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참으로오랜만이지요?죄송해요.
오늘은이모가떠난후모처럼어머니의밝으신목소리를들어얼마나좋았는지몰라요.
늘오늘만같았으면하고또기도드렸습니다.마음이이제많이안정되셨죠?
어머니!
저가오늘드린말씀대로이제저희들걱정은좀덜으세요.제발요.
이렇게말씀드린다고그렇게하실어머니아니시란거잘알지만그래도또말씀드립니다.
이젠저희들말고어머니당신자신을위한시간을좀가지세요.
기도많이하시고어머니를위한온전한시간을요.
어머니!
제가어릴적에전참으로많은고민을하였답니다.아마이런말씀은드려본적이없었을거에요.
다리가불편하시고자금도넉넉치않으셨던어머니께서다른일을하시기어려운줄잘알면서도남에게돈을
빌려주고이자를받고거의대부분빌릴때와돌려줄때의마음이같지않은여러사람들을보면서실망도하시고
화도내시고때론소리도지르시는걸목도하면서얼마나가슴이아팠는지요.
우선은어머니의그런삶이슬프기도하였고또한편으론돈을빌려간사람이사정이여의치않아본의아니게
어머닐속이고기만하게되었을때그들또한얼마나안되었던지요.그래서정빈이와저는그런빚쟁이들에게
더욱예를갖추려고노력을하였답니다.어머니께서도그러라고하셨지만그렇게말씀을안하셨더라도그들에게
마지막남은인간의존엄성을어린저희들까지짓밟고싶지는않았지요.옆에서멀뚱보고있는저희들에게
얼마나창피하고자존심상했겠어요.저흰그럴수록더모른척하기도하고인사도잘하고그랬죠.
그들에게소리를지르시고때론심한말씀을하시는어머니를이해못하는건아니었지만그런어머니의모습은
참낯설고도싫었었습니다.꼭그렇게살아야만하는지정말고민도많이했었구요.하지만아직어린저가
아무런도움도드릴수없고묵묵히지켜봐야만했을때얼마나제마음이안타까왔는지어머닌잘아실거에요.
전어머니의딸이고어머니께서살기위해서때론위악의모습을보이신다는걸저가이해한것처럼우리모녀
사이에이어지는끈끈한유대감을어머니또한아실거라믿으니까요.
세상도많이달라져예전같지않게요즘은돈빌린사람이오히려큰소리를하고베짱으로맞선다는걸알고
또얼마나노심초사를하였는지요.당장빌려주면간이라도빼어줄듯하다가도돈줄때가되면이자가
아깝고웬지손해보는것같고하는그런인간의간사한마음을왜모르겠어요?거기다어머니께선몸도불편하신데
괜한언쟁을벌이시다가잘못되기라도하면어쩌나얼마나마음을졸였는지요?실지로도이모를통해못된사람들
얘길들었을땐피가거꾸로솟는다는그표현을실감할수있었답니다.
그래서어쩌면세상이변해버린게차라리잘됐다싶기도했답니다.
어머니께서더이상돈을빌려주고싶지않아진게다행이다싶었지요.
저희가자랄땐아직도돈들어갈일이많았으니그렇다해도이젠정말더이상은그런일로신경쓰시지않으시기
바래요.필요한사람에게좋은일해주시고욕먹고그런일이요.그리고그게어머니의생활수단이라는것도
싫습니다.제가턱생활비를드리지못해정말안타깝고속상하긴하지만이제가지고계신돈으로생활비걱정은
안하셔도되잖아요?그러니아까말씀드린대로저희들께남겨주실생각말고이젠정말그만두세요.
이젠돈줄일도없다하셨을때너무나다행스러웠답니다.꼭그러시길바래요.
그리고많이기도하시고성경읽으시고그렇게어머니내면의가꿈의시간들을가지시기바랍니다.
이제껏의삶이자식을위해손주를위해서였다면이제부턴그야말로어머니자신을위한시간으로삼으시길요.
어머니!
