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함께 얻은 잊을 수 없는 올 추석.

어제는글을올리고생각을해보니제가또깜박잊고있었던게있더라구요.

글쎄저녁에구역예배가또있는거였습니다.그래서허둥지둥글올리고잡채를준비했죠.

그전날대충들어갈야채와고기,버섯이런걸재어놓았으니망정이지정말큰일날뻔했습니다.

한쪽에선잡채를준비하고또한쪽에선갈비찜을하고또시간나는대로쌀가루사온걸로송편반죽을마구

치대고그랬죠.후후…손이열개라도모자란다는말은바로이럴때써먹는거더군요.

암튼준비열심히하고있는데생각해보니식구들저녁식사도준비를해야하더라구요.아고~~

저녁은그전날재어놓은돼지고기를튀기기만하면돈까스가되니까간단하게브러컬리데치고감자를전자레인지에

돌려한번살짝튀겨낸다음큰접시에담아주면된다고생각하고있었는데곰곰히생각해보니우리큰애는지금

한약을먹고있어돼지고기는안되는게떠오른겁니다.그래서할수없이또큰녀석먹일것도생각하랴정말정신

없었죠.그와중에감자를기름에튀기다가팔목에기름이튀었습니다.너무뜨거워찬물에담그고있었는데계속

쓰라려서붕대로팔목을매고또준비를할수밖에없었죠.

일단은잡채를만들어동생과함께구역예배를보러갔습니다.동생의두딸도함께요.

보통은구역예배에가면오랜만에집에서편안하게먹고놀기에시간가는줄모르고수다떨고잼나게보내는데

어제는맘이편치가않더라구요.집에가서반죽도더치대야지,또생전첨으로쪄내기도해야지하니까맘이불안

스러운겁니다.그래서다른때보다일찍돌아와버렸습니다.

집에오자마자반죽을꺼내들고열심히치대고만들어놓은깨를넣고쪄봤는데하느님이보우하사이게그래도

아주이상치는않고웬만하더군요.얼마나감사하던지….이쁜건안바래도속이다터져나오면어쩌나무지

걱정을했었거든요.다행이도모양도괜찮고맛도그냥괜찮았습니다.아주시원한맘으로잠자리에들수있었죠.

오늘아침일찌기눈을떠음식준비한걸(그래봤자잡채,갈비찜,송편이지만….)가지고동생네로갔습니다.

어차피차례끝내고성당에곧바로가야하니까동생네서이번엔차례지내기로했거든요.동생은어제밤너무

피곤해서그냥집에가자마자자고오늘새벽3시에일어나다준비했다고하더군요.나물세가지,국끓이고밥도

새로짓고과일도씻어서준비하고등등….다행히전은어제구역예배가기전에부쳤구요.

준비한음식을상에다옮기고향도피우고아버지사진도앞에고이모시고그렇게차례를시작했습니다.

향을피우는데도집에라이터가없어서스토브에서불을붙이고정말첨이라시행착오가많았습니다.초도큰걸

준비못하고작은것으로하고술잔도적당한게없어서그냥급한대로하나찾아서쓰구요.

다음엔좀제대로꼭하자그렇게결심하면서차례를지내는데감동이밀려들더군요.준비하고상차리기전까진

못느꼈던그런감동이,생전첨으로직접우리손만으로아버지의차례를준비했다는뿌듯함이밀려오면서사진

속의아버지를한참응시했습니다.그리곤이렇게말씀드렸죠."아버지…너무늦어서죄송합니다.저희가드디어

아버지차례를지내네요.음식이이모때보다맛없어도이해하시고드세요.다음번엔더잘해볼께요."

차례를지내고성당에가서미사를보는데거기서도차례를또지내고위령미사도봉헌하고그러다보니정작

미사시간엔졸음이조금씩오더군요.동생과저는졸면서미사보면서그러다둘이마주보고웃었습니다.

아고~하필첨일때가이렇게다겹칠게뭐람~그래도잘해냈네….하는그런무언의대화를나누면서요.

미사후에는성당자모회와성모회에서마련한떡과잡채,샐러드,과일등을먹고또교우분들과담소도나누며

즐거운명절분위기를만끽하다왔습니다.오다가동생은집에가자마자자겠다고하도별러서내려주고전

제집으로와서이렇게컴앞에또앉았습니다.이따저녁엔온식구가다모여명절음식을함께나누기로하구요.

저도좀긴장이풀리니이글다쓰면빨래정리좀하고눈좀붙여볼까하구요.후후…

별로한것도없이무지신경쓰이고바빴던추석명절이이렇게서서히막을내리고있습니다.서울은낼까지휴일

이지만여긴오늘로끝이거든요.

아니다,한가지더남았다.남아있는반죽으로두번째도전송편빚기가있네요.오늘은좀더이쁘게해봐야지~

신경을덜쓰면의외로더잘되기도하니까말이죠.후후….이따가는동생과조카들과함께해봐야겠습니다.

피.에스.

어젯밤샤워를하느라손목의붕대를풀어보니지름2센티정도로부풀어올라있었습니다.보면서이게조상님들

아님아버지가주신벌이시란생각을해보았습니다.아무래도올추석은영원히간직될상처와함께잊을수없는

추석이될듯합니다.기억할수있는방법도역시여러가지란생각을해보게되었던날이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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