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눈을떴을땐몰랐는데아이들학교가느라문을열어보니큰눈송이가마구하늘에서퍼붓고있는거였다.
여기살다보면눈에대한낭만은다없어지지만그래도아직은그렇게지겨울만큼도아닌겨우시작이라반가운마음
이들었다.오늘나가야하는데….하면서걱정은좀되었지만.
여기와첫번째겨울에한번눈길에미끄러져앞차를들이박고그차보다내차가더망가진일을경험했기에일단
눈만보면겁부터난다.내차는4륜구동인데그래서브레이크를밟아도많이미끄러진다.절대눈이와미끄러운
길엔서서히그렇게브레이크를잡으라고아버지,어머니께서도이번에오셔서신신당부를하고가셨다.ㅎ
그래도세상이모두하얗게변하니마음까지순백해짐을느낀다.하얀눈가루가세상을온통휘감는모습을보는건
확실히낭만적이다.갑자기눈속으로파묻히고싶단생각도들고눈을한번맛보고싶단생각도들면서….
이아름다운하얀눈송이들이서서히녹아없어질그때가사실보기싫고지저분하지만지금은그생각은머리속에서
말끔히지워야겠다.그저지금이순간을즐겨야지.
우리남편이왜요즘은아이들이눈가지고놀지않는지모르겠단얘길한적이있다.자기가어렸을때는눈사람도
만들고눈싸움도많이했는데요즘애들은그런모습이보이지않는다고…나도그런생각은하지만결론은요즘아이
들은눈말고도가지고놀거리가많단거였다.특히컴퓨터앞에앉아있으면시간이좀잘가나?어른인나도그런데.
우리아이들은그렇게놀나이는이미지났고여기아이들은눈이많이오면완전무장하고나와서아이스하키도약식
으로하고그러긴한다.여긴조금만추웠다하면모자와장갑에방한복에완전눈사람들이되어다닌다.애,어른
할것없이말이다.오직한국에서온지얼마안되는아이들만옷도얇게입고모자도,장갑도없이그렇게다니고.
이얘길하다보니우리아이들첨이곳에와서고생한얘기가떠오른다.사실그때는마음이너무아파정말심장이
조각조각찢어지는느낌이었다.아이들이학교에서단체로시내에있는교회를갔는데그때당시우린시내에서
가까운퍼니쉬된(가구와모든게갖추어진)아파트에임시로살고있었다.온지도얼마안되었을때고또거기가
거기같아비슷해보이니선생님한테자신있게집을찾아갈수있다고하여아이들둘이홀로남게된거였다.
자기들이당연집을찾을수있을거라여겼지만뱅뱅돌기만하다결국집은못찾고옷은얇게입고갔으니추위에
모자도장갑도없이덜덜떨다마침내나한테전화를했다.난놀래서뛰어나갔고아이들이말한쉐라톤호텔앞을
가도아이들이안보이기에걱정을하고있는데그때마침그나마셀폰을가지고있었기에아이들이또연락을했고
여차여차한설명을듣고아이들을찾을수있었다.아이둘얼굴은완존퍼렇게떠있고달달거리며호텔앞에서
있는데심장이멎는줄알았다.차에태워히터를극대로올리고손과얼굴을주물러주고그렇게집으로데려왔다.
그후에얼마간은좀정신을차리고옷을챙겨입고다니는것같더니또시간이지나가니까까마득하게잊어버린듯
했다.오늘춥다고두껍게입고가라고하면됐다고하고그러다가도저히안되겠다싶으면예전일을상기시킨다.
그러면그때서야웃으면서’아참,그랬지?’하고말을듣는다.그날집에돌아와둘다뜨거운물에몸을한참을
담그고있었으니….후후.벌써3년이다되어가지만요즘도가끔써먹는수법이다."너희들그때고생하고추웠던
거상기해봐?얼굴이완존퍼랬던것알아?더우면벗으면되는데?응???"
오늘눈을보면서그때의추억이떠오르고이젠그때보다더많이커버린우리아들들이벌써보고싶어진다.
오늘학교갔다오면뭔가맛난것을마련해주어야지.좋아하는김치와부추전과또해물파전,그리고고구마전도
해줘야겠다.역시자식들이내가해놓은음식을맛나게먹는걸보는모습이젤로기쁘다.따끈따끈하게준비해
놓고들어오는대로먹게해야겠다.
여기까지쓰고있는데이번엔남편이전화와서잘있냐고?이쁘게눈이오긴하지만미끄러우니나가게되면조심
하라고난리다.그리고오늘좀빨리끝내고올것같다고하면서농담을몇마디건네다끊었다.남편도따끈한전을
좋아하고곰국도좋아해서지금사실곰국도끓이고있는데오면줘야겠다.뜨끈뜨끈한국물에밥말아먹고전도
먹을수있게준비해야지.갑자기덩달아마음이바빠진다.아직시간이많이남았음에도불구하고….
여기까진사실얼마전에찍은사진이다.
오늘집앞과주변을찍은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