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만난자리에서쉽게말문을틀수없었지만난이게서로를위한최선의길이라여기고
그에게질문을던졌다.너는나를어떻게생각하냐고?그는친구로생각한다고했고난그럼
우린그저친구맞지?하고물어보았다.그랬더니그제서야사실그냥친구라기보단여자친구라
생각하는데그것도조금더애인쪽에가까운여자친구로생각하고싶다고했다.그는과묵한편이고
차분하기에큰소리는못내어도말의무게는있는듯해서순간마음에더한부담이왔다.거기에
용기를내어사실내겐남자친구라불리울만한사람이있고내게넌그저좋은친구였고지금도그리
생각한다고말해주었다.그는좀놀래는기색을보이며어찌할바를모르는표정을지었다.난집에
가서생각해보고우리가계속친구를지낼수있을지마음의결정을서로내리자고하였다.
난비교적담담한마음과무거운짐을내려놓은듯한가벼움으로그의결정을따르기로했다.
그리곤’현’에게충실하며또치열하게싸우면서그렇게계속시간을보냈다.좀창피한얘기지만
시간이가면서그는학교에결석을많이하게되고나역시아침에학교간다고나와서는그의
집으로출근(?)하여아침수업한두개를땡땡이치는건보통이되어버렸다.그때우리둘은
미래는전혀안중에없고그저붙어있고떨어지기가싫었을따름이었다.어쩔땐그가나랑
함께우리학교근처까지가서그는주위를돌다수업빈시간에또얼굴보고들어와수업하고
그러기도했다.내삶중가장어디에빠져정신을못차리던시기가아닌가싶다.
그러다’일’에게연락이왔고자긴계속친구로라도관계를유지하고싶다고하였지만이미
시간이조금흘렀고그가갈등한것이분명한이상그를위해서더는안만나는게좋을것같단
생각이들었다.내가생각을얘기해도막무가내로학보도보내고만나고싶어하더니역시
내반응이없자이성적인아이라그쯤에서그도그만두게되었다.난미안한마음도들었지만
인간관계가다그럴거라는변명으로애써마음을달랬다.그때나지금이나남자와여자가과연
친구가될수있을까못될까는영원한의문부호를찍는화두인듯하다.ㅎㅎ
난이전까지는내가조금은개인주의적이고이기적이기도하다고생각해왔었다.그런데
신기한것이’현’을만나사랑을느끼면서난스스로가너무도일방적으로그만을위해내삶을
바치고싶단지경에까지와있음을깨달았다.예를들어추위를싫어하는내가그가아르바이트
로하는’캔들’만드는일하는곳까지그추운겨울에커피까지타서매일찾아가고그리곤
그와돌아다니며초를팔고더욱이해가안가는건그가용돈이부족하다보니(그는친구들과
당구를자주치고게임값을내기도했던것같다.)만나서피같은(?)내돈으로데이트비용까지
대고말이다.후후…그때는거의데이트비용은남자가대는경우가대부분이었는데말이다.
거기다난친구들에게도밥도한번안사는짠순이였는데말이다.정말정신이한참나가있었던
때였고도대체나의이성은어디에갔었는지지금까지도불가사의한일이다.평소의나같으면
자존심으로라도그와벌써헤어졌을것같은데말이다.왜내가더데이트비용을대냐말이지….
그렇게알콩달콩사랑을키워가던중드디어여름방학을맞이하게되었고우린난생처음으로
친구들과어울려오봉산으로캠핑을가기로했다.그때까지어머니말씀이라면팥으로메주를
쑨다해도믿고거짓말을한번도하지않았던(물론소소한거짓말한적은있었겠지만서두)내가
성당에서함께가는거라고거짓말(완전거짓말은아니었다.나와그가성당멤버라고본다면.ㅎ)
을하곤그와함께청량리로향했다.나중에알고보니이모가날따라와서그와함께가는걸
보았고어머니께서도감은잡으셨지만결코딸을믿고싶었기에내게다시물으시지도않으셨다
말씀하셔서얼마나가슴이아프고죄송스러웠는지모른다.
