섬으로옮겨져
깨어보니자신이어디에있는지
그곳에서벗어날방법도모르는사람처럼두려움에사로잡힌다.
어째서이렇게비참한상태에있는인간이
절망에빠지지않는지의아할뿐이다.

파스칼의<팡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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