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책의종류는너무도많다.
크게소설,수필,동화,전기물,시등으로구분도가능하겠고소설만해도어떤성격이냐에따라여러장르로
나누기도한다.거기다시대를구분하고동서양을구분하고또좋은책,나쁜책이렇게까지분류한다면아무리
해도끝이안보이는실로방대하고대단한작업이될것이다.
개인적으로책을좋은책과나쁜책으로나눈다는것은문제가있다고본다.
책을쓰는작가의의도와달리읽는사람의해석에따라여러가지결론이존재할수있다고본다면
좋은책은많을수있지만굳이나쁘다고해야할책이있을까…나쁜내용안에서도깨달을게있고
우리가반면교사로삼을수있다면그것또한책효용의한몫을한것이라여겨진다.
책을읽을때우린그저내용에만집중하게되는책도있지만대개는책을쓴저자의의도를간파하려는노력도
기울인다고본다.아마책을많이좋아하고그렇게책을좋아하다보니자신도언젠가는책을써보고싶다고
소망하는사람들은더욱그렇겠지.그런점에서책을읽되,책자체를그저즐기려는자세와더나아가책에서
꼭교훈을발견하려는분석적책읽기의자세는읽는속도와집중도에서차이가날수밖에없다고생각한다.
나또한어떤책은후딱읽어버리기도하고또어떤책은몇번을읽으며정독하기도한다.
주로나의책읽기습관은전자였지만언제부터인가책을읽으면서그행간의뜻을읽으려는노력을기울이고
특히나좋다고느끼는(순전히내자신의판단으로)책은그저읽어내려가지않고차분한마음으로읽고그래도
또이해가안되는것같으면다시한번더읽기도하고있다.
요즘읽었던그런책중의하나가바로오늘말하고싶은독일작가토마스만의‘토니오크뢰거‘이다.
이책은우리나라의많은작가들이자신이사랑하는책과영향을준책으로많이언급하고있는책중하나이며
나또한이책을읽으므로작가의정신을비롯예술가의정신까지깊이사색하게된결정적계기를마련할수있었다.
토니오크뢰거라는소년의일종의성장소설인이책은작가로운명지어진사람들을‘길을잘못든속인‘으로
표현하며우리에게과연진정한작가나예술가의태도는어떠해야하는가에대한성찰을하게만들고그를통해서
과연우리인간들이추구해야하는선이란무엇인가라는명제에까지도달하게만든다.굳이작가가아니더라도
꿈을꾸고꾸는사람들의궁극적꿈이라는게어떤것이어야하는가를여실히보여준다고생각한다.
훌륭한책들이너무도많지만난이책을읽고또읽을수밖에없던이유중하나가바로그표현의사실감과더불어
진지한인간의내면을탐구하고그걸글로써충실히표현해놓은그의노력때문이라고말하고싶다.그의글에선
전혀허구의냄새가나지않고있는그대로를진솔하게표현하여바로그당시그사람의마음이되어공감할수있는
작가의탁월한능력에대한내자신의의무감으로까지여겨져서함부로진도를나갈수가없었다.
이렇게책을탐구하며온정신을집중하여읽었던게과연얼마만인가.나의큰단점을가히부끄럽고잘못된
습관으로인정하며반성의시간을갖게해준것에도이책에대한깊은감사가있다.읽는내내글자하나하나에
이토록신경을쓰고되집어보며읽었던책은흔치않았다.
그렇다면과연우리,일반적으로선한사람들더나아가진과미에도관심을가진사람들,또작가를꿈꾸는
사람들이꿈꾸는것은과연무엇이어야하는가란질문에대한답은무엇일까?그건다름아닌인간적인것,
생명있는것,그리고평범한것에대한시민적애정,바로그것이라고이책은말한다.이애정으로부터모든
온정,선의,유머가나오는것이고이애정은성경에서’사람의방언과천사의말을할지라도애정이
없으면소리나는구리와울리는꽹가리와같으니라’고할때의그런애정과동일한것이라고말하고싶다고
작가는말하고있다.
바로이말이가장내게충격적이면서도평소내가가지고는있었지만어떤한마디로드러내지못했던나의사상을
대변해준것이었다.그러면서어찌나기쁘고뿌듯하던지…내가꿈꾸고바로지향했던목표나가치관이이렇듯
선대의작가에의해이미표출되어있었음에대해얼마나가슴벅찬환희를맛보았는지….
결국어찌보면나뿐만이아니라사랑을삶의큰명제로삼고있는많은다른사람들의소망과탐구가바로이것이
아니었을까생각해보았다.그리고진정위대한사상은시대를관통해흐르고있음을여실히깨달을수있었다.
작가의개인적경험을바탕으로하되그안에녹아져흐르는것은어떤특이하거나유별난것이아닌평범하면서도
행복하고사랑스럽고아직태어나지는않았지만정리가되기를기다리고있는무형이고잡다한군상들의
그림자.
작가는그러한것들을탄생시켜선량하게만들고결실을맺고동경과우울한선망,그리고약간의경멸과
아주순수한행복감,다시말해우리의일상이되고있는그런평범을드러내보이는사명을가지고태어나는
존재들이란확신을가지게되었다.
그러므로우리의삶이란결국작가가한마디로드러내는‘희극과비참‘에다름아니지만모든평범한사람들의
생에서발견할수있는삶의모순과희극과비참한요소를뛰어넘는것이바로사랑의실천임을또한번입증하고
있는것이다.‘희극과비참‘일수밖에없는삶의본질을결국은뛰어넘을수있는것,바로그것이우리가구현
해야할,또한작가라고이름지워진사람들이실현해야할우리의궁극적목표가되는우리모두의명제인것이다.
바로그것이작가가말하는인간을멸시하는교만하고냉정한예술가들에게감탄을할지언정부러워하지
않고꿋꿋이좀더나은일을하려고노력하고꼭그리하려는약속을하게만드는진정한작가,예술가,
인간의조건인것이다.바로이러함으로우린오늘도희망적인전진을하며축복된삶으로의행진을미룰수없는
것이다.
ALoveUntilTheEndOfTime-PlacidoDomingo&MaureenMcgov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