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들과밥을먹으며이런얘길나누었다.
"너…지난번에턱이나눈썹뚫고싶다고했던말…요즘공부가하기힘드니까해본소리인것같은데
아직도생각이바뀌지않았니?"
"엄마.왜지금그얘길하는건데?…."그리곤곧기다렸다는듯이
"사실턱은좀그렇고.눈썹은괜찮지않을까요?눈썹은까매서잘보이지도않고하니까…"
"아니…너눈썹그렇게까맣지않아서다보일거야.글고뚫고나서나중에후회해도메꿀수가없단
맹점이있잖아?"
아들의표정…벙쩌진표정이었다.
"엄마!정말못됐따!~~아무리그래도그렇게솔직히말하냐??나눈썹시커멓지않다는걸….증말…."
"아니사실을말해야지…우리가사실을근거로얘길해야진도가나가지…안그래?"
"알았어요.생각더해볼께요."일단자기생각에도내말이틀리진않은가보다.
그러더니곧
"엄마.용은이누나가영지담배피는거봤대.엄마는영지엄마한테그거얘기해…."
얼마전내가참고참다가우리아들에게이얘길해준적이있다.사실너희들뽀뽀한거엄마는이미
알고있었는데그걸본사람이영지였고영지가자기엄마한테말한걸그엄마가또나한테말해준거였다고.
우리아들의유도심문(?)에성질급한내가말하게된거였다.어차피우리아들도짐작을하고있어서…
그걸기억해내곤나한테영지엄마한테이르라고말하는거다.물론농담이지만.일종의복수심으로.ㅎㅎ
"정말용은이가직접봤대?걔착실하다던데왜담배를피는거지?"
"엄마.마포(마리아폴리스라는세젭이름을줄여서그렇게부름)다니는한국애들다핀대."
"아니.그럼용은이도담배피니?"
"물론아니지…우린담배안피워.내가말했잖아.용은이누나는절대담배그런거안한다고.."
"나도친구들이아무리꼬셔도담배절대안하고…"
사실담배피우는것도건강에안좋아절대반대긴하지만담배피우는행위자체를죄악시하거나나쁜행동으로
보지는않는다.어른들도나쁘다면서하고있고스트레스해소거나다른친구들의권유로그저아무생각없이
시작할수도있을테니…나같은경우한국에서일부여대생이나여자들이당당하게담배피운다는걸첨에는
거부하는마음이들었다가그것도사람의한취향이겠거니하면서그냥아무런감정이안들기도했다.
난내아들을믿기에그아이의말이전혀거짓으로들리지않는다.
그아이는모든얘길나와나눈다고생각하니까.그리고여지껏많은얘길,특히비밀스러운얘기도다해주었으니까.
난비밀이많아안으로곪다가터지느니차라리첨부터다터놓고얘길해서해결하는게낫다고생각하는편이다.
그래서아들과별별얘기를다나눈다.아버지들이해주어야할얘기까지하면서…
근데우리큰아들과는그게잘안된다.그아인부끄러움인지뭔지아직그런얘기에익숙치않다.
반면우리둘째는뭐든스스럼이없다.지속에있는얘길다한다.보통아이들과는확실히다른것같다.
한참민감한사춘기소년들이품는얘기부터자기속감정을그대로드러낸다.그게난다행이고좋고.
우리둘째말이친구들이자기한테데이빗너쿨하니까한번이거해봐…하면서마리화나도권했었다얘길한다.
중학생들이말이다.우린아인안되는거,자기가싫은건분명히노할줄안다면서끝까지거절했다고했다.
난아들을믿으니까그말도믿는다.여지껏내게전혀거짓말을안했다곤할수없지만거짓을말할꺼면시작도
할필요가없었겠지.그렇다고허황되게과장하고자랑하고싶어일부러그얘길만들어내지는않았을테고.
암튼그때내가막칭찬을해주었다.정말잘했다고.친구들의부화뇌동에같이우르르하는행동은정말못난
짓이라고.그러면잠깐은애들의호응도받고쿨해보이는듯하지만결론은너도별수없는철부지소년일수밖에
없는거였다고.그아이표정이말귀를알아듣는것같다.이런분별심을알수있는것만해도얼마나다행인지….
하지만역시그아이도아직은어리기에분별심이없는경우도물론많다.하물며어른도성인이되고늙을때까지도
분별심을갖기가쉬운일이아님을….아무튼아직까진날그다지실망시키지는않는다.그게다고맙고
감사할일이다.
또이런얘기도한다.첨에는주위사람들이3살이나연상의누나와사귀는걸그저객기로받아들이고너희들언제
까지가나보자하고별렀는데이젠벌써1년반이나넘어가고하니까보는눈들이달라지고있다는것과그래서
지네들도장난이나한순간의감정이아니었음을보여주기위해무지애써왔다는걸.
난그래도사람일이란장담할수없는게더많으니그래도겸손한마음으로둘의사랑이결실을맺을수있게
더욱노력하라고얘기해줬다.그리고나역시용은이가너무도이쁘니까꼭둘이잘됐으면좋겠다는얘기와
자긴정말용은이를사랑하고잘해주고싶고자기의있는그대로를받아들여주는게너무도고맙다는얘기까지
많은얘길나누었다.지금의그절실한심정을왜이해못하리…백번을이해하고도남음이있지….
