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월10일오전10시에한인학교가새로운학기를맞았다.
이른바개강을한것이다.
이번학기등록내학생은총5명.
두명은중국여성들인데20대초반에둘다한국문화에관심이많고특히한류열풍에취해한국배우들에게,
그중에서도남자배우들에게대단히관심이많아보였다.’대장금’도알고한국에서유명한드라만거의다
아는것같았고배우들이름도많이알고들있다.이병헌을좋아하고권상우도좋아하고배용준도좋다고한다.
한명은국적은프랑스인데알제리인이고여기대학에서강의도하는27살의젊은이다.
한국에내년봄쯤여자친구와함께나가려고한국말을배우겠다고한다.여자친군바빠서못오고자기만나왔는데
지난학기끝쯤에와서질문도하고한시간공부도하고갔다.역시가르치는사람이라말귀를빨리알아듣는다.
나머지두명은혼혈아인데한아이는우리큰아이와동갑인여기나이16세소년이고또한아이는여기나이17세인
소녀다.둘다엄청귀엽고이쁘게생겼다.혼혈아들은대부분우성만받는다고하던데그래서인지또랑또랑하고
인물도좋다.남자아인아버지가한국사람,여자아인어머니가한국사람이다.
수업을시작하면서우선한글알파벳부터가르쳤는데다들생각보다발음도좋고잘들한다.
주로영어로강의를하지만베로니끄라는여자아인불어를더많이쓰는아이라이해가안되어보일때도있는데
그땐또불어까지버벅거리면서설명을한다.그래도알아들으려고무척노력하는모습이너무이쁘다.
한글을가르치다보면우리나라엔있는문법이영어나불어엔없어서설명이힘들기도하다.
예를들어우리나라의조사는엄밀히말하면영어엔없다.비슷한전치사가있지만이건조사와는다르기에설명이
힘들다.한국말로"나는한국사람입니다."를영어로이해시키려면’나,한국사람,입니다’라는건가능해도’는’은
힘들단말이다.주격조사가영어나불어엔없으니까….
그렇게차이점을설명해주고또발음의차이도설명을하는데불어권학생에겐특히우리의’ㅡ’나’ㅚ’발음이
어려운것같다.다행히중국어는’ㅉ’발음이있어쉬운데’ㅉ’와’ㅊ’의차이도그들에겐어려운듯하다.
‘ㄲ”ㄸ”ㅃ”ㅉ’를다어려워한다.’ㅆ’만빼고…..
이럴땐참으로언어간발음의차이에곤혹스러움을느낄수밖에없다.
사실우리가영어를하거나불어를할때도그들과비슷한발음을내긴하지만정확히그들이내는발음이라고
할순없을것같다.나만해도불어발음에서도영어액센트가있고아직도발음이어려운게몇개있다.
언어도어차피습관이기에자기가많이해본단어는발음이좀되어도잘쓰지않는단어의발음은더어렵고
도무지다른발음은흉내내기도쉽지않은것같다.
오늘웃으면서내가이런말을했다.
언어마다다른발음을하나로형식화하는작업을해낼사람이있다면그사람엄청나게돈많이벌수있을거라고…
말이쉽지언어간미묘한차이를실감나게하나로구체화하기란여간어려운일이아니다.구강구조부터설명이
들어가야하고그걸극복해내야하는거니까….
사실우리도우리나라말을하면서도발음이각각인경우도많다.엄밀히발음공부를시작안하고말을시작하기
때문에그냥들리는데로말하고만다.예를들어’ㅚ’라는발음이’ㅗ’와’ㅣ’를합친것인데이걸정확히발음하면
우리가늘쓰는그발음이아니고좀어색하게들린다.예를들어’외아들’을발음할때발음으론’왜아들’과차이가
나나?대부분아니라고본다.지방사투리는더할것이고….
한글을가르치며나역시많이배운다.난전공이영문학이고전혀한글이론은따로공부한적이없기에
교재를보며스스로공부가되기고하고이런문법이우리에게있었구나하면서새삼스레깨닫기도한다.
그래서가르치는게어쩜가장좋은자신의공부라는생각을또해본다.학창시절때도친구들을불러모아놓고
선생님흉내를내가며설명해주고가르치길좋아했었다.그렇게함으로내가더잘이해가되니까.
시간가는줄모르고수업을하다보니휴식시간도지나가버리고또학생들이거의성인이다보니시간마다쉬지
않고10시부터12시20분까지수업에서중간한번만쉰다.여지껏도그랬지만오늘그러기로학생들과합의를봤다.
다들조금이라도더공부를하고싶어하는눈치고배움에대한소망이찐해(?)보이기에기꺼이나또한쉬는시간이
좀줄더라도목이터져라크게외치며가르친다.원래목소리가쩌렁쩌렁한편인데거기다톤도좀높은편이라
가르치는일은아주팔자인것같다.ㅎㅎ한국에서영어가르칠때도후두염으로고생을하긴했지만습관은잘
안고쳐지더라.목소릴작게내면우선내자신이너무답답하다.
이제부터토요일마다어디놀러갈엄두도못내고그대로아침시간을받쳐야하지만나름대로의미를느끼고
좋은일한다는성취감과사명감으로토요일을맞을것이다.여지껏그랬던것처럼…
다음주는추석특집으로학생들에게송편빚는걸가르치고직접빚게하고우리의예절문화테이프도함께
보고한복이있는학생들은한복을착용하고오라고했으니강강수월래도한선생님께서가르치시기로했다.
벌써다음주행사가기다려진다.모두모여송편빚고함께맛도보고함께춤도출그시간들이…
가을은깊어가고이렇게한국인의얼을지키며한글교육에동참하는이시간이얼마나값진지모르겠다.
토요일마다지나다니는멋진부자동네의그장관들도빼놓을수없는기쁨이고눈요기다.이곳의가을풍경은
한국의어느곳못지않게아름답기에더욱마음이설레인다.
이가을을토요일마다의상긋한교정에서의생활과왁자지껄한어린학생들을비롯성인인내학생들을보고
느끼는시간으로풍성하게메꿔나가야겠다.한국인들의정서를느낄수있고교육의현장에있음이얼마나
보람된일이고행복인지새삼다시한번느낀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