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나인 줄 알았다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바로지금까지는.

지금몹시도어색한나의손가락을내려다보며

내사고는멈추어버렸다.

내손가락이내게말해주는것은아무것도없었다.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바로지금까지는.

지금무심하게열려있는내귀를의식하자니

내귀는아무것도듣지못하는듯하다.

그저허공에서흔들리는입자들의아우성뿐…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바로지금까지는.

지금내눈앞에펼쳐진광경에동공은아무런반응이없다.

그저뿌옇게춤추는가물거림만있을뿐.

그렇게내시야는어둠을삼키고저먼아득한곳으로쫓겨난다.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바로지금까지는

지금내머리속에흐르는뇌수의출렁임은

끊임없이가고는있지만망각의강을넘고있는것은아닐런지.

결코다시는돌아오지못할…

난내가나인줄알았다.

바로지금까지는

지금내가슴에포개어진심장을살며시들여다본다.

거기엔이미내가안보이고전혀다른타인의침입만이

수선스런난장판의흔적을남겨놓았다.몹시도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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