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정신력을 보여 준 정범진 차기 뉴욕 판사를 회고하며…

장애극복정범진씨,뉴욕시판사로지명돼

뉴욕=연합뉴스
입력:2005.10.0508:4157′

장애를이겨내고미국뉴욕브루클린검찰청에서부장검사로재직하고있는
정범진(38.미국명앨릭스정)씨가뉴욕시형사법원판사로지명됐다.
정씨는마이클블룸버그뉴욕시장으로부터다른4명과함께최근지방형사법원판사로지명됐으며,

7일로예정된청문회를통과하면지난5월형사법원영구직판사로승진한전경배씨에이어뉴욕지방법원에

근무하는두번째한국계판사가된다.

배문경뉴욕한인변호사회회장은판사는미국사회에서매우존경받는자리라면서정씨본인은입을다물고있지만

그의경력등을고려할때판사로자리를옮기는데어려움은없을것으로보고있다고말했다.

정씨는조지워싱턴대학재학중이던지난1991년불의의교통사고로장애를안게됐으나이를딛고사법시험에합격,1992년부터브루클린검찰청에서근무했으며지난2000년에는최연소부장판사에올랐다.

또지난해9월에는국내TV토크쇼출연을계기로알게된이수영이젠사장과결혼해화제가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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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차기뉴욕형사법원판사.

그를처음만난건내가미국에이민가달라스에살때였다.

그는우리아이들아빠완오촌간이다.고종사촌누이의아들이니까…

처음봤을때는그가방학을맞아부모님께서살고계신달라스에왔을때였는데

그는첫눈에다부진체격에구리빛피부가도무지법대학생으로보이지않았다.

우리아이들을보며무척이뻐했고아이들을아주좋아한다고했었다.

난미국에그리오래살았으면서도한국말도잘하고다른사촌들과달리부모님께서힘들게일하시는환경에서도

꿋꿋이제길을가는그가너무도든든하고이뻐보였다.두명의누이들과함께….

그의사촌들은거의다의사,약사인아버지와좋은환경속에서최고의초중고교를이수하였지만집안에서

대학은그가제일좋은곳으로갔고집안의기대를한몸에받고있었기도했다.그는결코자신의좋은학벌에

자만하지않고아주겸손했던태도도기억에남는다.그리고우리아이들이키가많이안클까걱정하는나에게

자기도우유를하루에1갤론이상많이마셔서키가컸다고가르쳐주며우스개소리도할만큼유머도있었다.

다시그를보게된건서울에서의그의누이결혼식때였는데그때이미그는휠체어를타고있었다.

조금도위축되거나상심하는모습이아닌그야말로용기있고냉철함과사려깊음이그대로얼굴에드러나는

그런모습이여서얼마나다행이었는지모른다.

사실그이전그의사고소식을당일바로달라스에서듣기도하였다.

잠이들려고했던어느날밤…갑자기범진씨의아버님께서얼굴이사색이되셔서우리집을방문하셨다.

오시자마시자눈물을쏟으시는데난태어나남자어른이그렇게눈물을흘리시는모습은또첨이었던것같다.

"아~우리아들,외아들범진이가여길내려오다가친구랑빗길에잘못되어사고를당했는데…글쎄….

우리아들만온통다다치고그친구는멀쩡하대…아이고….이런날벼락이어디있냐??레오야…."우리

애들아빠도나도입을다물지못하고그저어안이벙벙했었다.

뭐라고위로의말씀을드렸었는지기억에도없다.주로말씀하시는걸들었던것같다.

이모두가다당신의죄때문이시라며그저울부짖기만하시는걸보는우리는아버지뻘되는사촌자형앞에서

묵묵히듣고앉아동정의눈길만을던질수있을뿐이었다.평소우리둘다어렵게느꼈었고조금은까다롭다고

생각했던그분께서그렇게도떨어질대로떨어진인간적모습을보여주시자우린얼이좀빠졌던것도같다.

