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이야기 3

재수없게도내가대학을들어가게된바로그해부터본고사제도가없어졌다.우리나라의많은학생들은100년

대계가절대아닌즉흥적교육의결정으로인한피해자라고도볼수있지만특히나같이외우는과목보단몇과목에서

두각을나타내던학생들은그야말로피눈물을삼켜야했던시기이기도했다.왜냐면그결정이난게별로오래전이

아니기도하고그전까진다들흔히말하는주요과목에주력했었기때문이다.아무튼수능(아님예비고사?기억이

정확히안난다.)도망치고거기다본고사까지없어졌다니죽어라죽어라했던내일생의가장처참했던순간이라

말해도과하진않으리라.

그’현’이란오빠역시그전해에Y대를보고실패하고그유명하다던’종로학원’에다니면서도또정신을못차리고

(아님안차린건지)재수를하다가이번역시같은피해자가되고말았다.그러기에전해에2차대학(그땐1차,2차

대학이사실존재했었다.1차떨어지면2차에응시다시하고말이다.)이라도갔었으면좋았을텐데또그자존심

이라는것땜에2차대학엔시험조차안보았었다고했다.그러다결국졸속정치의희생양이된거지뭐….

아무튼그렇게뿌연안개속을헤메는처지에우리둘은사랑에불을붙이기시작했다.타이밍으로보자면사실

불안스럽긴해도그때가처음으로맘놓고놀수있는시기이기도했다.본고사도없어졌겠다이젠그야말로

하늘의심판을기다리는일밖엔없었으니까.ㅎㅎ

그래서둘이(아니그땐늘동생도함께따라다녔다.)거의매일만나데이트란걸시작한듯하다.그저동네

주위를쏘다니고떡볶이먹고오뎅먹고순대먹고하면서그저붙어다닌거다.다른멤버들도있었고가끔

‘현’은재수생이니까음악실같은데도따라다녔던가아님대학들어가고나서였던가그건기억이확실치않다.

그렇게꿈과같기도하고불안스럽기도한나날을함께보냈다는거다.

그러다드디어수능성적이발표되고난까무라치는줄알았다.망쳤다고예상은하고있었지만그래도내가

학교에서보았던모의고사때보다도못미치는성적이나온것이다.정말하늘이깜깜하고부모님이나선생님이나

내가아는모든사람들의얼굴이떠오르며창피해서죽고싶은심정이되었다.평소나보다공부를잘하지못했던

친구들도모두들나보단좋은점수를가지고있었고난그때가되어서야잘못돼도뭔가한참잘못되었고내인생이

이제부터더욱꼬일것같단예감이번뜩들었다.

역시’현’도성적이기대보다못나오고(그쪽도넘당연한결과이지만)이번엔지난해보다도더떨어지고이젠

본고사도없어졌으니외우는과목은나몰라라하고영,수에강했던그역시암담하긴마찬가지였었다.그렇게

실패자두사람이서로를위로한답시고그래도계속만나고대학입시전형때까지그렇게시간을보냈다.

말하자면’과부사정과부가안다’가우릴더욱가깝게이어준것이었다.

우리때부터역시복수전형이라는게생겨서경험좀있고눈치빠른사람들은(그때부터눈치작전이란말이생겼다.)

알아서들재수도좋게평소실력에비해훨씬좋은대학도들어가게되는운을걸머질수있었지만나같은환경

(곁에친적언니나오빠도없고집안에서도처음인사람)을가진사람은그야말로엎친데덮친격으로완존피본

경우였다.그나마다행으로난안전하게낮추어서일단1차여대에갈수가있었지만현은이번에도일차에서

떨어지고2차에서야겨우그것도서울이아닌지방에있는대학을가게되었다.내신은나보다도일등급좋으면서
더한심하게된경우였다.팔자로돌리기엔좀뭐한게사실이었다.제일중요한문제는역시노력을더안했다는

것이고거기다운까지안따라주었고마지막신의보이지않는운명의힘도작용을했으리라고본다.

대학이모두결정난어느저녁무렵’현’과함께어딜다녀오던날이었던것같다.갑자기그가심각한얼굴을하면서

이렇게말하는거였다.이젠널놓아주어야할것같다고.넌이제일류는아니더라도일차대학에들어갔고얼굴도

이쁘니까좋은대학다니는애들만날기회도많을것이고나같은건잊는게좋을거라고하면서.그말을듣는순간

난큰눈에눈물이그렁그렁해지며가슴이막히는듯암담한심정이되었다.

그리곤이렇게대답했다.그게무슨소리냐고?고작내가대학간판이나보는여자로보이냐고?우리둘의마음이

더중요한거아니냐고?완전히날놓치지않으려는수작(나중에고백했다.)인줄도모르고순진한나는눈물까지

흘러가면서오히려그를달래고있었고그얘긴없었던걸로하고우린계속만났다.

그런데대학을막상들어가자난서울에서그는수원에서대학을다니다보니자주볼기회가없고그역시공부를

하는둥마는둥나역시마음은콩밭에가있고서로의대학생활이전혀바람직하지않은방향으로가고있는거였다.

공부도아니고그렇다고다른써클활동도하는것없이그저서로얼굴볼날만기다리고정신못차리면서사는게

사는게아닌그런나날의연속이된것이었다.겨우주말에보고(그가굳이꼭집에왔다.주중엔친척집에있다가),

오면오랜만에만나즐거워야할둘사이가조금은서먹하기도하고괜시리신경전도벌이고하면서말이다.그러다

보니모든일이스무스하게가질못하고싸우고나도회복할기회나시간이부족하고그렇게조금씩지치기도하였다.

아무래도눈에서멀어지면마음까지멀어진다고난다른친구들이남자친구도매일보고미팅도나가고하는게

슬슬부러워지기시작했고마음에균열이조금씩생김을인정하지않을수없었다.그리고솔직히내가왜뭐가

아쉬워이런사람을붙들고있어야하나하는갈등도생기기시작했다.사람의도리로본다면,그리고내가한말을

상기해보면절대로그래선안되는게원칙이겠지만내마음은자꾸이기적인생각으로뒤덮이는거였다.

그러다우연히길거리에서미팅주선하는사람의꼬임(어쩜기다리던거였는지도모른다.여차한순간에숨통을틀

기회를)에빠져K대남학생들과미팅을하게되었고한번의만남이아닌학보를주고받는사이로까지발전되게

되었다.마음속에죄의식은있었고편치는않았지만얘는전적으로친구일뿐이라는말로내자신을위로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첫대학의축제기간이왔고난당연’현’과대학축제에참가했다.축제를마치고내친구와그녀의남자친구

와술한잔을나눈후약간술에취해(아님술에취한척?)내가그를집까지데려다주게되었고그는거기서내게

첫키스를요구했지만난분명히(마음은좀흔들렸지만자존심으로)거절을하곤뛰쳐왔다.맨정신도아닌그런

상태로첫키스란멋진추억을어영부영만들고싶지않았기에.물론부끄럽기도했었고.

그리고그가떠나곤또K대의’일’이라는아이와함께그학교축제로또그의절친한친구가다니던H대축제까지

쫒아가게되었다.그러면서이아이가날그저여자친구정도로보는게아니고점점애인으로좋아하는것같단

느낌이들었고내처신이너무이기적이란죄의식과또’현’에게죄를짓는듯한마음의고통이다가왔다.그러다

조금더뜸들이다결국엔’일’에게고백을하고정리를하기로마음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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