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예측불허를 실감하며….

사람에겐늘한결같을수없음이본인의인성이나가치관도물론이겠지만그보다주위의여건과그날그날의

삶의행로가무릇그렇지않을까싶다.

요즘쓰고싶은글을맘껏쓰니까속안좋았던것도많이나아진것같고기분도점점더안정되어가고그러는중

어제드디어세상엔달콤함과안락과기쁨만존재하지않음을느끼게된일이발생하였다.아니좀과장해서

하늘이무너져내리는그런암담함을느꼈다가후에진정이되긴했지만서두….

우리둘째가부모님떠나시기전함께식사하면서자기시력이양쪽눈의차이가엄청심하단얘길꺼냈고

아버지께서염려하시면서빨리안과에데려가검진받아보라고하셔서내일가기로예약까지다해놓았는데

말씀중에혹시너무전화기를귀에바짝갖다대고잠이들거나그러면눈에도영향을미칠수있다고하셨었다.

난설마귀와눈이그리서로밀접할까싶기도했지만워낙만물박사이신아버지말씀이니조심하라고일렀는데…

일은사실그젯밤전조가있었다.

다른때와달리조금늦게잠자리에들게되었는데첫째녀석이자기MP3커버를찾느라동생방에들어가게되었고

덩달아나까지들어가보니불을끊체로여자친구와전화통화를하고있는거다.그때가12시경이었는데….

다른건몰라도학생은일찍잠자리에들고일찍일어나생활의리듬이깨지면안된다는걸늘강조하는데이렇게

늦게까지전화를하고있다니그동안속은듯도싶고화가났다.늦게자는첫째도야단을좀치고그렇게잠자리에

들었고내일학교다녀오면얘기를해야겠다하며별렀다.

어제아침깨울때도당연히목소리가좋게안나갔고눈치빠른둘째가그걸알고는아침부터왜그러냐고했지만

일단학교다녀와서얘기하고전화그렇게늦게까지통화하면전화기를방에다두고못잘지도모른다는경고만

해주었다.그리곤내내돌아오면두녀석다훈계좀해야지했다.

둘째가학교에서먼저돌아왔는데들어오는아이에게하고싶은말을시작하는데적어도10시반까지는잠을자라고

했더니이녀석하는말이내가지금몇살인데잠자는시간까지허락맡아야되냔다.그걸로시작한서로의의견을

밝히는언성높임이시작되었다.평소엔대단히애들과잘통하고있다고자부하던나도이성을잃고흥분되니소리만

높아지고생전첨으로둘째도말대답을서슴없이한다.자기정말꼴받았다나뭐래나해가면서…

난아무리말대답을해도해야할말과하지말아야할말같은거에는또민감한편이라그런언사를쓰는그아일

이해하기가힘들었고그러다보니흥분하면제대로말을잘못하는특유의버릇이나와서본의와벗어나는얘기도

하게되고아무튼그렇게점점더과격한언쟁을하게되었다.마침내는…

성인이되는18세까지는엄마말은따라주고그이후엔집을나가살든말든니맘대로하고살아라.

나도너영원히데리고살고싶은맘도없다.아침마다너가어질러놓고간화장실들어가면화딱지가절로난다.

스프레이와왁스병뚜껑은열려있는체고늘세면대에는머리카락이널려있고나도귀찮다.

내가그렇게너희들에게많은걸요구한적이언제있었느냐

공부를잘하라고푸쉬한적도없고다른애들과비교한적도없을뿐만아니라

여자친구있는것까지다이해해주고둘사이잘되길빌어주었고

단지지금은학생신분이니까맑은정신을가지고학교생활을하려면잠을푹자야하기에한말인데등등….

내입장에서보면너무나내맘을이해못하는아들이야속하고원망스러워막퍼부었다.