전저가이렇게저자신을돌볼수있는시간을갖게된걸얼마나다행스럽고행운으로여기는지모릅니다.
저가만약어머니의딸이아니고다른어려운형편의사람딸이었다면저또한삶의쳇바퀴에허우적거리며
얼마나척박한삶을꾸려나가느라정신이없었을런지요?아니,부유한사람의자식이었어도아무런고마움이나
느낌없이그저당연한걸로받아들여그렇게살았더라면얼마나저의자만심이하늘을찔렀겠는지요?
그렇게생각해보면정말주님께선공평하시다는생각을해본답니다.
부족함을주시는대신그걸깨달고고마와할줄도아는그런여지를따로주시고풍성함을주시면또그것으로
가려알수없는것도함께주시니말이죠.그러면서도저가아주끝까지추락하여저자신이나주위의것들을
돌아볼시간을허락치않을만큼방관하시지않으신그은혜에또깊은감사를드립니다.
저가만약소녀가장으로가족을돌보고어려서부터악착스럽게살아야했다면저안에아무리선함이많아도
얼마나제삶과모습이지금과는달리척박했겠는지요?그런극한상황까지몰아절내팽기치시지않음에대한
끝없는감사의기도가절로나옵니다.그러면서이렇게다른사람보다하나라도더가진잇점을반드시또
되돌려주어야겠단결심을해봅니다.그러다보니매사가감사해야할천지더군요.
어머니!
이제어머니께서도주위의여건,환경뭐그런거보지마시고그저주님한분만보고가세요.
이제껏의생은어머니의전적인의지도아니었고누구보다주님께선다알고계십니다.
다른사람그어느누구보다어머닌맨처음으로구원을받으실거에요.이건팔이안으로굽는게아니고
어느누구든인정할것입니다.어머니의힘드신생을아는사람이라면그어느누구라도요.
오늘어머니께서"정생아!넌이제어머니한테전화하기그렇지?자꾸싫어하는소리만하니까??"그러셨을때
얼마나죄의식을느꼈는지요.사실그런생각도좀있었거든요.저랑자꾸마음이안맞는듯하고제가듣기
싫은소릴하시니…그런데오늘그렇게말씀하시므로서저이제제안의의심다풀고나의어머니를위해더욱
열심히기도해야겠다고결심했습니다.꼭그렇게할거에요.우리불쌍하신어머니를위해….
어머니의편안하신노후가저의가장큰소망입니다.
이제껏살아오신무겁고힘든삶의역정을다내려놓으시고홀가분하게주님한분을보면서그렇게마음을
가다듬어나가시는거요.그리고앞으로도지금까지보다더많이베푸시면서살아가시는거요.
이모의남아있는형제들에게이모의보험금을나누어주시기로하셨다는말씀듣고정말잘하신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어머니말씀대로하늘나라에서이모도기뻐할거구요.어머니께서그들에게동정반,또
좋은일하므로서자손들에게그복이돌아가길원하는보상심반으로그렇게하시더라도주님께서도분명
기뻐하실거에요.어머니의그마음다이해해주실거에요.저도어머니의그결정정말존경합니다.
어머니!
추석밑이라비행기표도없고해서지금은못오시지만추석지나고오시면저희들과많은대화나눠요.
이젠이모도없으니저희가이모몫까지다해야하는데워낙무뚝뚝한저가잘할수있을지모르겠네요.
그래도정빈이한테다미루긴싫구요.저이제라도뒤늦게어머니께오사바사한딸이되도록노력할께요.
이번에오시면우리토론토도가고천섬도가요.가서비록이모생각하면서또눈물을찍더라도말이죠.
어머니!
이번추석더욱외로우시겠지만조금만더참으시고꿋꿋하게보내세요.
저도아버지와이모연미사잘올리고또전날전화도다시드리고그럴께요.
사랑해요.어머니!!!어머니의무한한사랑을헤아리면그저가슴만아파옵니다.
언젠가는반드시돌려드릴께요.꼭이요.
편안하세요.다시뵐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