그대화후그녀석은또다른한국친구얘길한다.
아버지가너무엄해서얘가반항으로가출도해서새벽에엄마가전화도걸어왔고자기가여기저기전화도해보고
엄마께위로도드렸더니고맙다고언젠가맛난거사줄께했다는얘기부터걔도내가알기에참착실한아이인데
역시반항심으로담배도폈었고그걸틀켜아버지께죽도록매맞은얘기도하고그래도계속반항만한다는얘기까지.
참으로자식농사가쉽지않음을또한번느꼈다.
나만해도첨에영지엄마에게우리아이가여자친구와학교구석에서포옹을하고뽀뽀를했다는말을듣고얼굴도
화끈거리고노심초사했던일이상기되면서한편으론물론어린마음에어른들흉내도내보고싶고호기심도나고
여러가지로그럴수도있겠다도싶다가그래도사회의통념이있는데어린학생으로서도저히용납할수없는일이라
생각이들기도하고혼란스러웠던기억이난다.
그래도요즘아이들의신체나정신연령이또우리때와는다르게발달되고도대체정신연령이라는것이사실우리
선조들때엔어쩜더발달되었을수도있겠고무릇사람의가치관이나사회상도시대에맞추어지는게사실이라면
어떻게마냥막을수만있을까싶기도하였다.우리의춘향이와이도령도16살때사랑을하고그랬는데말이다.
요즘한국이나여기나세계적으로아이들이조숙하고매스미디어의영향으로알거모를거를다아는처지인데
무조건하지말란다고먹힐것같지도않고말이다.
난그래서차라리하지말라보다는적정선을강조하고그위험수위에대한경고를하는편이다.
사람들이보는데서는그러지말고또아무리너희들이하고싶어도참아야하는것도분명있고그렇지못했을
경우에일어날수있는일에대해차근히얘기해준다.그리고돌이킬수있는실수가있고돌이킬수없는실수가
있다는얘기도한다.한순간의잘못으로평생을후회할만큼치명적인실수가가능하단얘길한다.
참을건참고성인이될때까지기다리면나중에더욱그의미가깊을거란얘기도해준다.
참고얻는것이무턱대고저지르는것보다훨씬값어치있는것들중그것도한가지라고.왜냐면인내에대한
뿌듯함도있고괜시리부모에게,또는본인에게죄의식느낄필요도없고하면서먼저살았던선배로서설득과
조언을한다.절대이럴땐엄마로서의교훈은별설득력이없는것도같다.
언젠가는부모누구에게라도닥칠문제.우리어쩜너무쉬쉬하면서본질에대한접근을애써외면했는지도
모른다.옳게가르쳐주고(물론이건부모의가치관에따라부모들마다차이가있을수있겠지만)미리예방해
주는게현실적으로더설득력있다고본다.그렇게자식과하나하나터놓고대화를하다보면굳이내부모니까
라는의심(다잔소리로들을수도있으니까)보다는인간에게서느끼는신뢰를아이들도이해하고따라주지않을까?
난바로그런걸기대하는거다.내가자기를낳은사람엄마로서어떤우월감에서가아니고그저인생먼저산
선배로서합리적인해결안을제안하고함께고민하고의논해나가는모습을보여주고인식시키고싶은것.
그게바로우리아이들에게,또는모든인간관계에서도꿈꾸는것이다.어떤상하관계나나이나신분그런걸
따지지말고그야말로인간대인간으로서함께대화해나가는것.
나역시이런게부모에게는참으로힘들었다.하지만이제좀나이도먹고하니이런게수월해진것도사실이다.
부모에게도자식으로서의태도도물론중요하지만이렇게인간대인간으로대화를나누고싶다.아마내가어린
시절외화를보면서가장부럽게느꼈었던게바로이런점이아닐까싶다.누구에게든지대화가공정하고평등하단
걸느꼈던것.그리고자신의심정을진솔하게표출했을때역시해결점이보였다는것.
어려서부터이런걸꿈꾸어왔고친구들과의대화도이런걸적용(?)했을때훨씬수월했던걸느낀다.
물론살면서이런걸다적용할수있었던건절대아니다.도대체이해시킬수없는부류의사람들도많았으니까.
그건굳이어떤부류라고단정짓기는뭐하지만분명안되고힘들었던기억도있다.이것에대한얘기는나중에
하기로하고….말을하다보니아이의대화에서시작해서엉뚱한얘기로까지와전되어버렸다.후후….
암튼우리아들과의대화를통해나역시배우는게참많다.요즘아이들의시선과또아들이성장해가고있다는
걸느끼는쾌감,거기다어떻게인간에대한신뢰와설득을하면서인생을꾸려나가야하는가에대한자성과성찰.
참으로조그만것에서부터많은걸배울수있다.우리주위에있는아름다움이나배움은찾아도찾아도끝이없는
신비의꿀단지란생각을또해본다.그래서오늘의결론도역시세상은아름답다이다.아~기분좋은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