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8월2일새벽4시50분기상.

잠이덜깨었지만가까스로눈을비비고일어나준비를하였다.

어젯밤어머니와마지막아쉬움을달래며나눈대화로새벽2시쯤잠이들었기에

비몽사몽에다두고갈어머니와이모를생각하니마음은묘하고무거워지는데…

어머니께서문앞까지나오셔서눈물을참으시며애들잘돌보라고당부당부를하신다.

나도어머니를똑바로쳐다볼수가없고애써내마음을달래본다.

자고있는이모는그저들여다보면서언제다시볼수있을까를생각하니가슴이저려온다.

공항에도착해책한권과큰애가부탁한CD를사고출국장에들어섰다.

이제드디어떠나는것이다.큰암석으로짓눌러진가슴을이곳에묻고난그렇게떠난다.

다시와볼고국은이전의모습과많이달라보일수있을것이다.내가염려하는한사람이없는채로…

비행기안에서바로옆에한국에오랜만에다녀오신내외분이앉아계셨다.

토론토에사시는데자녀들이4명이고그중두명은한국에남겨둔채사시는곳으로돌아오는중이셨다.

아저씨께서스카치를내리세잔을주문하시더니드디어눈물을흘리시며감회에젖으신다.

옆에있는내게거듭용서를구하시면서…즐거운여행길에심려를끼쳐미안하시단다.

여러가지로심사가편치못한나지만그렇게말씀하시는그분을뵈니까그분을위로해드리고싶어진다.

이런저런얘기를나누며그분의하소연을묵묵히들어드리고그러면서나또한위로를받으며그렇게

비행기안에서의무료함을달래었다.

언제부터인지대한항공안에는도서가비치되어책을읽으며여행을할수있게되어있었다.

한국에올때에는’세상의중심에서사랑을외치다’와’살아있는동안해야할49가지’를읽었었고

갈때에는공지영의소설’우리들의행복한시간’을읽었다.감상문은나중에쓰기로하고…

만감이교차하는심사를가까스로달래가며그렇게시간을죽이고또그러면서도아쉬움을못견디어

잠이라도청하려고애써보았지만잠속에서도온갖형상이나를괴롭힌다.

아니더정확히표현하자면내맘을그대로드러내는프리즘이라고나할까?

토론토에도착하여몬트리얼로가는비행기를기다리고있는데비가오기시작한다.

탑승이시작되고자리잡고앉아이젠정말집으로가는구나하고있는데

갑자기승객들다내리라고한다.우천으로비행기가뜰수가없다나!

1시비행기를그렇게허무하게놓치고그다음비행기3시걸기다리고있다또4시걸로바뀌고

그렇게여러번을바뀌더니이젠토론토발비행기가다취소되었다는걸알게되었다.

이건천재지변이니항공사에서도책임이없고내일떠나야하니공항을빠져나가서호텔을잡을수밖에없다.

여지껏그렇게많은여행을하였어도이런경우는첨이었다.

공항을빠져나오는데꾀꾀한냄새가코를찌르고드디어택시에타고멀리보니연기가솟는다.

라디오에선에어프랑스가활주로를따라미끌어지다조그만둔덕으로박혔다고하고.

아내생에이런일도일어날수있는거구나….그래도안전하게이륙하기전비행을취소한게

정말잘한결정이었다는생각이뇌리를스쳤다.

자는둥마는둥거의뜬눈으로날을새고서둘러아침일찍공항에도착하니이건완전히북새통에다

난리도그런난리가없다.그나마난어제다시재예약을하여보딩패스를다시컴으로받을수있었지만

노약자나어린아이혼자여행중이었다면얼마나난감했을까?

이런경우는누굴탓할수도없는그저재수없는경우가아닐런지…

10시에예약된비행기는역시연기가되고출구도바뀌면서겨우11시20분전에탑승이시작되고

그렇게조마조마했던마음이비행기좌석에앉자가라앉는다.그러면서도아직은불안하다.

그동안집으론부지기수로전화를해대고어머니께도걱정하실까전화를드렸고

이젠정말집으로가는일만남았다.집으로가는게이리힘들줄이야…

어쩜내맘처럼그렇게집으로가는발걸음만무거운것이아니고실제상황까지거들다니…

어쩜그누군가가내맘을알아차리고숨고르게도와준것은아닐런지…

그러면서집으로돌아가내가맡아야할아내와엄마로서의자리를더욱공고히하란뜻은아닐런지…

아무튼그렇게집으로도착하니일순간모든피로가몰려와긴잠으로빠져들었다.

그동안의깊은시름에서나를추스리는그런깊고깊은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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