그와룰루랄라하면서기대에차서친구들과합류하여기타를메고기차를타고그렇게춘천을
향해출발하였다.내친구중한명도함께가게되었는데거의다는그의친구와여자친구
또는혼자온불쌍남이주로많았고우린춘천에서배를타고오봉산으로들어갔다.아마기억으론
모두10명정도되지않았나싶다.텐트를두개치고밥을해먹고물가에서물장구치고놀고난생
처음으로가족이아닌사람들과밖에서함께보내는것이었다.순전히그만믿고말이다.그렇게
시간을보내다드디어잠잘시간이되었는데여자가아무래도숫자적으로적다보니여자끼리한
텐트를쓸순없다는결론이났고먼저자고또술마시다놀다자고해서어영부영남녀가섞이어
텐트에들게되었다.난당연그옆에,내옆엔내친구가자게되었고.
잠은자는데왜그렇게가슴이콩당콩당뛰던지.비몽사몽이었던것도같고암튼사랑하는사람
옆에서잔다는게평상심을유지하기가무지힘들었는데그런와중에서도잠이살짝들었던것도
같고자다가갑자기그의입술이내입술위에살짝얹힌듯한느낌을받기도하였다.하여간그렇게
첫날밤은지나갔다.
다음날도우린즐거워하며정신없이놀았는데물속에수영복차림으로발을담그고있을때내가
샌들을벗지않고신고있는것을보더니그가왜그러느냐고묻는거다.난그저발가락을보이고
싶지않아그렇다고하였지만자기는수영복입고신발신고물에들어가는사람은첨보았다면서
날계속놀린다.그리곤이건나중에내게한말인데그때자긴내가발가락이여섯개인가했었다고정말
심각한얼굴로말을해날웃겼던기억이있다.아무튼그렇게또하루를보내고또다른밤을맞이하게되었다.
어제대로그대로자게되었는데잠이들어조금있다보니까그가다시자기입술을내게가져와살짝찍은후
이번엔살짝부딪히고만끝나는게아니라내입을열곤자기의혀를쏙집어넣었다.난음찟하며놀랬지만
계속자는척할수밖에없었고그는내입안에서자기의혀를한참운동을시키더니만(?아고)이번엔
손이내가슴으로오는거였다.겉에서내가슴을더듬다가그게성이안찼는지이번엔허리께로손을넣어
안으로밀치고올라오는거였다.난가슴이뛰고이난국을어찌수습해야하나하고한참머리를굴리고
있는데과감히내가슴을주물럭거리더니만이번엔더욱기가막히게손이아래를향하는거였다.이쯤에서
도저히안되겠다싶어그의손을확잡고는뿌리치고옆으로돌아누워버렸다.그다음엔그도잠잠해지고…..
다음날그를똑바로보고눈을맞추지못하고눈을자꾸딴곳에두니까짖궂은그가내눈을더맞추려고
내눈을찾고그렇게난무안해하며온종일을보내게되었다.도대체나쁜짓(?)한사람은뻔뻔하게도
아무렇지않은데왜나는그렇게도볼면목이없던지….정말불가사의한일일수밖에없었다.내친구도
낌새를챈듯눈치를보는듯했고.그렇게2박3일의모든일정을무사하지못하게마치곤집으로돌아오는데
둘만남게되어그가마침내내게말을걸었다.시치미를떼면서왜자기를똑바로못쳐다보냐고한다.
난말을이것저것돌리다할수없이도대체그게무슨짓이었냐고따졌다.날어떻게보는거냐고,
그리고무슨사람이그렇게당돌하고겁이없냐고.봇물터지듯그렇게따다따다하면서따졌더니
날지그시보면서사랑하는사람한테무슨허락을받으며키스를하냐고한다.평소엔자존심으로또
조금은내성적이라여겼던사람이었는데역시남자라고당차게나오니까나도할말이없어졌다.
그리고돌이켜보면나도그리싫지만은않았던듯하고그가더욱좋아졌으니까.웬지이제부턴
절대다른남자를생각조차못할것같고말이다.