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요즘너무힘드시다면서요?
오늘정빈이랑메일하면서그러는데정말그얘기듣고속상하고걱정이많이됐어요.
이모가아프니까평소안하던투정도하고까탈스럽게굴어서정빈이도좀힘들지만어머니와아빠께서
너무힘드신게더안쓰럽나봐요.전여기서멀리어쩌지도못하고그저답답하네요.
그런데이모는그렇다고치고두분께뭔가위로를드려야하는데매일드리는말씀또똑같이반복할수밖에
없군요.그저그렇게모든짐다지시지마시고사람도쓰시고숨좀돌리시라구요.아빤웬고집을그리부리시는지…
그러시다정말두분까지생병나시고아주큰일이날것같아조마조마합니다.제발요~~~
이모는어쩔수없이겪어야할일이지만두분까지그렇게고생을하실건또뭐에요?
이모가그동안너무애썼고지금상황이너무안타깝지만저희남은가족들이할수있는게뾰족히없잖아요.
그저잘챙겨주고마음편하게해주고고통을함께나누는거요.헌데그고통분담도아무래도정도가있잖아요?
그렇게두분까지심려를너무하셔서병나시면누구에게득이되나요?아무에게도득이안되잖아요?
그러니정말제발두분이제좀숨돌리시고거기에만그렇게매달리지마시고주위를한번둘러보시라구요.
전냉정해지자는게아니고먼길을보고좀숨도고르면서합리적으로대처하자는말씀이에요.아시겠어요?
그러시다두분까지뭔일나시면저희들은어쩌라구???
어머니!!
정빈이가이번에참많은걸느낀거같더군요.아무리환자라지만이모의태도가이해안가는구석도많고
사람이사람을알았다고말하기가겁난다고도하고아무튼저혼자생각을많이해보게되었어요.
이모가아프니까자기도잘해주고싶은데하다가도역정이올라올때도있다구도하구요.
저그기분이해할수있을거같아요.그래서사람이아무리좋고이성적이되려고해도한계가있다는게맞는
말이겠죠.잘해줘야하고그냥다따라주고편하게해주어야하는줄잘알면서도,그렇게하면서도간혹드는
짜증과회의감뭐그런거요.그러기에긴병에효자없다는말이나오는거겠죠.그러면서그런현실이마구
슬퍼지네요.우리가그동안쌓아왔던그모든게위태로와지고조금씩가라앉는느낌이든다는게…
어머니께서이모를위해그리애쓰시는것도정빈이가보기엔너무안쓰럽나봐요.이모가그런걸몰라주는것
같으면그게더화가나고안타깝기도하면서말이에요.근데제가그랬어요.이모는지금제정신이아닐테니
그냥따지지말고힘들어도해줄거해주라구요.저도알지요.환자비위맞추기가얼마나어렵다는거.
그리고그냥묵묵히참기엔한계가있다는것두요.하지만그래도별방법이없고그나마가장정상이라할수있는
정빈이가모든걸다보다듬어야한다는생각에그렇게말해버렸어요.어쩜너무냉정하고야속하게들릴수도
있었겠지만…우리가족모두가나누어야할짐이고또그래야하는거니까요.
세상엔절대공짜가없는걸저도실감하고있어요.그동안이모가우리를보살펴주고그렇게애써왔던그시간들,
그걸지금고스란히다시돌려주고있다는생각을해보면서절대공짜도없고그냥눈감고넘어갈수도없음을.
그렇게라도도리를하고가족으로서의의무를한다는것이오히려우리들마음도가볍게할것이며나중이라도후회가
훨씬감소할거라는생각을해봅니다.그리고무엇보다중요한선한우리들의마음을그대로담아이모가느낄수
있게해야할거라는의무감도들어요.이모에게안도감도줄것이구요.
어머니!
어머니께서고관절수술후갑자기훨늙어보여슬펐던기억이나네요.그때말씀은안드렸어도제맘이많이
아팠었는데아마한참을못뵌어머니저가혹시올여름에한국에나가게된다면또그렇게되신어머니를뵈어야
할것같아벌써부터큰걱정이됩니다.저그런모습보기정말싫은데…어쩌죠?어머니?
어머니!
제발늙지마시고화장품열심히바르시고맛사지도하시고관리하세요.꼭이요!!
그리고제일중요한,마음편하게잡수시는거랑음식잘드시는것도잊지마시구요.저갔을때많이늙으셨으면
저정말화낼거에요.아셨죠??관리잘하세요.아셨죠?
저가이번에가게되면아주많이웃겨드릴께요.정빈이를은근히잡으셨다면서요?좀더있다가라구…
평소의어머니같으면애들걱정된다고,아무리이모가잘해줘도엄마가곁에있어야된다고빨리가라고등떠
미셨을텐데…그말듣고정말외롭고힘드신게맞구나하면서가슴이많이아팠어요.
가기도전에벌써부터헤어질생각하면겁이나서못갈것같기도하구요.그래도너무궁금하고다보고싶으니
가긴가야하는데…벌써부터가서만날생각에기분좋은것보단헤어질생각과제가참아내야할여러가지를
생각하고의기소침해집니다.그러면안되는데정말…
어머니!
둘이함께오는것도좋겠지만이렇게따로하나왔다가고또하나가오고그것도괜찮으시죠?
이제저가왔다가고좀있으면대사관에서연락올거고그렇게정신없이몇번왔다갔다하시면여기로
오실수있을거에요.그때까지제발힘내시고용기잃지마시고건강지키시면서굳굳히계셔야해요.아셨죠?
어머니!
저의모든걸다바쳐서라도지켜드리고싶고행복하게해드리고싶은나의어머니!
여지껏살아오신것도힘드셨는데여기서더이상의고통은주님께서주시지않을거란기대해보면서
저가안타까운마음을그저이렇게전합니다.제발그날이올때까지잘지내세요.제발…
우리가족모두모여옛얘기하면서웃음꽃을피울바로그날까지말에요.
어머니!
마지막으로정빈이올때제발짐바리바리로싸서보내시지말라는당부하면서오늘은여기서줄일께요.
정빈이도힘들잖아요?아셨죠?저희다풍족하게있으니제발염려놓으시구요.꼭이요.
또전화드리고편지드리고그럴께요.건강꼭지키시고편한마음으로지내시구요.아빠께도안부전해주시구요.
2005.5.20
어머니의사랑스런귀염둥이생이가…
ps.어머니기분좀좋아지시라고저가이쁜꽃사진보내요.^^*
그리고이건정빈이한테하는말인데프린트하지말고어머니컴퓨터앞에오시라고해서보여드려.
음악도들려드리고.알았지?어머니좋아하시는’쉐인’의알란랏드를생각하시라고말씀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