아무튼우리도덩달아울기도하고시간가는줄모르고말씀을듣고하다가겨우겨우그분을진정시켜

주무시게했던것같다.그러면서인간의보잘것없음에대한인식과더군다나한참피어오르는젊은영혼

에게일어난큰재앙을바로목전에서보게된것에대해아연실색할수밖에없었다.

그며칠후우린또아주놀라운소식을들었다.척추의골절로인한전신마비…

우리인간에게가장중심이되는뼈척추.우리친정어머니께서도척추를다치셨지만그래도여자이기에우리들을

낳으실수있었지만남자가척추마비가된다면그건남자로서의생명이다끝난것에다름아니다.

그는손가락하나도발가락하나도움직일수없고그저눈만멀뚱멀뚱뜨고있을수밖에없단소식을들었다.

도대체왜이런일이벌어진것인가…본인은말할것도없고부모님이나집안식구들모두들성실히살아오신

분들이시고남을헷꼬지하시는그런분들도아니신데…참으로알수없는게인간의삶이라지만어떻게이일을

받아들여야할지난감하고혼동스러웠던게솔직한심정이었다.

온집안에서가장기대를촉망받고또정씨가문에서대를이을외아들로서아버지의사랑을한몸에다받던그.

부모님힘드신걸알고늘부모님께도움을드리려고노력했던착한아들인그가무엇때문에이런일을당해야

한단말인가….이무슨운명이기에함께동승했던친구는손끝하나다치지않고운전대를잡았던본인만이렇게

불행한사고를당했단말인가….

그의소식을그후로도간간히들었지만정말마음이너무아팠었다.재활운동도열심히하고겨우숟가락을

손가락사이에끼고밥을혼자서도먹을수있게되었다는소식을접했을때도한편에선안도의한숨을,또한편에선

누구에게향하는건지모를원망의한숨이섞여나왔던기억이난다.참으로알수없는인간의유한성이여..하며.

그리고사귀던여자친구와도그녀의행복을위해헤어지고자신을돌보던간호사가그를사랑하게되었지만그또한

놓아보냈다는소식을전해듣기도하였다.사랑에자신없어하는그의모습이오버랩되면서마치나의일인양가슴

아팠던기억이난다.또한그렇게도활달하고운동을좋아했던그가더이상운동도할수없음에젊은영혼이얼마나

상심하고고통의시간을보내야할지에대해그저짐작만으로도충분히무너져내리는슬픔을주체하기힘들었다.

그당시엔나의믿음의깊이가빗방울에땅이패일정도도안되었기에그야말로또다른뜻으로달게받는겸허한

마음보다는그저안돼고이해할수없음으로밖엔해석이되지않았고살면서이런불행한일이집안에또일어나선

절대안된다하면서방정맞은생각을애써달래보기도했었다.

그러면서역시시간이가면서서서히잊고지내왔던범진씨를이제는뉴스에서나매스콤을통해소식접하고그때의

아련함을기억하기도하고안도의한숨을짓기도하였었다.그의결혼소식,부장검사로승진된소식등그의소식을

접할때마다마치내일인양그렇게기쁘고자랑스러웠던것도사실이다.오늘역시이소식을들으니기쁘기가

한이없다.그의의지력이라면이보다더한것도못할까싶다.그의앞날에힘찬박수를보낸다.

동병상련이라고나할까.우리어머니께서도척추장애자이시니더욱애착이가고마음이간다는게사실이겠지.

그리고내가직접만났었고또그를느낄수있었던시간을가졌었고또우리아이들과도친척이니더욱그렇겠지.

거기다이젠집안에서만이아닌우리나라를빛내는자랑스러운한국인으로서또우뚝선인물이니.

그의앞날에무궁무진한발전과안녕을두손모아빌어본다.그리고그가사랑하는자식을품에안고멋진웃음을

날리며우리앞에행복한모습을보여주기도역시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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