그러다급기야는엄마가그런얼굴하고말하면들을것도더듣기싫어지고악마같아보이고어쩌고해서기가막혀

나와버렸다.사실나오려고나온것도아니고녀석이자기방문을닫아버린다.이렇게크게일이벌어지기도첨인

듯싶고그아이에게들은말이상처가되면서내방으로돌아오니그저엉엉소리가나도록서럽게눈물이나왔다.

소리가나니까금방뛰어나오고엄마왜그러냐면서나를잡아흔드는데꼴보기도싫고너무분한나머지그저

하염없이눈물만나온다.그것도큰소리와함께….눈물,콧물이나면서그렇게울고있는데둘째는계속울지

마세요.제가잘못했어요.왜우시는건데요?하면서옆에서안쓰러워한다.난그와중에도넘화가나고분하

니까"왜?내가울면아빠가보고또뭐라할까봐겁나서그러니?그럼내가차타고나가서울다들어올께…."

하면서가방을들고나가려고했다.그런게아니라면서계속달래고자기도화가나서맘에도없는말하고그랬으니

용서해달란다.계속달래고그러다가눈물도점점잦아들고드디어는서로이성을차리고대화를하게되었다.

아래층으로내려와서한참을앉아얘길나누었다.자긴아무래도조금삐딱한데가있는지좋게말하면듣고싶어도

너무강압적으로얘기하면화만난다고…반항심이생기니까나보고타이르듯이말해달란다.나는나대로내가언제

이렇게늘화를내더냐.너희들이좋게말해도안먹히는것같으니까이방법,저방법을다써보는것아니냐.

글고내가신도아닌데어떻게늘참기만하고좋은소리만나갈수있냐.나처럼아들잘이해해주는엄마도없다고

생각하는데부터해서조근조근따질건따지고짚고넘어갔다.또그러면서나도들을건들어가면서….

그러는와중남편이돌아오고내안색과눈을보곤왜그러느냐고묻고솔직하게지금데이빗과대화중이고의견차가

있었다고대답하니순간남편의얼굴에도어둠이깔린다.그이는나의기분을수시로묻고하루일과를묻고하는데

내가안색이조금이라도안좋으면귀신같이알아내고걱정을무지한다.속이고싶지도않지만속일수도없다.

그와는그렇게잠시얘길나누고그후로도계속아들과더대화를나누었다.

난너희들이내자식이라고내소유라생각해본적한번도없을뿐만아니라성인이될때까지만너희들인생에관여

하고그후엔너희들의인생에대한책임은너희들에게있다고느낀다.그리고늘너희들을인격적으로대해왔다.

자식이라고강압으로뭘하려고도안했고서로의의견을조율하고늘타협점을찾으려고했다.친구처럼선배처럼

그렇게인생의조언자가되려고했지만아직너희들이미숙한나이이니많은경험을가진엄마가그래도너희들보다는

나을수있기에충고하는거라면서그렇게마음을가라앉히고차분히말하였다.

그리고드디어는타협을했다.우선잠은일찍들도록하고게임하는시간을줄이는대신공부는아니더라도책을

읽던지아님인생의반석을다지는다른걸하고뭐든하고자하는건열심히최선을다하고등등…

나는좋게말을하도록더욱노력하고화가날때는그때그때말하지모아놓았다한꺼번에폭발하지않고절대로

화가나도넘냉정한표정은하지않기로….

그렇게몇시간에걸친대화를끝내고울음끝에오는안식같은기분을맛보며밥상을차리고맛나게밥도먹었다.

난그렇게뭐든속에오래간직을못하는편이다.방금전에있었던일도다털고나면싹잊어버린다.그리고

다시그일에대해선재론을안한다.아들의표정도안심스러워하는듯했다.

그리고첫째는이번에도다행스럽게조금늦게오는바람에큰태풍을피했고그저조용히타이르기만했다.잠깐

나갔다온사이둘째가아무말도안전해주었다는데벌써사태파악을했는지웃음으로떼우고고분고분이다.

폭풍뒤의고요가몰려오고그렇게밤으로의긴여로는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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