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예쁜척하는모습을제일좋아한다”는별취미의그는화폭을
온통새침하고내숭떠는여인들로채워놨다.“여자는세상이아무리바뀌어도여자”라는
그의말을오해할필요는없다.“여자들만의타고난감수성이있잖아요.
여자들만의표정·동작·선같은게좋아요.넥타이매고군복입어도,
아무리거칠고씩씩한여장부라도여성특유의아름다움은묻어나잖아요,왜.”
그래서자칭‘안티페미니스트’다.그는이화여대와대학원에서동양화를전공했다.
그런데우리가흔히생각하는동양화가아니다.곱디고운색깔들이무지개처럼펼쳐져있는
‘색기(色氣)발랄’한그림들.물론파격시도를가한건순전히여자를그리기위해서다.
그의그림이이야기하는여자들역시만화처럼재미있다.
‘일요일오후3시’는맞선을본뒤좌절한(?)여자의우울한표정을담았다.
‘쟤,결혼한대’는그반대다.우여곡절끝에남자를골라드디어결혼하게된
여자의설레고들뜬표정.중년여성이라고아름다움이퇴색하는건아니다.
‘화장하는여인’에등장한엄마는누굴만나러가는지두볼이빨갛게상기된채
열심히메이크업에몰두해있다.불량소녀도육심원의화폭속에선귀엽고사랑스럽다.
아이는‘엄마가싫어하는것들’로온통치장을했다.노랗게물들인머리에매니큐어를칠하고,
눈가엔파란아이섀도를덕지덕지발랐다.
“모두제주변여성들이에요.엄마,이웃집아줌마들로부터시집안간제친구들까지요.
쌍꺼풀도없고코도납작하고미간도바보처럼넓지만표정이예쁘고사랑스럽지않나요?
여자들무리지어서웃고있으면그일대가다밝은거,그런걸그리고싶었어요.”
학창시절부터여자를그렸다.“내가여자이고,내가가장잘아는것을그리고싶어서.”
여성으로서자존감이강한건엄마덕이다.서른이다되도록‘결혼하라’
소리한번안한‘의사엄마’는아버지를잃고도낙천적이고씩씩했다.
육심원의여성들이못생겼으면서도예뻐보이는건바로그자신감때문이다.
수많은오해를낳았던‘공주’시리즈는그자신감에대한일종의패러디다.
“저는표정을무척사랑해요.만족하는표정,새침한표정,의기양양한표정,
자유로운표정,사랑스러운표정등사람들을만날때마다표정을담아내기바빴어요.
찰나의작은행복들을그냥지나치지않고화폭안에붙잡아분칠을하고아교로고정해
새로운생명력을불어넣어주려한거죠.”
“‘너공주병이지?’하는소리제일많이들었죠.그런데자아도취가그렇게나쁜가요?
페미니스트들도카메라앞에선예뻐보이려고노력하지않나요?남자들도마찬가지죠.
자기를멋지게표현하려는욕망이있다는점에선.”
그래서육심원팬의90%가여성이란다.(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